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멘티입니다. 우선 수습 자리라도 구하고자 공고가 뜨는 곳을 계속 지원하고 있는데 아직 합격 통보를 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서른살이고 결혼하고 아이 하나가 있습니다. 특별히 선호하는 자리는 없지만, 아이와 남편이 있어서 지방 근무가 있는 곳은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부에서는 법학을 전공하였고 특별히 영어나 이공계, 의약 보건 분야에 강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막연하게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계속 쓰는 것 보다, 멘토님께 조언을 구하면 어떤 점이라도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질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전문 분야를 생각하고 있는 바는 없고 사내변호사나 로펌 둘 중에 특별히 선호하는 곳은 없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지원할 곳을 고르고, 지원 시에는 무엇을 어필하는 게 좋을지 궁금합니다. 어떠한 조언이라도 해주신다면 제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준연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우선, 변호사시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시험에 통과함으로써, 멘티님께서는 변호사로서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격을 인정받으신 것입니다. 직장을 구하는 일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고 하더라도, 멘티님께서는 당당하게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송구스러우나, 저는 사법시험을 통해 변호사가 되었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기 전에 근무할 로펌이 정해진 터라 구직을 해 본 경험이 일천합니다. 다만, 제 친구나, 후배들이 어떻게 구직을 했는지 보고 들은 바가 있고, 특히 로스쿨 출신 후배들이 구직과 관련하여 제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제한적인 경험에 기초해서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법조계에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은 멘티님께서 너무나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조금 가혹하게 말하자면, 지금 공고가 올라오는 모든 곳에 지원해야 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지원할 곳을 고를 것인지는 어떤 일자리가 비전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어떤 일자리가 취직 확률이 더 높은지를 기준으로 함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아가, 취직 확률이 높은 곳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자리가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 멘티님이 어떤 분야에 강점이 있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법조계에는 어떤 일자리가 있고, 어떤 역량이 요구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로펌
1) 대형로펌 / 중형로펌 : 신입 일자리 없음.
2) 부띠끄 로펌 : 신입 일자리 있음. - 주요지표 : 학부 / 로스쿨 학벌, 로스쿨 학점, 인성, 실무능력, 전문성 - 가점요소 : 해당 로펌의 전문 분야에 대한 이해 / 특이경력
3) 중소기업 사내변호사 : 신입 일자리 있음. (공고 거의 없음) - 주요지표 : 학부 / 로스쿨 학벌, 로스쿨 학점, 영어능력, 나이, 인성 - 가점요소 : 쉽게 이직하지 않고 성실히 근무할 수 있는 성향
3. 국가기관, 공공기관
1) 계약직 공무원 : 신입 일자리 있음. - 주요지표 : 학부 / 로스쿨 학벌, 로스쿨 학점, 인성 - 가점요소 : 지방근무 가능한 자
2) 일반직 공무원 : 신입 일자리 있음. (별도 TO 없음) - 주요지표 : 공무원 시험 응시
3) 계약직 공공기관 사내변호사 : 신입 일자리 있음. - 주요지표 : 학부 / 로스쿨 학벌, 로스쿨 학점, 영어능력, 나이, 인성 - 가점요소 : 지방근무 가능한 자
위 표 가운데,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신입 선발이 이루어지는 일자리만 의미가 있겠습니다. 대형로펌, 중형로펌, 대기업 사내 변호사는 이미 신입 변호사 선발을 마친 것으로 보이므로, 멘티님께서 현실적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자리라고 생각됩니다.
남은 일자리는 부티크 로펌, 소형로펌, 대기업 일반직, 중소기업 사내변호사, 계약직 공무원, 일반직 공무원, 계약직 공공기관 사내변호사 정도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로펌의 종류와 특징
부티크 로펌은 보험 / 해상, 부동산, 금융 등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해당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전문 로펌을 말합니다. 이런 곳은 전문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거나, 특이 경력이 있는 변호사를 선호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사무실에 지원할 때에는 관련 분야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공부한 뒤에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형로펌은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기보다는 모든 사건을 다 취급하는 일반적인 로펌을 의미합니다. 소형로펌에서는 전문성 있는 인재를 원하지 않습니다. 로스쿨 학벌, 로스쿨 학점도 그리 신경 쓰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소형로펌은 대부분 적은 급여에도 성실하게 시키는 일을 적당히 해낼 사람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형로펌에 지원할 때에는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낼 것이라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보다는 어느 곳에서도 성실히 일해 왔고, 대인관계가 원만했으며, 낯선 환경에서도 빠르게 내 역할을 찾아 잘 적응해 왔다는 내용을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기업 일반직, 중소기업 사내변호사는 조직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를 많이 따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기관 계약직 공무원 및 공공기관 계약직 사내 변호사의 경우, 대부분의 일자리가 지방 근무인 것이 특징입니다.
멘티님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취업 가능성의 측면에서 앞서 살펴본 직역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공고가 뜨면 일단 지원해 보는 것이 최선으로 생각됩니다.
입사 지원을 할 때는 우선, 해당 일자리가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 확인하고,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면접을 보시게 되면 면접관이 멘티님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지 꼭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향후 비슷한 유형의 면접 기회가 왔을 때, 과거의 면접 사례를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의 질문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면접관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자기소개서에 미리 반영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 면접 준비를 위해, 면접관의 질문은 꼭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마지막으로 구직기간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마음 굳게 다지시라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디에서 일하는지와 관계없이 모든 변호사는 결국 개업 변호사입니다. 개업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한다면, 변호사는 어떤 자리에서든 성공할 수 있습니다.
취업이 일찍 되는지 늦게 되는지와 변호사로서의 성공은 크게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구직 활동 기간을 면접관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공부하는 기회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멘티님께서 변호사로서 자리를 잡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구직 기간의 경험이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 궁금한 거 있으시면 질문 주세요. 힘닿는 데까지 아는바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