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관제소에서 항로 관제 담당으로 있는 관제사입니다. 업무 때문에 답변이 늦었네요.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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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사?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멘티님께서는 관제사가 되기 위한 나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서른 초중반에도 가능한지 물어보셨는데요. 멘티님께서 OO 공사를 생각하셨는지 아니면, OO 부를 생각하셨는지는 제가 잘 모르겠으나 나이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이유는 OO 공사에서 관제사 채용 공고 시, 응시 자격에 학력, 연령, 성별, 경력과 관계없이 지원 가능하다고 이미 못을 박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적어도 나이 부분에서는 차별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에 OO 부에서 OO 공사로 이직하신 선배도 있었는데, 당시 나이가 34~35살 정도 됐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분의 경우 경력이 있어서 나이 부분이 고려되겠지만, 가능 유무만 따져봤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OO 부의 경우도 기술직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나이에 상관없이 지원 가능합니다. 작년에 임용되신 후배 관제사 중에서도 나이가 38살, 42살인 여성분들도 있었습니다. 두 분 다 남편과 아이가 있는 분이셨고,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관제사를 위해 지금 하고 계신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걱정과 불안한 마음은 이해합니다. 제 주변에도 사연 많은 관제사분들이 많습니다. 관제사를 하고 싶은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신념만 있다면 분명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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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사 평균 취업 나이는 이렇습니다
관제사 평균 취업 나이는 A 대나 B 대 출신들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여성은 23~24살, 남성은 27~28살입니다. 남성은 병역 때문에 여성보다 다소 늦는 거 같습니다. 그 밖에 항공기술훈련원이나 공군 관제사 출신분들은 사회생활을 하고 오기 때문에 여성분들은 28~30살, 남성은 서른 이상입니다.

관제사 취업 시 나이와 성별 제약 없습니다. 제한사항은 없는데, 지원자 중 여성분들이 워낙 성적이 좋아서 성비 균형 차원에서 OO 부 본부에서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관제사가 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요소와 능력
저는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부러워하거나 단순히 높은 연봉을 좇아 직업을 선택하게 되면 돈이나 명예가 인생의 목적이 돼버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삶 속에서 나 자신은 없고 남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살거나, 돈의 노예 같은 힘겨운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일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즐겁지도 않은 회사에 매일 쏟아지는 업무와 상사의 잔소리, 업무실적에 대한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돈도 명예도 아닌, 일에 대한 관심과 바로 열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제사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에 대해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면, 항공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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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생각과 함께, 실제 관제사로서 중요한 능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공간 감각’입니다.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 능력은 특정 공간에서 속도와 위치 거리를 판단해서 안전하게 항공기의 노선을 바꾸고, 속도를 조절하며 다른 항공기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더 쉽게 공간 감각에 관해 설명해 드리면, 평소에 길을 찾을 때,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보면서 동서남북 방향을 정하고, 특정 건물을 기준으로 빠르게 목적지까지 잘 찾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남들보다 쉽게 길을 찾는다면, 공간 감각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관제사로서 중요한 또 다른 능력은 ‘침착함’과 ‘냉철함’이겠습니다. 항공기가 다른 항공기 또는 전투기가 근접하는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 관제사는 단 몇 초 안에 판단하여 위험한 상황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침착하고 냉철하게 관제 지시를 해야 합니다. 만약 당황하여 적절한 지시를 내리지 못하면, 곧바로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침착함과 냉철함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재빠른 ‘상황분석’과 ‘판단’ 능력도 중요합니다. 항공교통 상황은 많은 변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모든 상황에 맞게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매뉴얼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각 관제사는 자신의 기량으로 상황을 잘 판단하여야 하며, 인지된 사실과 상황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 안에 최선의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상황분석과 판단 능력도 그런 점에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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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 분야에서는 기본 언어가 영어입니다. 항공의 발전이 미국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항공용어의 표준은 영어로 정해져 있습니다. 조종사가 기상이 안 좋거나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영어로 필요한 것들을 관제사에게 요청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관제사가 영어를 못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집니다.

또한 관제사는 조종사뿐만이 아니라 관제업무 협조를 위하여 외국 관제사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되는데, 현재 모두 영어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영어 회화 능력은 관제사로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끝으로 ‘창의성’도 중요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관제에는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매일 들어오는 항공기 기종은 같아도 들어오는 시간, 위치, 고도, 기상, 활주로, 공역 상황 모든 게 매번 다릅니다. 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기를 분리하는 경우의 수가 수십 또는 수백 가지입니다. 관제사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판단을 내려 항공기를 분리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 자질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지만, 항공기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안전하게 분리하기 위해 창의적 재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제 분야는 경험이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기량이 높아지는 곳입니다. 경험이 많이 축적되면 늦게 배우는 사람도 나중에 가서는 잘하는 사람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선배 관제사들의 관제훈련을 꾸준히 받고, 틈틈이 관련 규정과 지식을 공부한다면,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을지라도 훌륭한 관제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나이’ 때문에, 아니면 다른 이유로 관제사를 포기하지 마시고 꼭 도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