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 걱정으로 고민인 국제어 전공 4학년 학생입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해 SNS를 통해 남들에게 음악을 소개하며 콘서트나 뮤직 페스티벌 정보를 꾸준히 공유해왔어요. 그러다보니 취업을 앞둔 최근에는 음악 서비스 회사의 마케팅팀에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Ivan Dorofeev
하지만 진로를 구체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케팅 관련 인턴 경험이나 자격증도 없을뿐더러 유관한 대외 활동 경험도 부재해 걱정입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전공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로를 틀어야 할지 고민하던 중, 현직자 멘토링을 통해 잇다 사이트를 추천받아 이렇게 멘토님께 질문을 드리게 되었어요. 질문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케팅 부서는 정확히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궁금해요.
2. 대기업 마케팅 직무 취업을 위해선 어떤 스펙이나 경험을 쌓아야 할까요?
3. 마케팅 부서는 채용 인원이 적으니 영업 직무 방면으로 먼저 입사하여 경력을 쌓아보라는 조언을 들었는데, 멘토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4.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을지, 대기업의 문을 계속 두드려야할지 고민입니다. 멘토님은 어떻게 현재의 직장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 정지윤 멘토의 답변
답변을 드리기에 앞서, 멘티님이 마케팅 업무를 맡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를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마케팅 분야에서 살아남기란 생각보다 힘들어, 나중에는 본인이 왜 이 업무를 시작했는지, 원래 이루고자 했던 꿈이 무엇이었는지를 잊을 때가 많아요.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시길 바라며,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업무가 구분돼요
마케팅 부서가 담당하는 업무는 온라인/오프라인 마케팅에 따라 구분됩니다. 온라인 마케팅팀은 광고대행사와 의견을 조율해 포털 사이트에 커다란 배너 광고를 띄우거나, 홍보 콘텐츠를 기획해 SNS로 본사 제품 및 서비스를 알리거나, 광고 메일 및 문자를 통해 고객들에게 푸시 알림을 보내는 업무를 수행해요.
요컨대 온라인 마케팅팀이 맡는 업무는 전반적으로 채널 마케팅에 해당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에는 드라마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PPL 광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이 또한 온라인 마케팅의 일종이랍니다.
반면 오프라인 마케팅팀은 주로 어떤 판촉물을 기획해야 확실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아이템을 고민하고, 전시회나 박람회에 출전해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직접 상품을 홍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을 해요.
직무와 유관한 경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예요
멘티님이 생각하시는 대기업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수준의 기업이라면 대부분 중견기업에 속할 확률이 높아요. 엄청난 규모의 대기업들은 학벌 위주의 채용 성향이 여전히 강하지만, 그 외 중견기업의 경우에는 의외로 학벌이 전혀 중요치 않답니다.
특히 고학력자들은 중견기업에서 채용해도 금방 회사 생활에 실망해 빠른 퇴사를 결정하는 일이 잦아, 이들에 비해 간절함과 열정을 지닌 일반 학력 수준의 인재를 선호하는 기업들도 꽤나 많아요.
또한 마케팅 직무 지원에는 특별히 유리한 학과도 없어, 어떠한 전공 졸업생이라도 취업의 문을 두드릴 기회가 주어집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는 반드시 마케팅 관련 경험 혹은 지식을 어필해야하기 때문에, 직무와 유관한 경험은 필수라 하겠습니다.
ⒸLuca Bravo
마케팅 직무 관련 경험으로는 단연 인턴이 가장 좋으니, 가능한 작은 회사의 인턴이라도 지원해 경력을 쌓기를 바랍니다. 인턴을 경험할 여유가 없으시다면 마케팅과 관련된 대외 활동을 여럿 해보시는 것도 괜찮아요.
혹시 인턴과 대외 활동 모두 불가한 경우라면, 최소한 온라인 채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쌓아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마케팅 업무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니, 온라인 채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기업에서도 마다할 이유는 없겠죠.
예컨대 2004년부터 15년가량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해온 저는 블로그를 활용해 효과적인 키워드 노출 방법을 연구할 수 있었음은 물론, 이를 통해 마케팅 아르바이트나 서포터즈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었답니다.
영업에서 마케팅으로 직무이동, 추천치 않아요
영업 직무에서 마케팅 직무로의 이동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영업 직무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과장급 인사들이 마케팅팀으로 전입해오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매출 실적을 시각적으로 돋보이게끔 수치화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부서의 특성상, 영업사원은 타사와 다른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해야하는 마케팅 업무에 적응하기가 매우 힘들어요. 그러므로 채용 TO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영업직에서 경력을 쌓는 것은 멘티님의 커리어패스에도 좋지 못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국제어를 전공하셨다니 외국계 기업의 마케팅팀에 지원해보심은 어떨까요? 제 지인 중 한 명은 외국계 유기농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영업 직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한 달에 최소 두 번 이상은 해외로 출장을 떠나 외국 회사에서 화장품 영업을 진행한다고 해요. 멘티님께서도 본인의 전공을 살린다면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실 수 있을 거예요.
ⒸDaniel von Appen
작은 일부터 하나씩 시작해보세요
저는 대학 시절 내내 아무런 경력도 쌓지 않고 있던 중, 졸업 전 학교의 취업 아카데미에서 홈페이지 제작 코딩 과정을 가르치는 ‘웹 퍼블리셔’ 수업을 듣게 되었어요. 이때 취업 담당관 선생님께 좋은 평가를 받아, 운이 좋게도 작은 성형외과 마케팅팀에 추천 채용으로 입사할 수 있었어요.
저는 이곳에서 1년 동안 마케팅 업무의 기본을 배운 뒤 중소 규모의 외국계 게임회사로 이직했어요. 당시 좋은 선배 사수를 만나 마케팅 업무의 전반을 완벽히 파악하게 됐고, 이로써 충분히 실무 지식을 쌓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이직을 단행했죠. 세 번째 직장은 비슷한 규모의 유기농 식품회사 마케팅팀이었고, 저는 여기서 몇 년간 더 경력을 쌓아 최종적으로 이직해 현재의 직장에 오게 되었답니다.
저는 스스로 동년배 친구들에 비해 현저히 스펙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아 맞춤형 커리어 계획을 짰는데, 결과적으로 이 전략이 매우 유효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7년간의 마케팅 직무 경험으로 인해 SNS 마케팅, 홈페이지 마케팅, 앱 마케팅, 서포터즈 기획 및 운영 등 필드에서 해내지 못하는 업무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멘티님께서도 작은 회사에서부터 일을 시작하기를 꺼리지 마시고, 조금씩 성장하며 커리어패스를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저의 장래희망은 '현모양처'.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저의 꿈이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치열한 스펙싸움과 결국 먹고 살 일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저만의 꿈 탐색기간을 거쳐 지금은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을 구분하여
즐거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