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관세사 시험에 최종합격한 멘티입니다. 합격만 하면 모든 고민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진로에 대해 새로운 고민이 생겨 질문을 드립니다.
어떤 법인에 가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형법인들은 돈은 많이 줘도, 업무가 많아 힘들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물론 힘들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이왕이면 다양한 업무를 배우고 워라밸도 괜찮았으면 하는 욕심이 계속 생깁니다.
©️Thomas Francois
그렇다면 어떤 법인에 가는 것이 좋을까요? 요새는 회계법인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데, 이를 어떻게 판단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중소법인에 들어간다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대형법인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커리어를 쌓기 힘들 것 같아서요.
어떤 직업이든 첫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변에 지인이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막막합니다. 현직자로서 멘토님이 조언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관세사 시험에 합격하신 것을 정말 축하드립니다! 합격자의 질문은 처음 받아보네요. 그럼 준비생에게 조언하던 것과 다르게, 관세사 선배로서 현실적인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Alexxndr
대형&중소법인의 장단점
답변에 앞서 멘티님께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멘티님은 왜 관세사를 선택하셨나요? 그리고 어떤 관세사가 되고 싶나요?
이 두 가지 질문에 한 번 답해보세요. 그 대답에 따라 법인 선택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외향적 성격인지, 아니면 연구와 분석에 능한 학자형 성격인지, 자기를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럼 법인 유형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드려볼게요. 일단 대형 관세법인은 업무가 많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중소 사무소에서 만나기 어려운 대기업을 상대할 가능성이 크죠.
그리고 워낙 일이 많아서 대형법인 소속 관세사의 근무연수는 그리 길지 않은 편입니다. 일에 지쳐 개인 사무소를 차리는 등 자기 경로를 개척하러 떠나기 때문이죠.
반대로 중소 관세법인이나 개인 사무소에서는 비교적 적은 양의 업무만 하기 때문에 더 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 통관업무처럼 기본적인 업무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대형법인에 비하면 더 오래 일할 수 있지만, 월급이 적을 뿐더러 커리어를 쌓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추가로 언급하신 회계법인의 관세사는 급여만 놓고 보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많이 받는 만큼 업무도 굉장히 많다는 점 잊지 마세요.
©️TheCorgi
관세사 합격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자기 능력을 인정받고, 업계에서 오래 살아남고 싶다면 워라밸은 연차가 많이 쌓인 후에 누려야 한다는 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관세사 업무는 자기가 하기 나름입니다. 단순히 9 to 6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즉, 관세사 합격은 노력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관세사가 되고 나서 적어도 3년 동안은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업무를 가려 하지 말고, 뭐든 자기가 찾아서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연봉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추가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떤 조직을 선택해서 가든, 자신과 딱 들어맞는 곳은 없다는 겁니다. 맞지 않는다고 멘티님을 배려하며 맞혀주는 곳도 없습니다. 따라서 어디에 가든 내가 발전하려면, 그 조직에 내가 적응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서 만나는 업체들이 멘티님을 신뢰하도록 만드시길 바랍니다. 그게 흔히 말하는 영업인데요. 관세사라는 야생 세계에 들어온 이상, 마음을 강하게 먹고 생존 전략을 현명하게 펼쳐야 합니다. 나중에 개업을 목표로 한다면, 이러한 영업은 필수입니다.
저도 업계에 들어와 보니, 자격증 자체가 내 인생을 장밋빛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많이 허망했습니다. 때로는 억울하고, 허무한 현실을 마주해야 할 때도 있었어요. 그때마다 관세사를 처음 꿈꿨던 마음가짐을 되새겼습니다.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시 한번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멘티님께서는 법인 선택에 대한 질문을 중점적으로 하셨는데, 신입 관세사에게 필요한 조언을 꼭 드려야 할 것 같아 중요한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적어봤습니다. 그럼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Jakub Krechowicz
감사합니다 멘토님! 저도 “3년 정도 죽었다 생각하고 고생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딱 짚어주셔서 좋았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시험 준비할 때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언젠가 현업에서 뵐 때까지 화이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