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티님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어 반가워요. 당연히 기억하고요. 면접은 안타깝지만 어쨌든 지금 채용 전환이 될 수 있는 인턴을 하게 되었다니 우선 축하의 말부터 전합니다. 고생 많았어요.

물론 지금부터 새로운 고생을 해야 할 겁니다. 인턴을 하게 될 회사를 잘 모르긴 하지만 짐작해보면 회사 생활의 모든 것, 행동 하나하나가 다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멘티님이 어떠한 사람인지 바라보게 되는 기준이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일단, 답변에 앞서 저도 인턴 출신입니다. 몰랐죠? (얘기 안 했으니 당연히...) 08~09 겨울방학 시즌에 S 그룹 이공계 인턴십을 했었고 그 당시에는 정규직 전환을 바로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상반기 공채에 서류, 인적성은 pass 한 것으로 치고 바로 면접 기회를 줬어요. 인턴 활동은 공채 면접 시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당연히 그걸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정말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회사 복도에서 아무나 보이면 일단 무조건 인사하고 하하

 ©John Schnobrich

‘라떼 이야기’를 잠시 했는데 그때와 지금은 세월이 많이 변하기도 했으므로 인식의 차이도 있겠죠 아무래도? “패기 있게, 도전 정신, 열정을 가지고” 같은 이래야 한다는 인식은 깔끔하게 버리고 MZ 세대답게 생각해 봅시다.

사실 신입사원도 아니고 인턴이 들어왔는데 업무적으로 크게 기대하는 건 없을 거예요. 영업직인데 인턴에게 당장 거래선을 만나고 계약을 맡기는 등의 일은 정말 일어나기 힘들겠죠? 기본을 잘 지키면서 본인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젊은 피'로 보인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뭔가 인턴이랍시고 어린 친구 하나가 왔는데 갓 전입해 온 신병처럼 빳빳하게 긴장해 있다면 가벼운 일이라도 뭔가 부탁하려면(사실 시키는 거지만) 부담이 많이 되겠죠? 적당히 웃을 줄도 알고 유연한 사람으로 보였으면 합니다.

다만 인턴으로 배치받은 부서에 보수적인 누군가가 보인다면 적당한 연기는 필요합니다. 솔직히 눈치 빠른 사람은 적당히 맞춰주고 있다는 것을 금방 눈치채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것도 사회생활을 할 줄 아는 것으로 보일 겁니다.

 ©ZSun Fu

일하게 될 부서의 분위기가 어떤지 모르고 회사의 방향이 어떠한지 잘 모르므로 정답을 섣불리 말할 수 없지만 저라면 "좋은 건 좋다 얘기하고 편한 자리에서는 그냥 형처럼 대하다가도 일할 땐 집중 제대로 하고 유머도 있는" 인턴이 우리 부서에 온다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잘 보여야겠다고 모든 사람들 앞에서 가면을 쓰진 마세요.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하되 선만 잘 지키면 됩니다. 어차피 정답은 없잖아요? 내가 하는 게 답이다 생각하고 하세요.

인턴으로 회사 일하다가 인간관계에 대한 의문점이나 직장인만의 특유의 언어 같은데 '이 인간이 대체 무슨 의도로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뭐 이런 거 있으면 부담 없이 질문 주세요. 나름 조직문화 담당 직책을 맡고 있거든요. 거의 모든 부서원들과 소통을 하다 보니 사람 공부가 좀 되네요. 열심히 하다 물어볼 거 있음 또 질문해요. 건강 잘 챙기시고 파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