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대학교 2학년을 마친 PD 지망생입니다. 멘토님. 저는 방송국 PD를 꿈꾸고 있지만 사실 꼭 방송국이어야만 한다는 주의는 아닙니다. 광고나 뮤직비디오 등도 좋으니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Sam McGhee
지금까지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경영을 복수전공하면서 마케팅 직무를 플랜B로 준비하려고 생각했고, 이번 학기부터는 마케팅 학회도 들어갈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갈수록 뭐가 됐든 영상 제작, 기획을 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방송 PD 어떤 사람이 되고, 또 어떤 전공이 유리할까요?
안녕하세요. 전공으로 유추컨대 프로덕션이나 프리랜서 PD보단 공채 쪽이어야 할 것 같아서 공채 PD 기준으로 답변드릴게요.
일단 PD가 영상을 다루기 때문에 영상 쪽 전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채용 과정에서 영상 실력을 평가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학교에서 배워 봤자 현업에서는 어차피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 해당 전공이 유리할 게 전혀 없어요.
입사하면 어차피 다 배우게 돼 있으니 방송사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걸 어설프게 선행학습 한 사람보다는 회사에서 배울 수 없는 걸 쌓아 온 사람을 뽑아야겠죠? 그래서 방송 공채가 스토리텔링 능력과 상식, 기획력 위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발달해 왔습니다.
©Ben Griffiths
PD는 편집자와는 달리 내용을 선별하고 기획을 하는 스토리텔러이기 때문에 소재가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그리고 방송에 담기는 정보는 PD가 가진 지식이 아니라 그 분야 전문가의 머리에서 나오는 걸 PD가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PD에게 필요한 건 전문지식이 아니라 그 어떤 전문가를 만나더라도 핵심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취재력이에요. 그러니 좁고 깊게 아는 것보단 얇지만 넓게 아는 게 유리하죠. 점심 땐 축구 선수와 프로 리그를 논하고 저녁엔 정치인이랑 국제 정세를 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PD 되는 데 특별히 유리한 전공이나 지식 분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폭을 넓히시란 말씀을 드리게 되는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복수전공으로 인문학을 수강하든 경영학을 공부하든 다 좋습니다. 너무나 많은 걸 포괄할 수 있거든요. 저도 국어국문학과 출신이고요. 심지어 프로그램 성패가 제작 퀄리티보다 유통과 홍보에서 판가름 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마케팅 쪽 커리어를 쌓는 건 실무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결론은,
마음 가는 대로, 흥미 찾아서 해보세요
그 어떤 경험도 PD가 되는 데 도움 되지 않는 게 없고 여러분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그 어떤 영상 관련 경험도 PD 되는 데 필수적인 것도 없어요. 영상 관련이든 아니든 공채를 대비하는 입장에서는 경험의 가치는 평등합니다.
그리고 방송은 특별한 분야의 사람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만드는 것인 만큼 '특별한 경험을 해본'사람보다는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가치를 찾을 줄 아는' 사람이 더 유리할 겁니다.
그러니 오히려 플랜B 위주로 경험을 쌓아도 된다고 생각하시고 마음 가시는 대로 하되, 언론사 스터디는 꾸준히 나가시면서 상식과 작문, 표현 등의 연습만 지속해 주시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또 궁금한 거 있으면 얼마든지 문의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