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경영학과를 복수 전공한 27살 멘티입니다. 올해가 돼서야 게임업계에서 일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결론을 하고 각종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게임 관련 대외활동을 하였고 NDC(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서포터즈와 같은 활동을 뒤늦게나마 하면서 업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1. 게임 마케터로 성장하기 위한 교육, 지식이 필요할지 방향 제안을 부탁드립니다.
마케팅에서도 콘텐츠 마케터, 브랜드 마케터 직무를 준비했습니다. 즐기기만 하던 게임에서 콘텐츠 분석을 하고 있으니 보람되고 즐거운데요. 도무지 잘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게임 마케팅 관련 교육들은 모두 게임 개발자 중심 교육들밖에 없어 당혹스럽습니다. 게임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추천해 주시거나 프로그램(ex.GA,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지식 습득 방향성을 잡아 주실 수 있으신지 조심스레 부탁해봅니다.
2. 마케팅 직무 외에도 *GM이나 *QA 쪽에 관심을 둬도 괜찮을까요? 이번 상반기 한곳의 인·적성 시험 외에는 모조리 떨어져 무작정 마케팅을 붙잡는 것보다는 QA, 라이브운영(GM) 직무까지도 지원해야 할까 아니면 다른 업계도 준비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됩니다.
게임 업계에 일하고 싶은데 마케팅 공부를 했다고 무작정 마케팅을 밀어붙이고 있는 건 아닌지 답답합니다. 멘토님의 의견 기다리겠습니다.
1) GM : Game Manager는 게임의 전반적 진행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업무를 하는 직업
2) QA: Quality Assurance의 약자로 '품질 보증' 을 말합니다. 현재는 게임업계의 직종 중 하나로, 게임이 일정 수준의 품질(Quality)을 가질 수 있도록 제품 출시 이전에 각종 테스트(Test) 및 검수 작업을 하는 업무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우선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싶으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지금 질문 주신 것으로 봐서는 단순히 경영학과인데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싶으니 마케팅밖에 없다고 생각하신 게 아닐까 싶어서요.
게임 업계를 고집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우선 게임 업계만을 위한 마케팅 공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니 아마 찾아 헤매셔도 게임 마케팅 세미나를 찾아보실 수 없었을 거예요.
우선 게임 산업은 다른 어느 산업보다 더 자유롭게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또한 매체나 채널, 방식을 가리지 않고 무궁무진하게 마케팅할 수 있는 영역이죠. 하지만 게임 마케팅은 다른 마케팅과 달리 '게임'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길이 좁습니다. 잘 채용하지도 않고, 신입은 거의 채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게임 마케팅의 실재
게임 마케팅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보통 아주 일반적인 형태의 게임 마케팅은 새로운 게임에 대한 런칭 마케팅으로 시작됩니다(혹은 기존 게임에 대한 지속 홍보 나 업데이트 홍보 목적) .
일단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개발팀과 QA팀에서 개발 / 검수를 마치고 마케팅팀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는데요. 직접 게임을 여러 번 해보며 게임의 매력에 대해 파악하고 소구점을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실제 심시티 모바일 론칭할 때 했던 프로세스를 설명해 드릴게요.
1. 심시티의 메인 타킷설정 : 기존에 심시티 PC 버전을 즐기던 중년, 청년 고객층
1-1 서브 타깃 설정: 심시티를 해본 적은 없지만 도시 건설, 마을 꾸미기 게임에 관심 있을 만한 YOUNG타겟
2. 타겟에게 적합한 홍보 채널 선정: 중년, 청년이 많이 가는 커뮤니티 (디시, 다음 카페, 인벤 등)
2-1. 자사 채널 홍보 : 홈페이지, 모바일 홈페이지, SNS 등 콘텐츠 지속 업로드
3. 홍보 채널에 뿌리기 위한 메시지 선정: 어지럽혀진 물건들을 보면 각 맞추고 싶고 정돈하고 싶다는 의미의 '심시티 하다'라는 마케팅 메시지 선정. 각 채널에 재미있는 이미지와 스토리를 쓴 다음 '이거 완전 심시티 하는 중인데?' 등의 바이럴 마케팅 진행
4. 외부 홍보: 삼성역 버스 정류장 광고로 심시티 홍보 (QR코드 등). G-STAR 참가하여 부스 마련. iOS, AOS 태블릿 8~10대 설치 후 직접 게임 즐길 수 있도록 무제한 모드 설정해 놓음, 모델 섭외하여 공사 모자, 농부 의상 입히고 G-STAR 내부를 돌며 피켓 홍보, 경품으로 EA로고 박힌 보조 배터리, 가방 등 증정
5. 이후에 제가 퇴사하고 나서 서울 시장님과 만나는 것을 경품으로 삼은 이벤트 진행했더군요.
링크 :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43190
여기까지가 새로 론칭한 게임에 대한 마케팅 전반이었습니다. 물론 앞뒤로 기획과 경품 선정, 정산과 결과 보고 등 프로세스가 있지만 생략하죠. 게임 마케팅은 사실 실체가 없는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어려움은 있고, 그렇기에 창의력이 더 많이 발현되어야 하죠.
중요한 건 경험과 시각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게임 마케팅을 위해서만 배울 것은 존재하지 않고요. 어느 분야에 가서도 마케팅할 수 있을 만한 지식으로 '경험'과 '트렌드 보는 시각'을 갖추라고 조언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신입에게 능숙한 마케팅은 바라지 않아요. 오히려 통통 튀는 시각과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을 만한 작은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경험은 타사 업무 (인턴) 경험이라든지, 게임 베타 테스터로서 어떤 의견을 개진한 경험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기재해주신 경험 사항을 보니 STV 게임즈나 소셜마케팅 우수상 등이 있으니 이 부분을 강조하시면 좋겠습니다.
트렌드를 보는 시각은 타사 게임 마케팅에 대해 그들이 언제 (런칭 몇 주 전 등) , 왜, 어떻게 했는지를 열심히 공부해두시면 자소서, 면접, 실제 업무 때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기사를 많이 보시거나 SNS 등을 참고하시면서 외워두세요!
일단은 도전입니다
다른 분야 도전에 관한 고민은 본인이 원하는 직무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시면 답이 나올 문제입니다. 마케팅이 안 되니 QA나 GM을 할까 하는 생각은 너무 미래를 아무렇게나 생각하지 않았나 싶네요.
만약에 마케팅, QA, GM이 다 떨어지면 그다음은 어떤 것을 고민하실 건가요? 한 가지 분야에 확신을 가지고 도전해보신 다음 일단 직접 일 해보시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일단 마케팅에 들어가서 열심히 구르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다른 흥미 있는 직종으로 옮기시면 됩니다. 처음부터 이것저것 대체재처럼, ‘보험처럼 이거 아니면 저거 하지 뭐’라는 생각은 본인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따끔하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위에 설명해드린 마케팅 프로세스를 보시고 '와 정말 재밌겠다,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1초라도 드셨다면 마케팅에 도전하셔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QA와 GM은 회사 중심 자원이 아니고, 커리어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 지원 시 깊게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우선 생각하셔야 할 점은 ‘내가 무엇을 진짜 재밌어하고 좋아하는가!’ 입니다. 잘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길 바랄게요. 참고로 저는 사진 찍고 글 쓰고 제 블로그 운영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SNS 마케터로 시작했습니다. 2004년부터 해서 15년째 꾸준히 한 우물만 파고 있네요. 스스로를 잘 돌이켜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