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저는 면접에서 뿐만 아니라, 언제나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라고 말을 합니다. 저의 직장 생활의 시작은 2002년 제가 23세(만 21세) 이었던 때이고, ‘부동산분양대행사’였습니다. 군대를 다녀와서 다음 해 복학하기 전까지 일했던 곳으로 처음에는 영업으로 시작했고, 성과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운이 좋게 기획실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덕분에 기획 업무의 기초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실장님이 불화로 일을 나오지 않게 되면서, 운이 좋게도 제가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Project가 여럿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기에 이미 큰 틀을 배워 둔 상황) 실장님께 배워 둔 큰 틀에 대입시켜 기획서와 제안서를 작성, 본부장님의 도움을 받아 기획서를 가다듬어 완성하여 나갔습니다. 좋게 봐주신 회사에서는 학교를 그만두고 업무에 전념하기를 원하였지만, 제가 원하던 삶은 아니라는 판단에 그만두고 나왔습니다.
이력서에 기입하는 직장생활의 시작은 2003년 말, 부동산회사에서 알게 된 분의 소개로 Part time을 하러 간 외국계 컴퓨터회사 DELL 이었습니다. 일당 5만원에 nego를 잘하여 식비 5천원까지 받으며 1주일 예정으로 Segment Marketing이라는 부서에서 Marketing Analyst업무를 시작하였는데, 갑자기 저를 뽑았던 매니저가 그만두시고 새로운 분이 오셨습니다. 새로 오신 차장님은 1주일을 더 연장해서 일을 하기 원하셨고, 그 후 Marketing agency 계약으로 일을 계속해서 도와주기를 원하셨습니다. 학교를 복학해서 야간수업을 신청하여 들으면서 낮에는 일을 하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1년 정도 지난 어느 날, HR에서 이 계약을 모르고 있었으며, 저는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요. 운이 좋게도, Sales Planning & Analysis 부서의 부장님께서 저를 데려간다고 하셨고 사장님께 특별 승인을 득하여, 졸업 전인데도 불구하고 정식 계약직을 채용해 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장님께서 제가 저녁을 못 먹고 학교를 가 수업을 듣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부장님께 30분 일찍 퇴근에 대한 승인을 요청하시며, 본인이 빠진 시간을 충분히 커버할 만큼 일을 하게 책임지고 잘 가르치고 매니지하겠다 하셨습니다.
이후,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offer 를 받게 되었는데, 1) 한국에서 사원으로 채용 2) 중국 직원으로 중국으로 가서 근무하지만 대리로 채용 의 2가지 조건 중에 중국을 선택하게 됩니다. 중국어를 마스터하고 오겠다는 계획은 실현하지 못하였지만, 8개월만에 대리직급으로 한국으로 복귀하게 되며, 졸업한 해에 대리직급을 다는 최연소대리의 기록을 가지게 됩니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까지의 저의 strory를 들어보니 어떠신가요?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라고 할 만한 이야기인가요? 앞서 소개를 올렸던 이후 5번의 이직과 MBA 등 상세한 제 Career story를 들으시면, ‘아, 운이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하실 거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나는 정말 운이 나쁘다’라고 생각하며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전 언제나 그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랬다면, 당연히 저에게는 제가 누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들과 고마운 사람들이 인생에 없었을 것입니다.
아르바이트 1주일을 하기로 하였는데, 그냥 평범한 보통의 아르바이트들과 같이 열심히 하지 않고, 시키는 것과 그저 하는 수준이었다면, 차장님께서 1주일 더 연장하셨을까요? 회사에서 채용이 불가능한 졸업전의 학생을 굳이 본인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Marketing agency에 도움을 받아 채용하셨을까요?
회사에서 그만두게 된 학생을 굳이 사장님께 특별 승인까지 받아가며 계약직으로 정식 고용해주신 부장님께 왜 졸업도 하지 않은 저를 뽑아 주셨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진환씨, 대한민국 in Seoul 대학 졸업 신입생들이 능력 차이가 난다면 얼마나 날까요? 진짜 많이 차이가 난다고 해도 20%가 max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그 일을 잘하고 계시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있는 진환씨를 대신해서 한번도 그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과 케미가 어떨지도 모를 사람을 뽑는 risk를 가져가기 보다는, 진환씨를 뽑는 것이 현명한 선택 아닌가요?”라는 답을 주셨습니다. 물론,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일 못하면 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돌리고 안되면 내보낼 테니까요.”라는 농담 섞인 경고도 주셨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왜 제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30분 일찍 퇴근해서 식사하고 수업 들으라고 하셨을까요? 평소 열심히 하는 모습이(사실, 저는 담배를 피지 않고, 커피도 마시지 않고 거의 자리를 뜨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그래야 학교가는 시간에 오늘 꼭 해야 하는 일은 끝낼 수 있으니까요.) 믿음을 주었기 때문에, 좋은 직원이 건강을 챙기며 롱런하기 원하셨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졸업하면서 그 경력으로 다른 곳에 apply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좋은 분들과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얻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회사에서 제시한 option도 충분히 저를 배려한 것이니까요. 한국에서 정규직으로 전환 그리고 중국고용으로 대리직급으로 일하게 되는 두가지 중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때, 대리직급 유지에 대해 내부에서 이슈가 많았습니다. 직급을 내리는 것은 불합리한데, 그렇다고 대리로 복귀한다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리로 올 수 있었지만, 쉬운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매너저 외 여러분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도움은 제가 평소 쌓아왔던 여러분과의 관계나 업무 성과들에 의해 가능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운은 정말 운일까요? 아니면 만들어가는 것일까요? 저는 만들어가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대학 3학년 당시 세계 컴퓨터 1위인 Dell에서 아르바이트로 커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학업을 병행하며 계약직을 거쳐, 졸업하며 정직원으로 중국지사 근무도 경험하는 등 7년간 4개 부서를 경험하였습니다.
이후, 기업용 소프트웨어 세계 1위인 Oracle로 이직하여 4년간 근무하며 MBA를 시작하였습니다.
180년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에너지관리 및 자동화전문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근무하며 MBA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미국계 의료기기 회사인 보스톤 사이언티픽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전반적 마케팅 모두를 전담하였으며,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다, 미국계 T 바이오 회사에서 영업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내동호회를 여럿 참여하고 MBA에서도 임원을 맡았던 적극적이고 열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진심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