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컴퓨터 공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드라마 제작에 대한 오랜 꿈이 있었는데 현실적인 문제로 지금의 과로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문화 콘텐츠 전공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작은 드라마 제작사에라도 입사해 기획/제작PD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 관련 분야로 진로를 결정한 친구나 선배가 없어서 너무 막막합니다.
영상 편집은 프리미어 프로로 공부 중인데, 제가 향후 드라마 제작사에 PD로 취업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지난 2년간 배운 컴퓨터 언어와 코딩 툴은 이제 쓸모가 없어지겠죠?
사실 저와 같은 방향의 진로를 가려고 하는 학생들의 스펙이나 학벌이 너무 뛰어나서 겁도 납니다. 절대 늦은 게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그렇겠죠?
반갑습니다. 멘티님!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모르는 분야라서 많이 걱정이 되시나 봐요.
방송 외주 시장 - 조연출이 귀합니다
절대 늦지 않았다는 말씀 먼저 드릴게요! 마지막 멘트가 너무 인상적이고 재미있게 들리네요. 그런데 진짜 사실입니다. 방송 외주 시장에선 조연출이 너무 품귀라서 본인 스펙 상관없이 진입 가능하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유명한 특정 프로덕션에 꼭 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제작사들은 많기 때문에 본인이 골라 갈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인지하셔야 할 것은 방송국 공채가 아닌 외주 제작사로 입사하셨을 때 본인이 생각하는 역할로 출발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특히 드라마 같은 경우는 예비 PD들이 PD 본연의 롤, 즉 기획하고 통솔하고 책임지고 하는 부분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그건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에나 가능할 거라 그 기간을 견딜 멘탈을 우선 확보하셔야 할 겁니다. 조연출로서의 모든 업무는 사소하고 귀찮을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조연출로서의 모든 업무는 사소하고 귀찮을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외주 제작 시장, 스펙은 필요 없습니다
스펙 얘기를 해주셨는데 외주 제작 시장에서는 스펙에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상당수의 조연출들이 방송 관련 전공(2~3년제)에서 배출되고 있어요. 하지만 다시 말씀드리건대 조연출은 들어와 주기만 해도 ‘땡큐’인 상황이라 경쟁도 별로 없을 겁니다. 그리고 본인이 전해 들어 온 얘기와는 다를 수 있겠지만, 진짜로 공채에서도 스펙 거의 안 봅니다. 방송 업무에 대해서 스펙이 관여하는 바가 없거든요.
멘티님의 스펙은 좋은 편이에요. 하지만 억울할 만큼 그 스펙을 활용할 기회가 없을 겁니다. 전공도 활용 기회가 없기 때문에, 전과하든 안 하든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니 본인에게는 방송사 공채와 외주제작사 취업 모두 길이 열려 있다고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제작사 취업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첫 번째로 미리 멘탈을 준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채를 생각하신다면 언론고시 준비생들의 모임과 스터디 참여를 권해드립니다. 다음 카페 ‘아랑’에서 찾아보시면 좋습니다. 다른 준비 사항은 따로 없다고 봅니다.
제 답변이 다소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드라마 제작 분야의 산업구조를 대개 잘 몰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맞는 곳으로 가시길 응원합니다!
친절하고 자세한 답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막막하고 어렵고 갑자기 바다 한가운데 뚝 떨어진 느낌이었는데 등대를 찾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잘 알아보고 준비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