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아직 직무도 진로도 정확히 정하지 못한 취준생 멘티입니다. 저는 경제학과를 전공했는데요. 공무원을 준비하다가 취준에 뛰어들어서 경력이 없고 이렇다 할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못해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있는 경험이 지역복지센터에서 10개월간 청년 인턴으로 일한 게 다예요. 노인분들을 모시고 인솔해, 활동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일지를 작성하거나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서를 작성하여 표로 만드는 등의 문서 업무를 조금 했습니다.
©️Daniel McCullough
멘토님 사무직군을 희망하고 있는데. 이렇게 부족한 경험도 자소서 작성이나 면접 시 어필이 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취업을 눈앞에 두고 계신 분이라 더욱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일단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보지 않으셔서 두려움 같은 게 있을 수 있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조금 더 구체화해 보면 누구나 취업에 도전할 수 있어요.
멘티님의 불안은 자소서와 면접에 대한 걱정에서 나왔을 거로 생각해요.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자소서도 보고 인성, 경험했던 것 등 다양한 방면을 보려고 하는데, 어쩐지 무기가 없고 내세울 게 없는 것 같죠. 하지만 멘티님. 우리가 보낸 시간들, 경험 하나하나가 우리를 보여주는 거울이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우리를 보호하는 방패랍니다.
인턴을 했다고 해서, 공모전에서 수상을 했다고 해서 그 지원자를 무조건 좋게 평가하지는 않아요. 반대로 인턴 활동을 해서 이런 가치관이 형성됐구나, 공모전 활동을 통해서 성공에 대한 자세를 배웠구나 같은 힌트를 얻게 되지요. 즉, 면접관은 인턴이나 공모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턴이나 공모전을 근거로 그 사람의 가치관을 본답니다.
©️Hunters Race
다시 말해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가치관을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해요. 그 가치관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죠. 인턴이나 공모전 등 남들 보기에 좋아 보이는 경험이 아니더라도, 본인 인생에서 했던 다양한 경험 중 하나로 가치관이란걸 충분히 보여줄 수 있어요.
면접에서 여행다녀온 얘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적응력이라던가 이해심이 늘었다든지, 한 학기 내내 작정하고 선배들이랑 술만 마셨는데 인적 네트워크가 늘었고 붙임성이 좋아졌다든지, 면접에서 잘 사용되지 않을법한 일상적이고 노는 것만 같은 소재들로도 충분히 본인 가치관을 보여줄 수 있어요.
실제로 저는 여행을 통해 배운 적응력, 이해심 그리고 술 마시다가 얻게 된 붙임성을 바탕으로 처음 보거나 낯선 사람들과 쉽게 가까워진다는 장점을 어필해서 외국계 기업 두 군데에 합격하기도 했었어요. 물론 기업과의 연관성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겠죠?
©️Colton Jones
멘티님도 20년 넘게 살아오면서 분명 알게 모르게 많은,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했을 거예요.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경험으로 본인의 가치관을 마주했을 수도 있고요. 지금까지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 쭉 적어보고 그 경험이 지닌 가치관을 찾아보세요. 6개 정도 찾아놓으면 충분히 본인 모습을 그릴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그 가치관을 믿고, 기업과 나를 연결하는 자소서나 면접을 준비하면 됩니다.
화이팅하시고, 또 질문 있으면 연락주세요.
답변 주신 글을 읽어보니 제가 너무 방향을 잘 못 잡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시작해야 하지만 뭔가 실마리가 보이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요.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질문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