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저는 변리사 시험 준비를 3년간 하다 그만두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1차 시험 합격 후 2차 시험에서 두 번 다 떨어졌습니다.
변리사라는 직업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당시의 스트레스와 집안 경제 상황이 맞물려서 우선은 시험공부를 포기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가 취업을 하고 싶은 것도 돈을 몇 년간 모아서 제가 마음 놓고 공부하고 싶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연봉이 높은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하고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대기업 입사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만큼 변리사 시험공부에 대한 기억이 점점 사라질 것이고 나중에는 결국 처음 공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수험기간의 쓰라린 고통이 클수록 다시 그 불길에 뛰어들기 어려울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체력이나 머리의 총기 또한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공부는 더욱 힘들게 다가옵니다(실제 사무소 중에 변리사시험 도전했었던 과장님, 부장님 꽤 계십니다). 그렇게 모아둔 수험 자금은 어느새 결혼 자금으로 현실에 타협하여 있을 것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대기업에 좋을지, 특허사무소가 좋을지 저도 말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단, 대기업이든 특허사무소든 변리사에 대한 미련은 지우시는게 좋겠습니다.
변리사에 대한 미련이 강할 수록 자신의 현재 위치 (대기업 or 특허사무소)에 합리화가 강해집니다. 변리사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꽤 빈번하며, 강한 미련에 나이 40넘어 다시 변리사 시험을 도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좋지않은 집안 사정으로 시험을 접으신 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허나, 질문자님의 인생에서 ‘변리사’가 도저히 포기하실 수 없는 부분이라면, 무리를 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합격자 중에 사연없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집안사정이 어려워 교수님께 기숙사/공부공간을 빌면서 공부하여 합격하신 분도 있습니다. 수험기간 동안 집안에 부도가 나 가까스로 붙은 친구도 있습니다. 집안사정이 좋아 10년 넘게 공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수험기간이 기구할 수록 합격의 열매는 달것입니다.
질문자님의 상황이 고통스러울수록 선택지는 단순하고 날카로워집니다.
인생을 걸고 도전할 것이냐, 포기하고 취업을 할 것인가
공부. 때가 있습니다. 여러 차례 고민 끝에 드리는 조언입니다.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노력을 했던 입장에서, 무엇이 됐든 멘티님이 매일 매일 행복하셨음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