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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에 첫발을 디디는 멘티에게, 방향을 잡아줄 조언
슬로웨이브 · Design Research
약 4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30대 중반 멘티입니다. 

 

©️pexels

 

저는 가구회사 창업을 목표로 가구 설계, 제작 과정에 대한 교육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3D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는 못하지만 쉬운 도면은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훈련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직업학교에서 내주는 과제를 하면서 도면을 파악하고 그리는 연습을 해야 할지, 기존에 판매되는 제품을 변형해서 그려봐야 할지, 마음만 조급해지고 방향을 잡지 못해 답답한 상황입니다.

 

비전공자라서 방향을 잡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실행은 하고 싶은데 정리가 되지 않아 답답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김성미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질문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남겨주신 질문을 봤을 땐 멘티님께서 하고자 하는 역할에 대해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가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설계하기 위해 수업을 들으시는 것 같은데, 거기에 창업도 하시려는 거잖아요. 가구 디자인, 설계, 제작 사업은 각각의 전문영역인데 수업을 듣고 연습하는 것으로는 모든 걸 잡을 수 없어요. 

 

©️Kartinkin77

 

창업은 취업에서 시작, 가구업의 여러 직업군 중 하나를 공략해보세요

가구업에는 가구디자이너, 가구를 설계하는 엔지니어, 제작하는 공장,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자가 있어요. 이렇게 나뉘는 이유는 각 영역이 전문적이기 때문이에요. 각 영역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아요.

 

디자이너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고객, 시장을 리서치하고, 해당 고객층에게 어떤 가구가 필요할지 그림으로 디자인을 제안해요. 디자이너가 스케치, 모델링, 도면으로 가구를 그려내고, 그에 맞게 소재도 선택하고 봉제 마감, 코팅, 컬러도 고려하고요.

 

엔지니어는 그 디자인을 바탕으로 설계를 해요. 설계 과정에서 제작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어느 소재를 어느 두께로 쓰고, 어떤 방식으로 접합할지, 설비가 그 디자인을 구현해낼 수 있는지, 가구가 충분히 튼튼할지, 소비자가 조립할 수 있는지 등을 공학적으로 분석하고  예상제작비도 추정하죠.

 

제작자는 공장에서 실제 가구를 제작해요. 1:1로 주문받아 하는 제작이면 하나만 만들면 되지만, 대량생산을 할 경우에는 작업성과 제작단가, 보관, 포장, 물류 등을 함께 고려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구를 만들 장소, 설비도 있어야 가구를 보관해야 하고, 트럭으로 배송도 해야 하니까요.

 

©️pexels

 

사업자는 가구 브랜드를 구축하고, 사업장을 준비하고, 홍보하고 판매와 유통을 담당해요. 고객관리도 해야 하고, 웹사이트를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홍보하는 일도 합니다. 브랜드를 구축하고 사이트를 만들기가 어렵다면 다른 회사에 외주를 줄 방법도 생각해야겠죠? 

 

지금 듣고 계신 수업을 마치고 나면 가구를 도면과 3D 모델링으로 그릴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아마 가구디자이너의 역량에 가까워지실 것 같은데, '직접 디자인한 공간을 구현하는 것'과 '창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명확히 하실 필요가 있어요. 

 

가구로 창업하고 싶으시다면 취업을 하는 게 제일 빠르게 배울 수 있고 위험 부담도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로 취업한다면 시장을 읽고,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리서치하는 능력을 더 기를 수 있을 거예요. 가구 작업장에서 제작자로 취업하면 디자인과 설계와 제작 유통을 간접 체험할 수도 있고요. 

 

©️Mr.Whiske

 

가구디자이너의 세 가지 역할, 멘티님께선 어떤 역할에 관심이 있나요?

디자이너가 하는 역할은 리서치, 아이디어 구상, 시각화로 나뉘어요. 리서치는 고객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필요를 돕기 위해 시장, 고객, 트렌드를 조사하는 일입니다. 타겟을 정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해요. 예를 들면, '20~30대의 젊은 신혼부부는 이사를 자주 다니고 20평대 이하의 작은 아파트에 산다. 이들은 여가시간에 취미를 즐긴다.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지만 집에 카페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다. 커다란 책상을 두고 싶지만 집도 좁고 이사도 자주 해야 하니 부담이 된다. 이들을 위한 책상을 디자인해보자’라는 방식으로요. 그러면 그 고객, 시장, 트렌드를 조사하며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이지요.

 

다음으론 리서치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내요. 부부가 함께 앉을 만한 책상의 크기는 얼만지, 카페 느낌의 디자인이란 어떤 것인지, 이사를 자주 다니니 조립과 해체가 쉬우려면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접을 수 있는 디자인은 무엇이 있을지 등 아이디어를 구상해보는 거죠. 

 

어느 정도 구상이 되면 스케치를 해서 머릿속 아이디어를 밖으로 옮겨요. 종이에 그릴 수 있고 포토샵이나 Sketchbook 같은 툴로 그릴 수도 있고, 3D 툴로 모델링도 해봅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디자인을 이해해야 하기에 실제와 가깝게 표현해야 하죠.

 

멘티님께서 연습하시는 부분은 마지막 단계에 해당해요. 실물을 도면에 옮기고 모델링하는 능력이 있어야 존재하지 않는 디자인도 도면으로 옮길 수 있으니, 기존 제품을 옮겨보는 연습을 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여러 번 해보았는데도 도면 그리는 것이 어렵다면, 3차원을 구현하는 일이 아닌 다른 일에 재능이 있을 가능성이 커요. 정말 어려운데 억지로 하는 것도 고역이니까 한번 진단해보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일단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정리해보시고, 멘티님께서 어느 직군에 부합할지, 어느 쪽에 가까운 역할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궁금한 점이 또 있다면 질문 남겨주세요. 도전하고 고민하는 멘티님을 응원합니다!


김성미 멘토
슬로웨이브 · Design Research
디자인/예술
한국에서 의자디자이너로 약 6년 일하다가 적정기술, 사회혁신에 관심을 갖고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뉴욕에서는 디자인전략대학원을 마치고 컵공유 스타트업에서 경험디자이너로 지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UX리서치, UX컨설팅, 대학생, 실무진 대상 디자인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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