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4학년생으로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저는 원래 상품을 기획하는 머천다이저가 되어서, 나중에는 저의 사업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지역 인재 7급 견습 직원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어요. 토익점수, 한국사 자격증, 학과성적을 바탕으로 총장의 추천을 받은 자가 PSAT 시험을 치르고 면접과 1년 동안의 인턴 생활 후에 평가를 받고 정식 7급 공무원이 제도입니다.
요즘과 같이 취업난이 심한 시대에 이러한 제도는 정말 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소중하고 엄청난 기회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기회이기는 한데 문제는 선뜻 공직자의 길을 걷자는 결심을 못 하겠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일까요? 제 상상 속에 공무원은 지루해 보이는 이미지이고 같은 생활의 반복으로 느껴집니다.
ⓒkyle-glenn
저의 성격은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성취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과연 제가 공직자로서 적합한지 의문도 들고요.
1. 공무원 생활이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적합한 성격, 성향 등) 2. 7급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다면 보통 몇 급까지 올라가는지 알고 싶습니다. 3. 멘토님 생각하시기에 저에게 공무원을 추천하실지 궁금합니다. 4. 현재 대학교 4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인 예비 취준생에게 해주실 수 있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 김현목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질문 내용 잘 봤습니다. 7급 견습 직원의 경우 저희 부처에도 많이 오시고, 또 뛰어난 업무 역량을 보여주셔서 다들 환영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다만, 그렇게 들어오시는 직원 분들이 아직 많지는 않으시고, 전체적으로 7급 견습직의 수요가 많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edvard-alexander
공무원의 일과와 비전
질문 주신 부분에 답변 드리면 공무원 생활은 부처마다, 부서, 담당 업무마다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제가 근무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를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 부처는 부-실-국-과의 계층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업무는 주로 과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고, 7급 행정직의 경우 과장-사무관을 보좌하여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부처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업관리 (예산이 적정하게 사용되는지, 성과가 나고 있는지 등), 외부에서 요청하는 자료에 대응, 예산작업 등을 하게 되지요.
일과는 그날 그날에 따라 다르고, 시즌 별로 다릅니다. 예를 들어 국회 시즌이면 국회 업무를 중점적으로 진행을 하게 되고, 예산 시즌이면 예산, 사업계획 단계에서는 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1년 간 어떻게 사업을 진행할지 계획서를 만들고, 예산집행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사업 마무리단계에서는 사업성과를 평가하고, 예산 사용의 적정 여부를 정산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당연히 공직자들도 일반 사회와 유사한 성향과 성격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무원도 똑같은 직장인이죠.
다만,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사기업에 비해서는 공공기관은 루틴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활달한 사람이라면 조금 지루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물론 자신이 진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새로운 정책과 사업을 기획한다던지, 국가 단위의 행사를 준비한다든지 (올림픽이라던가)와 같은 경우에는 민간에서는 접하기 힘든 새로운 영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7급으로 입부할 경우, 부처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4급 서기관으로 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본인이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주변사람들과 관계도 좋고, 업무 상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그 이상 승진할 기회도 있습니다.
실제 저희 부처에서는 9급으로 입사하셔셔 1급 실장으로 재직하시다 퇴직하신 분도 있고, 국장(2~3급)으로 퇴직하신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루틴한 업무에서 의욕없이 지내시면 5급 사무관 승진도 못 하시는 분도 가끔 있기는 합니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이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jeremy-yap
의지 없는 공직 생활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질문자께서 공직자에 적합한지는 사실 제가 보내주신 글로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무원을 단순한 취직의 한 분야로만 생각하신다면, 공무원이 되신 후에도 많이 힘들어 하실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상품기획 MD를 꿈꾸셨다면, 굉장히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좋아하시는 성격으로 보이는데, 루틴한 공무원의 길은 맞지 않습니다. 더불어 직장인으로 공무원은 그리 매력적인 직장은 아닙니다.
물론 7급으로 입사한 경우 정년 근처까지 다니시는 경우가 많지만, 연금도 이제 더 줄어들 것이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복지도 대기업에 비해서는 매우 약하고 심지어 월급도 많지 않습니다. 전 5급 입사였는데 첫 월급이 실수령액 190만원이었습니다. 7급 입사 주무관님들은 초년도에 150이 안되시더군요. 그리고 언론에서 나오는 수당들 그거 해도 얼마 안 되고요. 초근 수당, 중앙부처에서 부정수급은 없습니다.
따라서 그냥 단순한 직장취업으로 생각하시면, 입부 후에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인이 공직자가 되어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 혹은 어떤 공직자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확고하신 이후에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생각이 있으시다면 추천합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jon-tyson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하세요
마지막으로 저 역시 시험을 준비하면서 취업을 준비를 했었고, 지금보다는 그래도 조금은 상황이 좋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취업 길을 경험했었습니다. 그 시간을 돌이켜 말씀드리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잘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일치하는 직장(혹은 업종)을 선택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게 일치하는 것이 없다면 '내가 잘하는 것'을 중심으로 취직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잘하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중심으로 취업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둘 사이의 차이로 인해서 취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사실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잘하는 것'은 다른사람보다 시험은 잘 칠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질문자분께서도 본인이 잘할 수 있는것을 먼저 생각해보시고, 그리고 그것과 '하고 싶은 것'이 만나는 지점을 우선 생각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세요. 실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절실하게 달려드세요. 반복되는 실패는 무력감을 줍니다. 자신감도 떨어지고요. 그리고 패배에 익숙해지면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실패에서 배우겠다는 생각보다는, 한번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세요.
우연찮게 공직에 있다보니, 면접이나 심사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모두가 절실하겠지만,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절실함의 강도가 다릅니다. 그리고 절심함의 강도가 다르면 결과도 다르게 나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그 사람의 화려한 언변이나 PT보다는 그 사람의 절실함을 보게됩니다.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가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모든 걸 쏟아부으세요. 본인이 준비하는 시간동안 경쟁자도 노력하고 있으니 그것을 이기려면 그 이상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저는 시험 준비하면서 시험 준비하는 기간 동안 모든 인간관계를 끊었습니다. 제가 정해놓은 식사 시간 (1시간), 잠자는 시간 (7시간), 이동 시간 (1시간) 외 하루 최소 14시간을 시험 준비에 썼습니다. 부디 질문자분께서 원하시는 일을 찾아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