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28살 취준생 멘티입니다. 구직 사이트를 보다가 특허법인, 특허사무소 업무에 관심이 생겼고, 지원해 면접을 앞두고 있습니다. 덜커덕 면접까지 왔지만, 지식도 부족하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 이렇게 질문을 드립니다.
제가 지원한 곳은 국제특허법률사무소 상표팀이고, 면접 전에 특허 관련 사무 업무에 대해 미리 이해하고 싶습니다.
©️Scott Graham
1) 상표팀 이외에 관리팀도 따로 있는 것 같은데, 정확히 하는 일이 어떻게 다른가요?
2) 영어를 쓸 수 있는 일이라서 지원한 이유도 있는데, 실제로 영어를 계속 사용할까요?
3) 특허업계의 전망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여자가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종일까요?
4) 배우고자 한다면 향후 이 업계에서 전문성을 기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변리사가 아니면 일반 직원에겐 한계가 있다는 글을 봐서요.
이렇게 질문할 기회가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글을 남겼습니다. 언제라도 천천히 피드백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전공과 근무하신 경력을 보니 영어는 상위 레벨이실 듯합니다. 특허 업계 특성상 해외 쪽 업체와 진행하는 일들이 많기에 영어를 잘하시는 분은 회사 입장에서 굉장히 유능하다고 봅니다. 궁금하신 질문에 대해 하나씩 답변 달아 보겠습니다.
회사 내부 구성원은 크게 실적 부서와 스탭 부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실적 부서는 회사 매출에 직접 기여하는 부서로, 명세서 작업 업무, 상표 검색 및 출원 업무를 하거나 기술 이전 컨설팅, 대외 홍보 등의 업무를 합니다. 반면, 스탭부서는 회사 매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국내 관리부서, 해외 관리부서, 회계부서가 있겠습니다. 실적부서, 스탭부서 어느 하나 경중을 따질 수 없이 모두 중요하죠. 그렇지만, 스탭 부서보다 실적 부서가 본인의 능력을 드러내는 데 유리하기에 통상 월급이나 직책에서 좋은 대우를 받습니다.
지금 지원하신 부분이 상표팀이면, 상표의 검색부터 심사관을 설득하는 중간서류, 등록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상표는 해외로 권리화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영어를 잘하시는 멘티님이라면 훨씬 시너지를 발휘하실 것이라 봅니다. 물론, 업무 특성상 고민과 판단에 대한 부담은 있을 수 있습니다.
관리팀은 국내 관리의 경우 특허팀, 상표팀 등에서 요청받은 서류를 한국 특허청에 제출하는 업무, 기일 알림, 연차료 관리, 세금계산서 등 업무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서포트하는 역할을 합니다. 변리업도 법조 영역에 있기에 사고가 나지 않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데, 이런 관리팀이 탄탄하지 않으면 회사가 크게 잘못되는 경우가 있어 중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견으로는 멘티님이 상표팀에 지원하신 건 매우 적절하고, 앞으로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Sigmund
다시 강조드리면, (a)변리업 특성상 해외 대리인과 연락(e-mail, letter, 전화 등등)하는 경우가 많고 (b)그 중 상표는 해외 권리화되는 경우가 꽤 있어 해외랑 연락할 일이 많습니다. 특허사무소 입장에서도 멘티님의 능력이 절실하겠죠. 영어 같은 경우 제가 실력이 부족해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일상에서 사용하는 영어라기보다, 드라이한 비즈니스 영어에 가깝다고 들었습니다. 용어도 이쪽 변리업에서 쓰는 용어를 사용하겠지요.
거시적으로 4차 산업, 지식산업 전망이 좋습니다. 제조업도 단순 대형설계보다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팩토리 형태로 갈 듯하고요. 즉, 기술의 고도화가 이루어질수록 변리업계도 당연코 할 일이 많을 겁니다. 과거에는 변리업이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 권리화 / 분쟁 해결“로 한정됐으나, 최근에는 ’기술 사업화, IP 가치평가, 기업(고객)과 공동 연구개발 참여 / 브랜드 창출’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미시적으로는, 산업과 업역 성장 속도보다 연간 변리사 배출(약 200명)이 많은 듯합니다. 향후 10년 뒤는 어떻게 될지 모르나, 변리사가 많이 적체되면 아무래도 몸값이 낮아지면서 기존 사무소에 근무하시는 비변리사분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제 의견으로 가볍게 전달하자면 일 잘하는 직원은 절대로 회사에서 내보내지 않고, 좋은 자리는 인맥을 통해 채용합니다. 요컨대 환경을 앞서는 개개인의 능력이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여타 직업과 같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Farzad Nazifi
배우고자 한다면 이 업계가 아닌 어떠한 일이라도 전문성이 갖추어지기에, 아마 질문하신 취지는 “직원으로서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는 건가”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입니다. 따뜻하고 희망적인 거짓말보다는, 현실적이고 도움 되는 진실을 전해드리는 게 옳다고 보기에 말씀드렸습니다.
확실히, ‘변리사‘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공부량도 많았지만, 실무에서도 일반 직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변리사가 아무래도 시야가 넓고, 대외적으로도 고객으로부터 업무상 여러 기회들을 자주 잡고는 합니다. 그렇기에 책임과 임금이 높을 수밖에 없지요.
물론 회사에서 업무를 잘하면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회사, 고용“의 울타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변리사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판단 주체이기에 이러한 한계를 넘어 ”경험, 지식“같은 능동적이고 발전적인 영역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겠죠. 면접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더 궁금한 점이나 변리사 진로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어려워 말고 또 글 남겨 주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토님. 궁금한 점이 매우 많았는데, 이렇게 빠르게 답변을 남겨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내일 면접도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변리사 진로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만약 합격해서 일하게 된다면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있겠네요! 나중에 혹시나 변리사 쪽으로 꿈이 생긴다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