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출판사 입사 과정 중인 분이라니 반갑습니다. 하지만 교육 출판과 일반 단행본 출판은 차이가 많이 나서 도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적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는 선에서 답변할 테니 참고만 하길 바랍니다.
편집 개발자, 독자와 저자를 연결합니다
ⓒalejandro escamilla
직무 설명부터 하겠습니다. 단행본의 기획 파트라고 생각하고 말하자면, 독자(보통 대학생이겠지요)가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 지식을 원고로 정리할 수 있는 저자(보통은 교수님입니다)를 섭외해 책으로 출간하도록 기획하는 일입니다.
보통 앞서 말한 기획과 교정 교열 편집 과정을 포괄하는 작업을 ‘편집개발 직무’라고 지칭합니다. 해당 분야 전공자가 아니면 쉽지 않겠지요.
출판사는 보통 영세하지만, 대학교재 전문 출판사의 경우 규모가 있고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일이 쉬운 건 아니고요. 신입 교육 프로세스를 갖춘 곳에 입사하게 된다면 편집이나 온라인 마케팅 업무에 집중하며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겁니다.
편집개발자, 글과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필요
편집개발자는 독자와 저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러므로 늘 독자의 고민에 예민하게 안테나를 세워야 합니다. 또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 방법을 책으로 알릴 수 있는 저자들과 맞닿아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전문가 수준의 편집 능력과 정서법(맞춤법) 지식이 필요합니다. 정서법을 알릴 척도는 현재 KBS 한국어 능력 시험 자격증이 유일합니다. 4급은 일반인 수준이니 되도록 2급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시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고 자격증이 필수는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와 소통할 수 있을 정도의 디자인 안목도 있어야 합니다. 교재 디자인을 보면 일반 단행본보다 많이 열악합니다. 출판사가 디자인 비용에 크게 투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와 편집자의 역량이 수준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만, 이 또한 편집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지요. 국내 단행본 출판 디자인은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책을 보며 감각을 익히길 바랍니다.
ⓒfreddie marriage
출판계의 위기, 지식의 확산으로 극복해야
교육출판업계의 전망이라, 개인적인 의견을 물어봤으니 솔직히 답하겠습니다. 초/중/고교 교육 출판은 나머지 출판시장 규모에서 0이 하나 더 붙은, 10개 규모의 시장입니다.
반면 대학교재 출판 시장은 그보다 훨씬 더 적고, 더 축소되고 있습니다. 대학이 줄어드니 시장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는 거죠. 여기에 교재 복사와 이에 대한 정부 시책으로 교재 출판계는 그야말로 고사 위기입니다.
교재 복사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서, 조금 검색해 보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찾기 힘들다면 따로 말해주세요. 답글로 몇 가지 기사 링크를 공유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발전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알쓸신잡의 유현준 교수님이나, 기생충 연구의 서민 교수님, 세종 연구가인 박현모 교수님 등 전문 분야에서 대중적인 접근으로 지식을 확장하는 전문가분들이 계십니다.
교육 출판사는 대중적인 지식 확산과 깊이 있는 연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지식산업으로서 미래를 일궈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곧 출판업계의 선후배로 만날 것 같습니다. 또 궁금한 점이 있다면 문의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