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80여 명이 재직중인 중소기업 4년 차 총무입니다. 지금 회사에서 하는 일이 업무 피로도가 높고, 개인적으로 업무 범위를 확장시키고 역량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이직하려고 합니다. (소위 말해 물경력만 쌓인 것 같습니다)
경력 사항에서 보시다시피 제가 하는 일은 8할이 총무업무이며, 인사 관련 업무라면 근태관리 정도 입니다. 이것도 단순 출퇴근 / 연차 관리 정도 수준이며, 4대 보험업무나 급여, 채용 및 보상 업무는 해 보지 않았습니다.
©️Glenn Carstens-Peters
1. 멘토님 이렇게 사실상 인사 업무는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인사총무팀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요?
제 계획은 우선 인사총무팀으로 가 인사 / 총무 일을 병행하다 최종에는 인사업무로 직무 전환하고 싶습니다.
2. 인사담당자들은 경력직도 '자소서 내용'을 다 꼼꼼히 보시나요?
경력직이라면 글보다는 이력, 경력기술서, 수치화된 정보로 서류합격이 판가름 날 것 같기도 한데, 자소서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여 공들여 써야 하나 궁금합니다.
3. 회사에 대한 분석 및 정보 어필보다 직무 경험 에피소드 중심으로 써도 되나요?
취준생 이후로 몇 년 만에 자소서를 작성하려니 너무 막막합니다. 이직은 사실상 처음이라, 경력직 자소서는 실무 경험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쓰라고는 들었는데, 그렇게 쓰다보니 지원동기 문항 등에서 회사에 대한 정보 수집 / 어필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최근 뉴스를 보고 간략하게 겉핥기식으로 한 줄 정도 언급하고 바로 제 경험을 쓰는 식이었는데 제가 생각해도 지원동기의 맥락이 자연스럽지는 않은 것 같고요..
4. 대기업에 지원한 중소기업 근무자들의 합격 가능성. 더불어 지원 시 자소서 작성 팁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와 경로로 대기업 현직 인사담당자분께 상세히 문의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네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질문 작성하였습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가 드리는 답변이 작게나마 참고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주신 질문을 기준으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Marten Bjork
일단 현재 경력을 기준으로 바로 인사 업무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경력직 선발에 있어 가장 최우선 되는 요건은, 이 사람이 입사 시 우리가 원하는 퍼포먼스를 바로 낼 수 있을지 여부죠. 그렇기에 이직을 하신다면 총무 업무를 기준으로 보다 큰 회사(혹은 순환의 기회가 열려 있는 회사)로 가실 수 있도록 경력 및 자격요건을 검토해보심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직 후 업무 수행 중 자기계발 등 요건을 어필하여 업무 가능 범위를 늘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대기업이라면 각자 업무 범위가 고정되어 있어 그 범위를 넘는 것이 쉽지 않겠으나, 중견기업 정도만 되더라도 업무적 역량을 보여주신다면 범위 확장 기회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현장 직원들 서비스 교육 지원업무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중간중간 인사 관련 자격증 취득하고, 교육 이수, 외부 스터디 활동도 했고, 사내 직원과 좋은 교류 관계를 형성해 평가보상 파트 쪽으로 이동했거든요. 일단 기회를 확장하는 쪽으로 전략을 짜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회사 바이 회사이겠으나, 경력기술서와 자기소개서는 결국 필요충분조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인으로 보는 것은 기존 회사에서 어떤 경력을 쌓았는지 경력 기술서를 기준으로 보되, 우리 회사에 진짜 관심이 있는 지 여부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확인합니다.
1순위로 보는 것은 경력기술서이지만 자기소개서 역시 어느 정도 정성을 들일 필요는 있습니다. 너무 짧게 쓴다거나, 항목의 맥락과 관계없이 자기 하고 싶은 말만 쓰는 것은 지양하셔야겠죠. 생각보다 이런 경우가 꽤 많거든요. 경력기술서는 수준이 높은데, 자기소개서는 무성의해 보인다면 이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거든요.
자기소개서에 긴 시간을 들일 필요는 없지만, 여러 회사에 표준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는 기본 자기소개서 포맷은 정성 들여서 하나 만들어두시면 여러 가지 활용 면에서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 자기소개서 작성 시 회사명을 오기재하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Andrew Neel
신입이 아니라면 굳이 인사담당자도 지원자도 다 알고 있는 회사 정보를 나열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대한 직무적 역량이 어필될 수 있는 방향성으로 작성하셔야 합니다. 다만 왜 이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지, 그리고 본인은 이 회사에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회사의 특성에 맞게 기재하면 보다 관심을 끌 수 있을 테니 그 부분은 고민해서 작성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참고로 직무 역량을 작성하실 때는 '문제 현상 - 해결 경험' 등 타 회사에서도 관심가질 수 있을만한 소재의 경력 경험을 어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경력직은 내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 지를 중심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곳에서 큰 곳으로 이동하고자 할 때에는, 내가 가진 경험이 얼마나 이 회사에서 유의미할 수 있을지 더 잘 표현해야겠죠.
중소기업이어서 대기업으로 가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취업시장은 신입이든, 경력이든 시장의 법칙과 동일합니다. 수요-공급원칙이 적용되기에, 결국 수요 대비 공급이 많다면 본인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대기업에 지원한 중소기업 근무자의 합격 가능성 그 자체의 문제보다는, 동일 경쟁 범위에 있는 지원자 사이에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 얼마나 두드러지는 지가 선발의 핵심입니다. 더 큰 회사로, 혹은 더 기회가 있는 회사로 지원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쌓은 노력과 어필 포인트가 무엇인지 돌아보는 게 중요한 시점입니다. 재직하던 중 본인이 업무 역량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성취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정리해 보세요. 그리고 본인이 일하는 곳에서 어떤 기여를 했는지 등도 돌아보시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혹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정리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경력직이시기에 신입 지원자분들께 드리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경력직으로서 이직해 보았고 또한 내부적으로 경력직 서류를 검토하는 입장에서 보다 현실적인 관점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만 이는 저의 개인적 관점을 바탕으로 드린 답변이니, 다른 분들을 통해서도 여러 조언을 구해보시고 멘티님께 가장 좋은 방향성으로 앞으로의 커리어 계획을 잘 쌓아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올 한해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업으로 바쁘실 텐데 이렇게 빠르고 세심한 답변 너무 감사드립니다. 질문이 길었는데 질문만큼이나 길게, 정성껏 피드백을 주셔서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힌 것 같습니다. 멘토님의 첫 시작 직무 경험부터 지금 직무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 주신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