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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취업, 파견직이나 프리랜서로 시작해도 될까요?
PD공방 · 콘텐츠 기획/제작
2일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예능 PD를 꿈꾸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이렇게 질문을 남깁니다.


©Jakob Owens


<정규직으로 준비할지 고민입니다>

28살이고, 막학기를 다니고 있습니다. 예능 PD를 목표로 방송국 시험을 준비해볼까 고민 중인데요.
 방송국 정규직 채용은 인원도 적고, 채용 시기도 불확실한 데다 실력 있는 분들이 많아 경쟁률도 상당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메이저 방송국뿐 아니라 기독교 방송, 지역 방송사, 일반 기업 방송국 등 다양한 곳도 함께 고려하고 있어요. 하지만 방송국 채용은 준비 기간도 길고, 경험이 없거나 배우는 속도가 느린 저 같은 사람에게는 더 큰 도전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이런 과정을 감수하면서 정규직만 바라보고 준비하는 게 맞는 걸까 고민이 돼요.


<파견직이나 프리랜서로 시작해도 될까요?>

지금부터 졸업 후 파견직이나 프리랜서로 방송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경력을 쌓는 쪽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길은 불안정하고, 정규직 전환도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도 일단 내가 하고 싶은 ‘예능’이라는 분야에 직접 들어가서 경험을 쌓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큽니다.이후에는 제작사나 유튜브 채널(연예인 채널이나 방송사 유튜브 등)로 이직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선택이 맞을까요?>

그래서 지금 저는 정규직이라는 안정적인 길을 먼저 선택해야 할지, 아니면 불안정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예능 PD로서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파견직이나 프리랜서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솔직히 마음은 파견직이나 프리랜서 쪽으로 더 기울고 있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맞는 선택일지 확신이 없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고민이 잘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 서현덕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저도 예능 PD를 꿈꾸며 공채를 3년 넘게 준비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질문을 읽으며 예전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지금 하시는 고민, 저도 똑같이 했고, 아마 방송 PD를 진지하게 꿈꾸는 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치는 길목일 거예요. 정규직이냐, 프리랜서/파견이냐 안정이냐, 경험이냐 이 질문에는 누가 정답을 확신 있게 말해줄 수는 없어요. 각자의 상황도, 생각도 너무 다르니까요. 하지만 저 역시 여러 갈림길에서 고민하며 느꼈던 것들을 나눠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안정적인 정규직 vs. 파견직·프리랜서, 무엇이 맞는 선택일까?>

제가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선택해야 할 건 ‘더 안정적인 길’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방식’이라는 점이에요. 왜냐하면 방송 PD라는 일 자체가 애초에 안정과는 거리가 먼 일이기 때문이죠.


정규직이라고 해도 프로그램이 없어지면 부서 이동을 하거나, PD 일이 아닌 업무를 하게 되기도 하고, 극단적으로는 구조조정의 위험도 있어요. 반면 파견직이나 프리랜서라고 해도 경력을 잘 쌓고 이름을 알리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나 채널로 옮겨가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즉, 어떤 형태로 시작하든 ‘내가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정규직 시험을 준비할까?>

말씀하신 것처럼 방송국 공채는 굉장히 경쟁이 치열하고, 한두 해 준비한다고 해서 쉽게 합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에요. 주변에도 2~3년 넘게 준비하다가 붙은 분이 있고, 반대로 파견직이나 제작사에서 경험을 쌓다가 정규직으로 입사하신 분들도 계세요.


즉, 직행만이 정답은 아니에요. 오히려 방송국은 점수를 기준으로 붙는 자격시험이 아니라, 사람을 뽑는 자리예요. 이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떤 시선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거죠. 그런 점에서 보면, 경험은 정말 큰 자산입니다. 실제 방송을 하며 부딪힌 이야기, 현장에서 얻은 감정과 깨달음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정말 진하게 드러나요. 저 역시 그걸 절실히 느꼈고요. 그래서 만약 공채 준비를 하신다면, 그 시간 동안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를 꼭 함께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공백 기간 동안 아무 경험도 쌓지 못하면, 오히려 그 시간이 나중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거든요.


©Ben Griffiths


<마음이 향하는 쪽이 ‘정답’일 수도 있어요>

질문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마음은 파견직, 프리랜서로 향하는데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들어가는 게 맞을지 고민입니다.”


이 문장이 그냥 충동이 아니라, 스스로 그 길을 감당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려는 본능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방송 일을 하다 보면 결국 내가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게 더 큰 안정감을 준다는 걸 알게 돼요.


저도 한때는 ‘정규직으로 들어가야 진짜 PD’라는 생각을 갖고 오래 준비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공채는 ‘자격’이 아니라 ‘길’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죠. 정규직으로 들어가도 결국 그 안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고, 프리랜서든 파견이든 실무를 해봐야 진짜 PD가 되는 거더라고요.


막상 프리랜서로 들어가 보니, 제가 생각했던 기준들이 많이 바뀌었어요. 처음엔 ‘다음 일이 없으면 어떡하지?’, ‘정규직 아니면 인정 못 받는 거 아냐?’ 같은 걱정이 있었지만, 직접 해보면서 많은 걸 배우고,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됐어요. 내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싶고, 어떤 환경에서 잘 일하는 사람인지 – 이런 것들은 공채 준비만으론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이더라고요.


<실질적인 제안>

그래도 막연한 조언보단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현실적인 방향을 함께 드리고 싶어요


1.정규직 준비를 하되, 현장 경험은 꼭 병행하세요.

파견직, 제작사 AD, 조연출 등 작은 프로그램부터라도 실무 경험은 무조건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경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라서, 공채 자소서나 면접에서도 큰 강점이 돼요. 


2.나에게 맞는 방송사를 경험을 통해 찾아보세요.
어떤 사람은 대형 방송사의 시스템이 잘 맞고, 또 어떤 사람은 제작사의 유연함이 더 잘 맞아요. 직접 부딪혀보면서 나한테 맞는 환경을 알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3.이직이 가능한 커리어 라인을 그려보세요.

프리랜서든 파견직이든, 아무 프로그램이나 하기보다는 예능 안에서도 나만의 스타일, 강점이 드러나는 라인업을 만드는 게 좋아요. 이건 나중에 경력 포트폴리오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제 경력이 아주 길지는 않지만, 그만큼 방금 전까지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조금 더 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이 길이 맞을까?”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이 길을 계속 걷고 싶은가?예요.


그 질문에 마음이 ‘예스’라고 말하고 있다면, 절대 틀린 선택이 아닐 거예요. 실패는 방향을 바꿔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시작을 후회할 이유는 아니니까요. 질문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언젠가 현장에서 꼭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파이팅입니다!



제 고민을 더 생생하게 겪어보신 입장에서 말씀해주셔서 정말 와닿게 읽었습니다. 정규직과 하고 싶은 일 사이를 계속 생각하다 고민이 깊어졌고 두 부분 모두 장단점을 잘 말씀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결정해볼게요. 이 길을 걷고 싶은지 생각해봐야 되겠네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현장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현덕 멘토
PD공방 · 콘텐츠 기획/제작
미디어
안녕하세요, 'PD를 만드는 PD공방'의 Head Mentor 서현덕PD입니다.
처음 PD라는 직업을 준비할 때, '과연 내가 PD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심정으로
답답하게 이것저것 찾아보며 준비했었습니다.
PD로 일하다가, 여전히 PD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관련된 정보와 멘토링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서
아예 멘토링을 전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PD를 꿈꾸지만 내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 힘든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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