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 진정한 평등
내일부터 승진하여 임원이 되는지라 무언가 마음이 들뜨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하네요. 그러다, 6년 전 오늘 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글을 수정해서 이렇게 에세이를 작성하게 되었네요.
한잔 커피에 담긴 위로의 양은 평등하지만 그걸 마시는 사람들의 상처는 결코 똑같지 않다. - 허영만 커피 한잔 할까요?
같은 말이나 행동이라도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반응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돈의 무게는 어떠한가요? 역시 사람에 따라 같은 돈이라도 그 무게가 다릅니다.
북유럽에서 부자는 세금뿐 아니라 벌금도 많이 낸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음주운전, 과속운전 등 교통법규를 위반할 경우 운전자 소득을 기준으로 벌금을 매기는 누진벌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수벌금제(日收罰金制)라고도 하는데,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의 일평균 소득 절반을 기준으로 법규 위반 내용에 따라 매겨진 범칙금을 곱해서 계산한다. 속도를 위반한 경우 제한속도 대비 25㎞/h를 초과하면 위반자의 일소득 절반에 12를 곱하는 식이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대사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가 북유럽 일수벌금제를 잘 설명하는 말이다.
2002년 핀란드의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의 부사장이 50㎞/h 구간에서 75㎞/h로 주행해 벌금으로 1억8천여만원을 낸 사례는 유명하다. 교통법규 위반 벌금에서 최고 기록은 스웨덴이 갖고 있다. 2010년 한 스웨덴 사업가가 일수벌금제를 시행 중인 스위스에서 무려 290㎞/h로 주행하다 잡혀 과속 벌금으로 100만달러(약 12억4천만원)를 냈다.
누진벌금 제도의 찬반이야 개인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와 별개로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인 ‘공정’ 관점에서 이런 북유럽식 기준이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까?
북유럽과 한국은 공정의 사회적 동의가 다른 것 같다. 같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누구는 벌금으로 1억원을 내고, 누구는 100만원을 내는 것이 공정한가? 한편 누군가에게는 벌금 100만원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큰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까짓것!’ 하는 부담 없는 액수일 수도 있다.
성경에 나오듯 가난한 과부에게는 두 렙돈(현재 가치로 1천원가량)이 전 재산이지만, 부자에게는 푼돈인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공정의 기준을 벌금 액수에 두느냐, 벌금을 내는 이가 느낄 부담감에 두느냐에 따라 벌금 제도가 달라질 것이다.
공정의 관점은 세금에도 적용할 수 있다. 몇 년째 핀란드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일카 파나넨 인터뷰를 봤다. 지난 10여 년간 매년 500억원 정도를 소득세로 내왔으니 아까울 만도 한데 그의 답변은 지극히 모범답안이었다.
국가의 창업 지원이 없었으면 슈퍼셀도 없었고, 자신은 이미 사회에서 많은 것을 받았으며 자신의 성취가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닌 것이, 내가 개인적으로 만났던 북유럽의 고위 공직자, 사업가, 평범한 직장인 모두 한결같이 똑같은 말을 했다.
개인이 성공한 것은 사회가 제공한 인프라 덕이며, 우수한 교육을 받은 인재, 건강보험, 도로와 인터넷 연결망 등 모든 사람이 낸 세금으로 건설한 공공재와 사회기반시설 덕에 자신이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니 충실하게 세금을 내서 안정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북유럽 전체에 비밀스러운 정신교육이 이뤄진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한국과 북유럽의 인터뷰를 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북유럽의 성공한 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평범한지 말하려 하고, 한국의 성공한 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지 말하려 한다. 결국 성공 원인을 나로 보느냐 사회로 보느냐에 따라 세금이 아까울 수도 있고 반가울 수도 있겠다 싶다.
핀란드식 소득 차등 벌금제는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몇 차례 논의됐다. 입법 발의가 국회의원의 실적이다보니 때로 서로 경쟁하듯 이런저런 제도를 들고나오는데, 어떤 제도든지 도입하기 전에 사회적 가치관을 정립하고 동의를 형성하는 일이 먼저다.
제도는 가치관의 발현이라 어느 정도 사회적 동의가 형성돼야 효과를 본다. 같은 제도라도 사회에 따라 결과가 다른 이유다. 역사와 문화, 맥락에 대한 고민 없이 어느 나라에 좋은 제도가 있으니 들여오자고 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북유럽은 제도 하나를 만들고 발효하는 데 보통 10년 넘게 걸린다. 사회적 논의와 합의에 정부가 무척 공들이고 긴 시간을 쓴다. 대신 이후에 뒤집거나 뜯어고치는 일이 없다. 오래 걸려도 결국 그게 시간을 버는 길이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68624.html#csidx73588495805bff6b09d749e096cd6c7
급여가 월 100만원인 사람에게 5만원의 벌금은
급여가 월 500만원인 사람에게 5만원의 벌금에 비해 더 무게가 나갈 것이며
재벌에게 5만원의 벌금은 무게가 전혀 없을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평등을 위한 세금과 벌금은 그 사람의 무게가 같게 내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특히, 벌금의 목적이 앞으로 법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
무게가 전혀 없는 벌금이 효과가 있을까요?
이미 효과를 본 핀란드를 따라간다면 세수도 더 걷히고 좋을 듯 합니다.
나아가 부정부패도 이런식으로 벌금을 부과한다면 더욱 좋을 듯 하네요.
진정한 평등은 공정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하고 싶고, 또 본인 능력에 합당한 일을 시장에서 합당하다 생각하여 형성된 급여수준으로 받으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대학 3학년 당시 세계 컴퓨터 1위인 Dell에서 아르바이트로 커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학업을 병행하며 계약직을 거쳐, 졸업하며 정직원으로 중국지사 근무도 경험하는 등 7년간 4개 부서를 경험하였습니다.
이후, 기업용 소프트웨어 세계 1위인 Oracle로 이직하여 4년간 근무하며 MBA를 시작하였습니다.
180년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에너지관리 및 자동화전문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근무하며 MBA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미국계 의료기기 회사인 보스톤 사이언티픽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전반적 마케팅 모두를 전담하였으며,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다, 미국계 T 바이오 회사에서 영업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내동호회를 여럿 참여하고 MBA에서도 임원을 맡았던 적극적이고 열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진심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