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업계는 대체로 학벌이 높습니다. 예전에 각종 고시가 존재할 당시에는 변리사가 모든 고시 중에서도 도전하는 수험생의 평균 학벌이 가장 높은 시험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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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과목은 법 과목과 이공계 선택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이공계 사법 고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합격하기 힘든 시험이었습니다. 아마도 시험의 문제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상대 평가이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남들보다 더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보다 체계적이면서 가독성 있게 써서 전국 200등 안에 들어야 붙는 시험인데요. 도전하는 사람들이 소위 왕년에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상당했었습니다.
1차는 객관식이고 2차는 서술형인데요. 합격 비율로 본다면 1차에서 대략 상위 20%가 붙고, 2차에서 다시 상위 20%가 붙습니다. 시험을 거칠 때마다 5명 중에서 1등을 하면 되는 셈이지요. 확률로 따지면 0.2X0.2=0.04가 되어, 전체 응시자의 4% 안에 들어야 합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험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어려운 시험임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정도의 시험이었기 때문에 이 시험을 통과한 사람끼리는 학벌을 논하지 않는다는 거죠. 사실 변리 업계만큼 학벌을 보지 않는 업계도 흔치 않을 겁니다.
흔히 얘기하는 서성한보다 낮은 학교, 심지어 지방대 출신이라도 시험에 붙었다면 그 사람은 모두 굉장히 어려운 관문을 넘은 ‘전우’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힘든 시험인 만큼 붙었으면 서로 공감하고 존중할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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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이 걱정되어 편입을 하지는 마세요
혹시나 우려스러운 마음에 한 말씀을 드릴게요. 스스로 진로를 찾다가 변리사로 결정한 것이라면 다행입니다만, 이를 선택한 이유가 높은 학벌을 갖춘 변리사라는 외형 때문이라면 그것을 위해 편입하지는 마세요.
학벌로 인해 변리사의 몸값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는 변리사들 프로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요. 출신 학교는 그중 한 줄일 뿐이고, 그 밑에는 ‘내가 이런 것들을 해봤다. 나는 이런 것을 잘할 수 있다’와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강조하는 것은 이런 부분이지요.
전문직에서는 경험(커리어)이 제일 중요합니다. 거꾸로 멘티님이 변리사에게 특허 관련해서 무언가를 의뢰하는 경우라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게 될지 생각해 보시면 아마 답이 나올 거예요. 경험이 첫째 그리고 아마 학벌은 두 번째 고려 사항이 되겠죠.
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말씀드린 내용이 멘티님의 결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깊이 고민하시고 좋은 결정 내리시길 바랄게요. 추가 질문 있으시면 다시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