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편입학 후 물류 쪽으로 취업할 때 유용한 자격증은 무엇인가요? 또한, 보세사 자격증의 효용성이 궁금합니다.
3. 멘토님은 왜 물류 쪽으로 취업하셨나요? 물류부서의 워라벨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4. 물류 분야 취업을 위해 학부생 때 어떤 활동을 하는 게 좋을까요?
곧 25살이 됩니다. 더는 길을 돌아가고 싶지 않아 질문 남깁니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 답답했는데 잇다를 통해 이렇게 멘토님께 질문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미리 감사합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 손상민 멘토의 답변
반갑습니다. 다양한 과정을 겪으셨네요. 질문에서 많은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질문이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에요. 제 말이 100% 정답은 아니지만, 제 경험에 비춰 답변하겠습니다.
ⒸGeraldine Lewa
편입할 학교와 학과를 고르는 기준
저라면 본거지에서 통학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 후 학교나 학과를 선택하겠습니다. 멘티님이 언급한 대학 모두 국립대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지역이 천차만별이라 가급적 연고지에서 멀지 않은 범위 내에서 선택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물류와 무역은 엄연히 다른 학문이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전공대로 구분하면 교통대&해양대/부산대&인천대&전북대/전남대로 선택지가 나뉘네요. 해양대의 커리큘럼이 마음에 든다고 하는걸 보니 SCM(공급망 관리)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고요.
물류와 무역이 같은 바운더리로 엮이지만, 엄연히 색깔이 다른 학문이란 걸 염두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커리큘럼이야 다들 비슷할 테니 ‘물류 vs 무역’으로 크게 구분 지어서 골라야겠지요. 저는 기준만 제시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선택은 멘티님 몫인 것 같습니다.
물류 관련 자격증별 의미와 역할
멘티님 이력을 보니 자격증을 더 이상 취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류 분야의 기초로 꼽히는 물류&유통 관리사 자격증을 갖췄네요. 지게차 자격증은 나중에 물류창고를 직접 관리하는 파트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겁니다.
나중에 더 설명하겠지만 보세사나 국제무역사를 취득하면 물류 분야에서 딸만한 자격증은 모두 확보하게 된 겁니다. CPIM(생산재고관리사)이나 CPSM(구매공급관리전문가)이 있긴 한데 이 둘을 취득했다고 반드시 취업이 되는 건 아니라서요. 이들은 지원자가 물류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보여주는 장치로 통합니다.
Ⓒvoy ager
내가 SCM을 하고 싶으면 CPIM을 공부해 생산재고관리 역량을 어필 할 수 있을 테고, 물류창고 관리나 관세/통관에 관심 있으면 보세사를 취득해 보세창고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는 거죠. 이들 자격증은 멘티님만의 스페셜리티를 올려주는 정도라고 생각하세요.
자격증 중에서도 보세사를 특정해서 질문했으니 이제 이에 대한 답을 할게요. 보세사 공부를 해보면 알겠지만, 회사는 1개의 보세창고에 1명의 보세사를 반드시 명의등록 해야 합니다.
즉, 보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관세사나 감평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쉬운 자격증이지만 취득만으로 자격을 얻는 점에서는 같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물류 일의 색깔을 더 드러내기 위해 보세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다만 신입부터 보세사를 요구하는 회사는 극히 드물어서 실질적인 활용도는 떨어진다고 봐야겠죠. 만약 추가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면 저는 적극 추천합니다.
물류에 대한 관심도 내 ‘스페셜리티’가 될 수 있어요
문과생이 선택할 수 있는 업계의 폭은 좁습니다. 특히 학점/학벌/외국어 실력 등 범용적인 잣대가 부족했던 저 같은 취업준비생에겐 스페셜리티가 필요한데, 저에겐 그게 물류였습니다.
시작은 수업이었습니다. 학생 때 SCM 수업을 들었는데, 물자 흐름을 최적화하는 과정에 흥미를 느꼈거든요.
ⒸStokkete
물류 분야는 필요 자격증과 관련 활동 등이 비교적 구체화된 편입니다. 그것을 글로 풀고 면접 때 말하는 것도 편할 것 같아 저는 이 분야로 취직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업계와 비교했을 때 급여가 처지지 않은 편이라 선택한 측면도 있네요.
워라벨은 어느 회사에 들어가고, 어떤 상관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입니다. 만약 물류영업 쪽으로 취업하면 보통 본사에서 근무하므로 주5일 패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류운영 쪽은 휴무에 대한 관념이 떨어지는 편이죠. 저는 다른 거래처가 쉬면 저도 쉬는 직무에서 일하는지라 주5일 패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게차 경험이 있다고 한 걸 보니 멘티님도 물류센터에서도 일해 본 것 같은데, 그때의 경험을 떠올려보세요. 아마 멘티님이 저보다 잘 알지 않을까 싶네요.
ⒸChristina Morillo
물류 분야에 관심 있다면 주목해야 하는 활동들
물류 분야 취업 준비에 유용한 활동들을 공유할게요.
1. 네이버 카페 청년 물류포럼: 물류에 관심 있는 20대 취업준비생이 반년 동안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대외활동으로 가장 공신력 있고 어디 가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채널입니다.
기수제로 운영하고 매년 2기씩 선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는 타이밍이 어긋나서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주변에 해본 사람들 말로는 꽤 괜찮은 활동이라고들 하네요.
무엇보다 현직자를 직접 만나볼 수 있고 활동의 연속성이 보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만 수도권 위주로 진행돼서 멘티님이 언급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면 활동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 우려되네요.
2. 물류산업진흥재단(KLIP): 취업준비생은 보안상 문제로 물류 현장에 접근하기가 어렵죠. 현대글로비스 산하의 물류 홍보 재단인 물류산업진흥재단에서는 매년 3번에 걸쳐 대기업의 물류 센터를 방문하는 물류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현장에 직접 가서 보고 느끼면 물류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집니다.
3.한국 통합물류협회 KSA 활동: 제 프로필에 적혀있는 활동으로 물류 전문가 양성을 위한 1주짜리 프로그램입니다. 물류 분야의 가장 큰 협회라서 물류 현직자와의 네트워킹이 활성화된 단체입니다.
매년 물류관리사 시험에 합격한 인원을 대상으로 8월 1주 정도 견학과 더불어 현직자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 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용이 40만 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 때 어필하기에 최고의 소스가 아닐까 싶네요.
4. 물류신문스크랩: KSG에서 발행하는 월간 물류와 경영, KLN에서 발행하는 주간 물류신문이라는 매체가 있습니다. 굳이 구독까지 안 해도 홈페이지 가면 뉴스가 잘 정리되어있습니다. 전체적인 물류 인사이트를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freepik
불안에 떨고 있을 멘티님을 위해
저는 취업 준비를 할 때 내가 하고 싶은 물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했답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물류 효율화에 관심이 있다는 걸 발견했지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 내가 하고 싶은 물류 일이 어떤 형태인지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방법론은 모두 공유했고, 이것을 실천해서 열매를 맺는 것은 이제 멘티님 몫입니다. 물류와 멘티님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이를 참고 해서 준비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그리고 멘티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3학년으로 편입해서 졸업해도 20대일 텐데 그렇게 초조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충분히 어리니까 남들보다 늦게 대학 갔다고 기죽을 필요 없어요.
앞으로 더 많은 물류 현직자들을 만나보고 경험을 쌓다 보면 물류에 대해서 그림이 그려질 거예요. 어느 유형의 기업에 취업할지는 그때 생각해도 늦지 않답니다.
이미 기본적인 스펙은 갖췄으니 어학공부만 좀 더 하세요.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 편입 후 원 없이 대학생활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잇다에 글 남겨주세요. 멘티님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는 그날까지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