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하다가 영업 직무로 직무 변경을 희망하는 취준생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입사하신 분의 의견을 얻고 싶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닿을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Maxime Horlaville
간단하게 제 스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영업지원 인턴(3개월)
- 서비스 기획 인턴(5개월)
- 광고 대행사 정규직(1년 2개월)
영업, 마케팅 인턴을 통해 두 직무를 고민하다가 결국 마케팅 쪽으로 커리어를 조금 쌓았습니다. 하지만, 연봉 및 적성 상 영업 쪽에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여 지금이라도 중고 신입으로 커리어 변경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우선, 영업지원 인턴에서 작은 성과를 냈었고, 광고 대행사에서 일을 할 때에도 광고주 수주, 인바운드 영업 등을 했습니다. 바로 질문드리겠습니다.
1. 위와 같이 광고대행사에서 했던 영업 성격의 일을 자소서에 녹여도 좋을까요?
2. 저는 인턴과 정규직 생활을 제외하면 특별한 스토리가 없습니다. 만약 멘토님이 제 상황이실 경우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을 하실 건지, 아니면 가지고 있는 회사 경험을 자소서로 잘 녹여내는 것에 집중을 하실 건지 의견 여쭙고 싶습니다.
3. 제약 영업은 굉장히 힘들고 직접 병원에 가서 기다리면서 일을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반듯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말을 잘 하는 편이나, 친근하게 다가가는 영업은 자신이 없습니다. (다소 조용한 성격입니다) 이런 저도 제약 영업에 도전할 수 있을까요? 활발한 성격이 매우 중요한 산업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중고 신입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신다는 점에서 저의 경험과 비슷한 것 같네요. 다만 저도 저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작성하는 답변이므로 업계 전체나 직무 전체를 대변할 수 없다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주신 질문에 대해 답변드리겠습니다.
©Joel Filipe
자소서를 쓰거나 면접을 준비할 때 '직무 위주로' 준비하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말인즉슨, 그동안 어느 업계에서 일을 했든 지원하고자 하는 포지션의 직무에 내가 가장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광고대행사는 제가 직접 다녀본 적이 없지만, 그 안에서 멘티님이 하셨던 일들 중 영업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나타냈던 경험이라면 꼭 잘 녹여서 쓰셔야 합니다. 멘티님께서는 마케팅과 광고, 영업이 전부 다를 거라 생각하시고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 실제로 영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마케팅이든 영업이든 같은 commercial 부서라면 요구하는 역량이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영업이라는 직무에서 요구되는 역량이라고 하면 저는 목표의식(도전정신), 실행력, 주인의식(책임감), 상황 대처능력(유연성) 등으로 말씀드리곤 하는데요. (너무 뻔해 보이는 워딩들이긴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해보니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고요) 위의 역량 중에 멘티님의 경험과 연결시켜, '내가 그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보여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컨대 저는 취준생 시절에 올리브 X에서 일한 경험을 녹여 썼습니다. 고객을 관찰하고, 프로모션 상품을 잘 살 것 같은 고객 군을 나눠 상품을 제안하고, 판매해 본 경험을 썼었죠. 제 제안으로 고객의 행동이 바뀌는 것을 보고 성취감을 느끼고 '오늘은 2개 판매했으니 내일은 4개 팔아보자'라는 목표를 세워 적극적으로 판매를 해보았던 경험들을 썼습니다.
어떤 경험을 역량을 또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지 조금은 감이 잡히셨나요? 짧게 설명드리자니 어렵지만, 멘티님이 그동안 알차게 경험을 쌓아오셨으니 그중 제가 말씀드린 역량에 연결되는 것이 꼭 하나쯤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멘티님의 이력을 보고, '이 정도면 어떤 스토리든 나올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꼭 '영업' 타이틀을 갖고 일을 하지 않더라도, 본인이 그동안 해온 일들 중 영업 직무에서 요하는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경험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이야기하시진 않으셨지만 '취준생'이라고 하신 걸 보니 이미 정규직에 있다가 퇴사한 상태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공백을 너무 길게 가져가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중고 신입으로 어딘가에 지원하신다면 분명히 이런 질문이 따라붙을 겁니다. "정규직으로 다니던 회사를 왜 1년도 못 채우고 퇴사했는지?" 이 질문은 '우리 회사에 와서도 적응을 못하고 나가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저 역시 중고 신입 지원 때 그러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정규직 퇴사 이후 공백 기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라는 질문도 따라올 수 있습니다. 공백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멘티님이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기보다 변명(?)처럼 들리는 답변들로 면접 시간을 채울 가능성이 큽니다. 공백기를 너무 길게 갖지 마시고, 위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도 명확히 해두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만드시기 보다 그동안 해오셨던 일들을 곰곰이 되짚어 보고, 경험과 역량의 연결고리를 찾고 자소서/면접을 준비하는 데 힘을 쏟으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생각하고 계신 쇼핑몰 등은 제약 영업의 성격과는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기본적으로 고객과 대면하여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Alex Radelich
취준생으로부터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가, '성격이 내향적인 사람도 영업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였는데요. 저와 동료들을 봤을 때, 내향적인 사람이 절대다수이진 않지만 내향적인 영업사원들도 꽤 많습니다. 아무래도 각자 지닌 캐릭터가 다르기 때문에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달라지겠죠? 조용한 성격이시라면 고객의 말을 경청하고, 신뢰감을 주는 데에는 오히려 강점일 수 있습니다.
또한 제약회사 영업이 힘들다는 것은 회사마다 다를 것이고, 어떤 고객 군을 만나고 어떤 제품을 맡는지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힘든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힘든 것보다 재미있고 성취감을 느낄 때가 훨씬 많기 때문에 계속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병원에서 고객을 기다렸다가 만나는 것 역시 맞는 말입니다. 고객을 30초 대면하기 위해 1시간 기다리는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하루하루가 쌓여서 고객과 관계가 형성되면, 좀 더 오랜 시간 고객을 만날 수도 있고 나의 주 고객을 만들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멘티님도 정규직 실무자로 일을 해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세상에 나와 100% 맞는 일도 없고, 쉬운 일도 없습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충족시켜주고, 안 맞는 부분보다 맞는 부분이 좀 더 많다면 그 일을 계속하는 것이죠.
적성 상 영업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본인 안에 답이 있다면, 바로 부딪혀보세요. 취준생으로 공백기를 오래 가져가는 것보다, 당장이라도 영업 직무로 어떤 회사에든 입사에서 그 일을 경험해 보는 것이 시간을 훨씬 생산적으로 보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셨나요? 추가로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 또 질문 주세요.
건승을 빕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