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우리 제작팀 막내가 본인 학교 선배예요. 제 전 직장인 A TV에서 조연출로 있다가 추천을 통해 우리 회사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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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경험 일단은 진출하세요

공채에 대한 정보를 어디까지 들으셨는지는 모르겠는데 공채를 합격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말은 믿으면 안 됩니다. 스펙 얘기가 자꾸 나오거든요. 스펙 진짜 안 봅니다. 공채와 스펙에 대한 이야기들은 제 지난 답변들에 반복해서 소상히 나와 있으니 꼭 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학벌 때문에 좌절할 필요는 없고 공채를 원한다면 공채에 맞는 역량을 기르시면 된다는 취지입니다. 전문대 나와서 미디어 진출이 가능하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의 선배가 우리 회사에 있다는 것이 우선적인 증거가 되겠죠. 정작 미디어 업계에서는 인력이 없어서 난리인데 학생들은 취업 안 될 걸 계속 걱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혀 지장 없으니 걱정 마시기 바랍니다. 본인의 선배인 우리 막내를 제가 데려온 이유는 방송국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험하고 프로페셔널한 조직에서 1년여를 버텼으니 따로 교육할 것도 적고 인내심과 끈기도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봤거든요. 그렇다면 방송국을 공채 외적인 방법으로는 어떻게 들어가느냐? 전문대 졸업생들은 주로 파견업체 (MJ 플렉스, 크릭앤리버 등)를 통해서 파견직으로 들어가 경력을 쌓더군요. 이 경로는 비록 수수료 때문에 손해 보는 부분은 있지만 여하튼 진입장벽이 공채에 비해 비교도 안 되게 낮으면서도 경력은 경력대로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일단 업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그때부터는 정보가 워낙 많아서 자연스럽게 다음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 돼요. 저처럼 외부에 있는 회사에서 스카우트를 해갈 수도 있는 거고 또 열심히 잘하면 그 회사 내부에서 입봉하는 수도 있겠죠. 경력을 못 쌓을 것 같다는 걱정은 하실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Simone Impei

미디어 취업, 기술이 아니라 스토리에 포커스

마지막으로 첨언하고 싶은 건 제가 전문대 혹은 기술 쪽 전공자들에게 늘 아쉬운 부분인데 미디어 업계에서 살아남는 역량을 기술력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학교에서도 그렇게 가르치고 말이죠. 프리미어를, 에펙을 잘 다룬다, 촬영을 여러 차례 해봤다 뭐 이런 것들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기술력은 점차 의미가 없어질 거예요.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콘텐츠의 완성도는 점차 낮아지고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기술력은 반대로 점차 올라가고 있거든요.

기술자는 필요 없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멘티 님이 취업하는 시점까지는 아직은 아니지만 향후 그렇게 흘러갈 거란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 쪽 진로를 희망할수록 스토리텔링 능력과 통찰력, 사고력 같은 지적인 역량을 많이 키워놔야 합니다.

기술은 누구나 배워 가면서 할 수 있지만 본인만의 '스타일'과 '판단'이란 건 아무도 따라 할 수 없어요. 이 부분을 찾아서 본인만의 어떤 매력을 갖출 수 있다면 앞날이 더욱 창창해질 겁니다.

스펙이 발목을 잡는 이유는, 본인이 스스로 그렇다고 단정 짓기 때문이지 세상은 생각보다 여러분의 스펙에 관심이 없습니다. 지레 겁먹지 마시고 남들을 탄복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를 키워가시기 바랍니다. 답변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많이 걱정하고 있었는데 조언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지금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많은 경험을 쌓아 보겠습니다. 나중에 업계에서 보면 꼭 감사하다는 말씀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