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업에서 활발히 뛰고 있는 멘토입니다. 동문이라 특히 반갑습니다. 눈을 감으면 공학관으로 연결되는 계단과 중앙도서관 앞의 벤치들, 널따란 노천극장이 떠오를 정도로 아직 생생합니다. 대단히 중요한 판결이 나왔죠. 공부에 집중만 하셔야 하는데, 세상이 가만 두질 않는가 보군요. 다분히 제 개인적인 생각을 옮겨드립니다. 

1. 판결의 실리적 영향은 적다 봅니다.

업무영역에 있어 별로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번 판결은 법무법인 내에 변리사가 소속되어 있으면 법무법인 명의로 변리 업을 할 수 있다는 게 판례의 주요 골자입니다. 그런데 이미 변호사는 변리사를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제도로 한국은 운영되고, 법무법인과 별개로 특허 법인 / 특허법률사무소를 만들기 때문에 변리업무가 더 빼앗긴다든지 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Kelly Sikkema

2.허나,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변리업에 국한된 논리가 아니라는데 의미가 있는 판례입니다. 즉, 변호사와 직역을 다투는 전문직 종사자가 단 한 명이라도 법무법인에 속하는 경우라면 이제 그냥 업무를 법무법인에 속한 변호사가 한다는 식이 됩니다. 각 자격사 단체 입장에서는 변호사의 회원 강제 가입이 무력화되어, 회비 수입에도 영향받겠습니다.

©Jubal Kenneth Bernal

3. 정말 변리사가 사라질까요?

변리사들은 대부분 이과입니다. 이과치고 문과스러운 거지, 세상을 조금은 나이브하게 바라보는 사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리사도 변리업만 하는 게 아니라 사회활동도 많이 하고, 공익활동도 하며, 여론의 호감도 얻고, 국회 보좌진으로 취직한다든지 사회적 영향력을 가져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변리사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힘이 약한 단체이며, 큰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사회 변화에 관심 많은 멘티 같은 인재가 변리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대부분의 변리사가 가지 않은 길을 가시길 응원합니다. 변리사가 전통적 엔지니어링 울타리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순진하게 우리가 지식 재산권 전문가이니 우리가 지식 재산권을 다루는 게 맞는다는 생각만 고수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변호사, 감평사, 비변리사컨설팅 등에 계속 영역을 빼앗기게 되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의견들만 접해 굉장히 답답했는데, 현직자 멘토님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묵은 체증이 내린 것 같습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