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8살 취준생 멘티입니다. 저는 프로그래밍을 전공했지만 전공에 관심이 없어 기획 쪽을 열심히 공부했어요. 학창 시절부터 대중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고려해 졸업 후 1년 간 IT 직무 취업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았고,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고민 끝에 연예 엔터와 언론 쪽으로 방향을 정했어요. 멘토님께 언론 쪽 질문 몇 가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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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떻게 하면 언론사 공채를 뚫을 수 있을까요?
2. PD란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인가요?
3. PD가 된 후의 진로가 궁금합니다. 아직 아는 게 많지 않은데 도전해도 될까요?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멘티님. 저는 H경제 TV에 공채로 입사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PD로 활동 중인 멘토입니다.
©️Neomaster
까다로운 언론사 공채 전형, 종합 스터디로 준비하세요
언론사 공채는 대개 서류 - 필기 - 실무면접 - 임원면접 순으로 치러집니다. 서류에서 스펙을 크게 보진 않아요. 자소서에 나타나는 열정과 성실성을 보죠. 자소서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필기는 대부분 논술과 작문, 기획안, 시사상식 등을 봅니다. 회사에 따라 한경 TESAT이나 매경TEST, 중앙 JTT처럼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시험을 치르기도 하는데요. 이 모든 걸 관통하는 시험 대비법은 ‘시사상식을 꼼꼼히 준비하는 것’입니다.
시사상식은 시사상식 시험뿐 아니라, 언론사의 모든 필기전형에 필요한 소양이므로 우선적으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언론사는 필기에서 지원자의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 통찰력 등을 보고 싶어 합니다. 또 매스미디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므로 어떤 주제도 다룰 수 있어야 해요. 그러니 상식과 넓은 시야는 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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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구체적인 준비법을 말씀드릴게요. 먼저 일반적으로 활용된 SPA 시사상식 류의 책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남들이 아는 건 나도 알고 있어야겠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신문을 중심으로 매스미디어를 자주 소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그때 어떤 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지, 자주 언급되는 용어와 그 뜻은 무엇인지, 그로 인해 어떤 파급효과가 발생하는지 등을 짚고 넘어가는 습관을 지니셔야 해요. 실제로 언론사가 출제하는 시사상식은 아무 데서나 내는 게 아니라, 과거 혹은 현재 이슈가 되는 사안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슈는 시사상식으로 직접 출제되지 않더라도 논술이나 작문, 기획안, 이후의 면접 과정에서 평가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신문, 방송을 자주 접하시면서 마주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외우실 필요까지는 없구요. 나중에 어떤 키워드가 주어졌을 때 고민했던 흔적을 반추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해요.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건 작문입니다. 작문 시험은 창의적이면서도 메시지 있는 글을 원해요. 또 문제가 굉장히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예측하기도 어렵죠. 많이 써보면서 연습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시사상식을 꾸준히 접하다 보면 글감은 많아질 겁니다. 어떤 주제가 나와도 이전에 고민해본 것들이 있으니 조금은 쉽게 글을 시작할 수 있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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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아우를 방법은 언론사 입사 스터디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교내 커뮤니티처럼 제한적인 곳보다는 언론인 지망생들이 모여 있는 카페(다음 카페 '아랑')에서 스터디 모집 글을 찾아보세요. 뜻과 방침이 맞는 곳이 있다면 가입해 매주 활동하시는 게 좋습니다.
모여서 공부하는 게 다 고만고만할 거라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은근 집단지성이 생깁니다. 시사상식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내 글을 첨삭 받으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말씀드린 것들은 모두 염두에 두고 계셔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터디는 필수라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본사 PD든 외주 PD든 항상 시청자를 향해 있어야 합니다
PD는 본사 PD와 외주 및 프리랜서 PD로 나뉩니다. 공채 시험을 정식으로 보는 PD는 대부분 본사 PD예요.
본사 PD는 채널에 송출되는 방송물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는 제작 PD, 이들의 선배이자 부서장으로서 기획을 평가하고 채널 송출 여부를 결정하는 책임 PD, 모든 프로그램을 파악하고 적재적소 배치해 편성 전략을 짜는 편성 PD로 구성돼 있어요. 한 마디로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핵심 인사들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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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 및 프리랜서 PD는 방송국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대행해 주는 PD입니다. 방송국은 특정 기획이 제작 경험이나 인프라, 비용상의 문제로 직접 제작하는 것보다 외주 제작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외주 업체에 제작을 맡깁니다.
외주 및 프리랜서 PD는 대개 기획보다는 연출에 특화돼 있습니다. 다양한 일을 받아서 하기 때문에 제작 역량이 뛰어나죠. 대신 기획의 자유가 없고, 방송국에 대해 ‘을’의 입장에 처해 있어요. 또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살아남기 위한 경쟁, 즉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한정된 제작비 안에서 수익을 내야 하므로 비용 절감에도 초점을 맞춰야 하고, 업무량은 많은데 여건은 열악하죠.
정리하자면 외주 및 프리랜서 PD는 되기는 쉬운데 된 이후가 어려운 케이스이고, 본사 PD는 상대적으로 되기는 어렵지만 되고 난 다음은 쉽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건 PD가 혼자 카메라를 들고 찍고 편집해서 내보내는 게 아닙니다. 작가, 조연출, 카메라 감독, 출연진 등 수많은 관계자를 아우르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업하고 결과물을 산출해 내는 거죠. PD는 연주자가 아니라 지휘자인 셈입니다. 당연히 리더십과 소통 역량, 책임감 등이 필요하겠죠.
더 중요한 것은 PD로서의 의식입니다. 항상 시청자를 위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요. 그래서 저는 PD를 ‘시청자에게서 나오는 월급을 질 좋은 콘텐츠로써 보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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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는 것보다 열린 귀와 소명 의식이 더 중요합니다
PD가 된 이후에도 나아갈 길은 많습니다. 워낙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같은 방송계에서 경력 이직을 하기도 하고, 대기업 홍보나 마케팅 쪽으로 전직하기도 해요. 혹은 아예 다른 분야로 스카웃되기도 하죠.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위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처음부터 지상파나 종편으로 들어가면 이직이 좀 더 편할 거예요. 하지만 제도권 방송국 정규직 PD로 일한 경력은 어디에서나 통합니다. 그곳에서 이름이 나면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죠. 대신 그만큼 좋은 결과물로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그리고 언론이나 영상에 대해 잘 모른다고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입사하면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해요. 또 지금 당장은 잘 모르실지라도,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습득하게 되실 거고요. 아, KBS는 방송학 시험을 따로 보는데요. KBS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방송학개론 정도는 알고 계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 정도면 충분해요.
PD든 기자든 이들 모두 스스로 똑똑한 사람이라기보다는, 각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들에게서 듣고 배운 이야기를 잘 가공해 시청자에게 내놓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열린 귀와 소명 의식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지식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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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언론사 취업 준비는 상당 부분 일반 기업 취업 준비와 겹칩니다. 어느 곳이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파악하고 열정과 성실함까지 겸비한 사람을 원하지 않는 곳은 없죠. 조금 다른 점은 전문 스터디에 참여한다는 것 정도인데요. 이 또한 일주일 한두 번 모여 같이 글을 쓰고 첨삭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크게 부담되지도 않을 거예요.
언론사 취업 준비는 그 어떤 것에도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진로에 확신 있는 상태가 아니실지라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근차근 준비해 보시는 게 어떨까 싶어요. 대기업 취업 준비는 언론사 취업 준비에 비해 인적성과 PT 면접이 하나씩 더 있을 뿐입니다.
원하시는 답변이 되었을까요?
와! 이렇게 긴 글로 멘토링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터디를 찾아서 한번 공부해봐야겠습니다.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