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티님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졸업을 앞두고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텐데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드릴 수 있는 답변은 최대한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NEW DATA SERVICES

서비스 디자인은 어떤 것이고 어떤 역량을 중점적으로 길러야 할까요?

먼저 서비스 디자인 분야라는 건 현재 없습니다. 배경을 조금 설명드리면 2010년 초만 하더라도 활성화될 것 같았는데, 2020년이 되니 약간 이론같이 떠돌고 있거나 UX가 흡수(?) 대체한 것 같아요.

그래서 서비스 디자인을 공부해본 저로서는 서비스 디자인은 하나의 '방법론, 접근법, 마인드 셋(태도)'에 가깝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이 부분은 각자 의견이 다름)그렇다보니 디자인도 아니고 기획도 아닌 디자인과 기획의 융합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융합이라고 하지만 기획적인 부분도 디자인만큼 중요합니다. 디자인만 하게 되면 아무래도 기획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과제를 하면서 기획적인 부분도 훈련을 한다고 하지만, 기획을 위한 기획이 아니다 보니 참신하지 않거나 논리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지요. 어떻게 보면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게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기획 작업과 그래픽 작업 둘 다 할 수 있으면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실무에서는 파트가 나뉘기 때문에 메인과 보조를 나누어 역량을 기르시면 좋겠습니다. 

시각 디자인 전공이시다 보니 아무래도 산업 디자인 전공자들보다는 리서치나 상업적인 부분은 약할 수 있을 테고, 반대로 기본적인 레이아웃을 잡는 방법, 색감에 대한 부분은 뛰어나실 거라 예상됩니다. 그러면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프로세스)'를 체득하시는 건 어떨까요?' '나 서비스디자인 할 줄 알아요!'라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알아주는 곳이나 돈을 더 주는 곳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은 '역량'은 모두 상대적이기 때문에 기술을 익히는 걸 멈추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UX에 대한 역량을 키우려면 서비스디자인 방법론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으로 '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면, 자본력이 없는 스타트업들은 버튼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기 때문에 그냥 예뻐서, 네이버가 하니까, 카카오가 하니까에 대한 근거로는 부족합니다. '고객들이 무엇에 더 반응하더라'하는 인사이트가 필요하죠. 물론 내 머릿속에는 있는 걸 설득력 있게 표현해 객관화 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실무에서 디자이너들은 이 부분이 부족한 경향이 있으니, 이 부분도 함께 학습하시길 권장드립니다.

©️UX Indonesia

대학원 진학, 그리고 포트폴리오 준비

대학원 진학은 학생 때 바로 하는 것과 실무를 하면서 하는 부분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경험했기 때문에 후자를 권장드립니다. 저는 서비스 디자인을 어느 정도 공부하고 실제 경험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더 배우려고 진학한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정말 궁금했던 부분을 배울 수 있어 만족스러웠고요.

하지만 동기 중에는 처음 이 분야를 접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대학교라면 천천히 알아가면 되지만 대학원이다 보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고, 그리고 궁금해서 너무 배우고 싶어서 온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까 졸업 후에 이 사람들이 얼마나 서비스 디자인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또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서비스 디자인은 방법론이나 마인드셋에 가깝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 한번 고민해보시길 바래요.

대학원 진학 포트폴리오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포트폴리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 디자인을 하려는 '동기'입니다. 학교도 한 학생을 잘 키워서 사회의 핵심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기 때문에 면접 볼 때 '태도'에 대해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어요. 고민하고 계시는 포폴은 본인이 서비스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흐름대로 한번 구성해보시고, 그런 과제가 있다면 제일 앞으로 빼서 보실 수 있도록 구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교 진학이 아니더라도, 본인 스스로 서비스 디자인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가져보세요. 그리고 프로세스, 방법론이 체득될 수 있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시간이 지났을 때는 모든 프로세스들이 하나의 '사고 과정'으로 바뀐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사회로 나오기 전의 출발선에 계시는데요. 모쪼록 잘 준비하셔서 남이 원하는 방향이 아닌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시길 바랍니다. 때론 실패하고, 이 길이 맞나 저 길이 맞나 많은 생각도 드실 텐데. 저와 같은 멘토나 동료, 친구, 지인분들에게 많이 조언도 구하시고 또 궁금해 하는 후배들에게도 많은 도움도 주시면서 전진하시길 바랍니다. 제 말이 정답은 아니니, 참고해주시고요. 건승하시도록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