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현재 UI / UX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디자이너입니다. 현역에서 활동 중이지만, 제가 회사 운이 없는 건지 보는 눈이 없는 건지 입사한 회사에서 UX나 UI 직무보다는 GUI에 치중되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UI / UX 디자이너라기보다는 GUI 디자이너에 속한다고 해야 더 올바른 표현 같네요.
가장 심각한 건 최근 이력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UI를 개발자들과 소통하여 만드는 줄 알았는데 회사 분위기나 업무가 돌아가는 형식이 개발자들과 연구자들끼리 미팅을 하고 저에게는 소프트웨어에 필요한 아이콘만 작업지시가 내려오는 형태라 2년 4개월 동안 제가 만든 건 해석에 필요한 아이콘뿐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UI / UX 직군으로 이직이 더 어려워졌고요.
©️Harpal Singh
저는 다시 앱 디자인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저는 일러스트와 포토샵만 활용해 디자인을 해왔는데, 요즘 UI디자이너들은 스케치나, 플린토, 프로토파이, 피그마, 프레이머 등등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하더라고요. 저는 이런 것들을 사용해 본 적도 없어서 아주 도태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제가 이직이 가능할지도 자신이 정말 없네요. 그래서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해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려고 하는데요. UI디자이너로 개인적으로는 금융 관련 앱을 만드는 회사에 지원해보고 싶습니다. 포폴에 넣을 개인 프로젝트로 그와 관련된 부분을 생각하고 있고요.
UI디자인 포폴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데이터나 사용자테스트가 불가능하니 어떻게 그 디자인이 나왔는지 채워나가는 데 있어서 걱정이 큽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풀어서 포트폴리오에 녹여내야 할까요? 그리고 2년 4개월간의 회사에서의 작업물도 넣긴 해야 할 텐데. 아주 안 넣으면 그동안의 커리어가 물거품이 되니 고민이 됩니다.
디자이너로서 이력이 바닥인 것만 같아서 답답해 창피를 무릅쓰고 글을 씁니다.
안녕하세요. 답변을 기다리셨죠. 근래 제가 일이 많아져서 답변이 늦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드리는 답은 저의 주관이니 참고만 하셔서 포폴 완성하시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같다고 생각하고 포폴을 작성해보심이 어떨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GUI나 UI / UX 개념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합니다. 데스크탑 환경과 모바일 환경의 사용성이나 접근 방법이 다를 뿐이지 기본적인 UX의 개념은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콘만 작업했다면 조금 더 크게 볼 필요성은 있어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게 서비스를 사용하는 Flow나 그 해당 버튼을 클릭하기 전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 그리고 이다음에 나타날 이벤트가 같아야 하는 등 여러 다른 업무 경험도 중요하거든요. 혹 이런 경험들이 다소 부족하다면, 멘티님이 한번 정리해 경험 키우기 작업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Daniel Korpai
저는 에이전시 경력이 많아서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많이 했는데요. 분야가 많아서 모두 다른 작업 같지만, '속성'을 기준으로 업무를 분류해보면, 비슷한 항목으로 업무가 묶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멘티님이 언급하신 '금융 프로젝트’라고 하면 금융을 다뤄본 적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헌데,
(1)실제 금융 서비스는 뭐가 있지?
(2)내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서 유사하게 진행한 프로젝트는 뭐가 있지?
(3)그 프로젝트에서 나는 뭘 기획(디자인)했지?
(4)왜 그렇게 했지?
(5)그렇게 해서 고객이 나아지는 게(Benefit) 뭐가 있지?
처럼 업무를 정리하면, 프로젝트 위주가 아닌, 속성 단위별로 업무가 모아지죠. '이 프로젝트에서 이 기능은 어떤 기능인데,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이벤트들이 사용자들에게 중요해서 진행했다. 이와 비슷하게 해당 금융 서비스에서도 이러한 사용자의 서비스 사용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이런 디자인이 적용된다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라는 의미가 담길 수 있거든요. 멘티님께서도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심이 어떨까요?
©️Alvaro Reyes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업무에서는 커리어 상 능력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보여요. 하지만 아주 작은 결함 때문에 도전을 멈추지는 말아주세요. 당장 경험이 없어도 '내가 만일 해당 서비스를 개선한다면'이라는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고, 아예 ‘신규 서비스’를 제안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예를 들면 커머스에서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간편한 UI/UX를 개선 또는 제안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뭔가 큰 서비스를 만들 필요도 없어요. 아직까지는 주니어 디자이너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고, 나의 레퍼런스를 정리하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에 임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포폴에 최대한 많이 녹여내세요.
툴은 금방 따라갈 수 있으니 너무 조바심내지 마세요. 더 중요한 것은 디자인 능력이니까 그걸 더 키우는 게 중요하죠. 그래도 정 걱정이 되신다면, 온라인 강의나 유튜브, 오프라인 강의를 챙겨서 들으신 후 기본적으로 툴을 다루는 방법이라도 알아두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드린 것 같은데,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도전, 실패, 보완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겁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무수한 실패들과 그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나를 가다듬는 그 시간이 결국 진짜 제 것이 되어 있더라고요. 좋은 포트폴리오 잘 준비하시고,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정리되어있지 않는 고민에 항목으로 정리하여 답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가 돼서 무조건적인 조바심도 조금은 정리되어 자신감이 더해진 기분이에요. 보완해야 할 점이 분명히 있다는 솔직한 답변도 감사드려요.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