멘토님. 지난번 제 질문에 정성스럽게 답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면접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Hunters Race
1. 멘토님은 어떻게 면접을 준비하셨나요?
2. 면접이 무척 긴장돼 떨려서 표정관리가 안 될 것 같은데 어떻게 미소 지으면서 대답하셨나요? 면접 볼 때 떨려서 미소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성격도 내성적이라 걱정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지난번 질문도 기억이 나네요.
전 면접 스터디를 통해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당시에는 매일 5시간씩 스터디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스터디 기간은 한 달 정도로 기억합니다.(주말 없이 진행했어요) 한번 순서 대로 정리해 볼게요.
©David van Dijk
1. 토론과제 연습
뉴스, 시사잡지 등을 통해서 매일 새로운 주제를 잡고, 그 주제에 대해서 모의 토론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순서대로 사회자, 찬성, 반대를 정해서 계속 돌려가면서 준비를 했고, 그다음 날 사회자를 할 예정인 사람이 발제문을 준비했습니다.
시험과 똑같이 하기 위해서 발제자는 토론 주제와 찬반에서 사용할 자료들을 준비해서 모의 토론 직전에 배부했고, 그것을 찬성/반대는 각각 준비 시간 동안 자신들의 논리를 준비하여 토론을 했습니다.
2. 개인 PT 준비
개인 PT 역시, 주제를 정하면(그날의 사회자) 해당 내용으로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 및 질의응답을 하는 형태로 진행하였습니다.
3. 개인면접 준비
1,2번이 끝나면 매번 돌아가면서 (하루에 두 명 정도) 30분씩 개인면접을 연습하였습니다.
4. 전반적인 피드백 시간
1,2,3번에서 각자가 느낀 부분을 피드백을 했고, 일부러 이 피드백 시간은 상대방의 습관이나 논리적 허점들을 아주 적나라하게 평가하기로 약속하고 실제 그렇게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피드백이 어색하기도 했고, 상처받기도 했는데 계속하다 보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피드백으로 상처를 받아서 이를 갚아주기 위해 피드백을 해주고, 이게 반복되면서 살벌한 피드백 시간이 되면서, 상처 안 받기 위해서 더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 루틴을 매일 진행하였죠. 제가 사회자인 전날에는 다음날 토론 주제 및 참고 자료 작성을 하고, 개인 PT 주제를 찾기도 했습니다. 사회자가 아닌 경우에는 PT 발표 연습도 하고, 최근 이슈되는 내용들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면접을 연습하는 장면들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본인들이 집에서 혼자 확인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습관이나, 말투에 대해서 스스로 피드백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물론 영상을 보고 다른 스터디 팀원들도 서로 피드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연습이기 때문에 질의응답은 정말 최악의 압박면접이라고 할 정도로 심하게 진행하였고, 개인 약점을 지적하는 악랄한 질문들, 말꼬리 잡기, 떼쓰기, 소리 지르기, 상대편 몰고 가기 등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면접자 역할을 하는 스터디원을 괴롭혔습니다.
초반에는 면접에 익숙하지 않은 팀원들은 울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저희 면접 스터디는 스터디 전원이 합격했는데, 나중에 뒤풀이 자리에서 들어보니까 스터디 과정에서 온갖 악랄한 괴롭힘을 다 당하다 보니까, 실제 면접에서 특히 많이 괴롭힌 제 얼굴이 떠올라 별로 긴장되지 않았고, 실전이 연습보다 편했다고들 했습니다.
©Pawel Chu
그리고 저는 스터디와 별개로 실제 회사 면접을 봤습니다. 사기업의 면접은 물론 방식, 내용, 분위기는 다르지만, 그래도 실제 면접을 경험했던 것이 나중에 실전에서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면접은 당연히 떨립니다. 그건 아무리 해도 익숙해질 수가 없습니다. 앞서 사기업의 면접을 봤다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별로 가기 싫은 회사에서도 면접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시험을 떨어져도 이 회사는 안 갈 거라는 생각을 했었고, 면접일자도 실제 공무원 시험 면접과 차이가 안 나서, 최종 리허설이라는 생각으로 참석했습니다. 이미 그전에 면접을 많이 경험했고, 갈 생각도 없는 회사였는데도 엄청 긴장되고, 떨리더라고요.
누군가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미소가 안 나오는데, 미소를 억지로 지으면 앞에서 보면 오히려 찡그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한번 본인의 모습을 촬영해서 확인해 보세요.) 미소에 신경 쓰면 더 어색하기도 하고, 오히려 집중해야 할 질문이나 자기 발표에 집중을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안되면 과감히 포기하세요. 면접에서도 "미소, 미소" 이러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물론 인사할 때는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나올 때도 웃는 얼굴로 인사할 수는 있습니다. 그때는 면접은 시작했지만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질의응답이나, 발표가 진행된다면 그냥 그 본질에만 충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웃는 것보다는 차라리 진지하고, 내가 여기 집중하고 있다는 표정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면접교육(평가자 교육)을 받았고, 실제 다른 면접(계약직 채용 등)을 들어갔지만, 그 사람이 얼마나 내가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대답했는지, 그 대답 중에 중요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만 기억나지 웃고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물론 인상을 쓰고 있는 것과 같은 심한 마이너스는 기억하니까 그런 부분만 피하면 될 듯합니다. 대놓고 인상 쓰고, 매너 없는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미소가 있고 없고로 그 사람의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감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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