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역량, 내 것으로 만들어보기 ;-)
요즈음 언론 경제면이나 사회면에서 흔하게 접하는 표현, ‘초격차(超格差)’.
S사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가 경쟁사를 따라잡고 추월 의지를 드러내는 과정에서도 자주 언급 되었죠. “넘볼 수 없는 차이” 라나요? ㅎㄷㄷ
이는 분명 “1등 아님 눈에 보이지도 않아!” 같이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 단어로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어설프게 잘한다가 아닌 진짜, 진심, ‘찐’으로 잘한다 정도가 딱 적합한 느낌 같아요.
그런데 이 ‘초격차’를 현실적으로 실행 해보기는 정말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제한속도 100km/h 인 고속도로에서 다른 이들과 거리를 많이 벌려두고 싶다면 120으로 두세시간을 달리거나, 180으로 한시간을 달리는 등
적잖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야 그만큼의 격차가 발생할까말까 인것 같습니다. (어쩌면 300을 달려야 할지도 모르죠.)
3등과의 ‘초격차’,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요?
우리 개개인의 사회생활에서는 더욱 거리감 있는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성숙해진 과열 경쟁 구도 속에 한 개인이 시속 300km/h로 경쟁력을 갖추기는 불가능에 가깝지요.
그래도 많은 분들께서 스펙을 드높이고자 대학원을 다니시고 개발자 부트캠프를 이수 하시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사실 입니다
‘초격차’ 라는 것이 과연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표현일까요? 저는 조금 가볍고도 진지한 생각으로 ‘초격차 역량’ 만큼은 ‘적용 가능하다’는 결론 부터 내려봅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여전히 쓸만하다?
누구든 특정 분야에 1만 시간을 쏟으면 그 분야의 최고가 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등등 수많은 명언들이 우리의 초격차 역량에의 의지를 불태워 주고 있습니다.
그 중 단연 ‘1만 시간의 법칙’은 전문성과 역량 확보에 필요한 기준 예산을 정의 해주고 있습니다. 장난 삼아 계산 한번 해보니 3년 내내 (매년 workday 247일 기준) 13~14시간 특정 분야 하나에만 몰두하면 뭔가 전문가 스멜이 스믈스믈 풍길거라는 얘기군요. 어째… 서당개 3년 해볼만 하려나요? ^^
안타깝게도 이러한 공식과 상상은 우리가 ‘초격차’ 수준을 너무 우습게 생각한 결과물 인 것 같습니다 .
1만 시간 자체도 특정 기술에 대한 훈련과 노력으로 얻게 되는 숙련도일 뿐이며 상대적으로 격차를 벌려놓을 만큼의 속도나 파워는 아니다는 점을 주지해야겠습니다.😞
그렇다면 그 ‘300km/h’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라나요? 저는 왠지 ’자기 객관화 및 효과적 역량 개선‘에서 답을 찾아 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비슷하게는 PDCA 사이클도 떠올려 보실 수 있습니다. 끊임 없이 품질개선을 달성해 가기 위해 미국 통계학자 Deming이 고안한 사이클에다가 과학적 사고를 얹어 자기계발 모델로 이용 하는 겁니다
직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목적의식을 잘 설정 하고, 현재의 나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부족한 점을 차분히 채워 가는 동시에,
냉정한 평가를 받을 기회를 마련해 가는 순환구조가 완성 됩니다. 끊임 없이 의심하며 검증 되지 않은 가설은 과감히 내다 버리는 용단도 필요 하고요.
이런 습관이 몸에 베여 있으면 괜찮은 업무 결과물들은 자연스레 차고 넘쳐 날거예요. (물론 업무에 필요한 IT에 대한 이해가 높고 손이 빠른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펙 보다는 여러 상황과 평가의 누적에서 자연스레 시작 되는 격차
흔히들 시작하는 사다리가 1층이냐 2층이냐에 따라 개인 역량이나 발전 가능성의 한계가 존재 하는 것으로 치부 하는 듯 합니다. 공교육 vs. 사교육 규모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이 그러하니까요.
저 역시 그런 배경으로 상당히 부족함이 많은 채로 사회 생활을 시작 했고, 친구들이 대학 졸업 하고 취직 준비할 때에 등록금 없어 제적 당하고 계약직으로 여러 일 전전 하며 주경야독으로 학부생활을 마무리 한 경험이 있습니다.
교육에서의 ‘초격차’. 저는 분명 이 영역에서 좌절 했습니다. 그래도 건강한 ’정신’과 ‘몸’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 드립니다😉
사회 생활 초반에도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이제 겨우 애착을 갖고 배워가던 경영전략 컨설팅 사업부가 쪼그라들어 갑자기 SAP 솔루션 SD 모듈 컨설팅으로 배치 예정 되는 바람에, 부대표님께 직접 찾아가 하소연 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평소 관심이 있었던 IT 감사본부로 이적을 하고 다시 새롭게 배우는 생활을 했지요. (배움의 연속🥹)
대부분의 상황들은 저의 바램대로 되기 보단 저에게 깜박이도 없이 들이 닥치는 편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계획 같은걸 세우기가 민망할 정도인 때가 분명 있었어요.
이렇듯 초반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딜 가든 어떤 일을 맡든 그 조직과 놓여진 일 앞에서는 꿀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생각에 집착 하니 쫌 못한다고 욕을 먹고 혼나는게 중요한게 아니더군요.
앞서 언급한 ‘자기 객관화 및 효과적 역량 개선’에 집중하며 스스로가 원하는 목표 수준을 늘 20~30% 상향 시키다 보니,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왠만한 개인 일정을 모두 뒤로 돌리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스태프로 참여 해도 팀장과 고객의 진솔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고, 팀장으로 이끌어 가다가도 내가 모르는 분야는 후배의 전문성에서 도움을 받아 왔습니다.
그렇게 3년 쯤 지나면서는 평가 결과가 어떻든 노력한 결과에 대한 평가는 그저 받아 들이게 되었습니다. 다같이 못한건 혼자서라도 밤늦게까지라도 고치면 그만이고, 저 혼자 잘한 듯 해도 함께한 이들과 함께 맛난 음식 먹고 땡땡이도 쳐가며 즐겁게 지내면 그만 입니다.
이러한 과정의 업무 결과는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으니, 뭘 더 많이 얹고 애를 써야 격차가 생기는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목표를 더욱 명확하게 설정 하고 그에 집중 하는 진정성 있는 노력과 아낌 없는 헌신. 그걸 위한 모든 활동들이 다른 이들과의 격차를 조금씩 만들어 누적으로 쌓아 냅니다. 이게 한 120km/h 로 5년쯤 달려준 느낌?
가끔 스스로를 도마 위에 올려 놓고 회를 떠 봅시다.
근데 저런 정도의 속도와 노력은 누구든 갖추고 해낼 수 있는 수준 이므로 ‘뛰어 넘을 초(超)’라는, 그 저명한 타이틀을 붙이기에 역부족 인 듯 합니다.
일전에 현업으로 이직을 준비할 적에, 10년간의 업무 경험을 자기소개서로 써내려 가며 어느 순간 너무나 막막해진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 경험들 안에서 진짜로 내가 한게 뭐였는지, 분명 내가 다 했는데 그렇게 보여지지 않는다던지…
한마디로 나의 실적과 기여도를 어떻게 보여지게 할 것인지가 당최 정리되지 않아 너무나도 힘들었던 기억이네요.
지금 당장 여러분의 노트나 메모장에 정확한 나의 이력이나 실적, 역량, 기술 수준을 아주 꼼꼼하게 작성 해두셔서 곧바로 들이내 보일수 있을 분은 얼마나 계실까요?
모든 Job / Prj. Requirements 에 나의 맨몸 실력을 얼만큼 신속하고 센스 있게 잘 풀어내실 수 있을까요?
재직자의 경우, 성과평가 시즌에 나의 실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계실까요? 혹여 타인의 실적을 가져와 나의 기여도는 쏙 빼먹고 두루뭉술하게 나마 좋은 평가를 기대하고 있지 않은가요?
이 지점에서 아마도, 그간의 ‘자기 객관화 및 효과적 역량 개선’을 ‘업그레이드’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얼만큼 진솔한지, 객관적 노력과 실적, 심지어 부족한 점에 대해 타인들 대비 얼만큼 익숙하고 편안하게 주장 하고 평가 받을 수 있는지에서 업글 기회가 등장하는 거죠.
우리는 속한 조직 뿐만 아니라 나를 잘 모르는 이들로 부터 어떤 사유로든 ‘평가’ 받을 때에 나의 위치를 그나마 가늠이라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직장, 현 위치에서, 현재 구직하고 있는 분야를 살짝 떠나 새롭게 구직/이직을 도전 해 보시는 것도 아주 좋은 평가 기회와 명분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 합니다. 안그러면 그동안의 이력서나 자소서, 평가 결과를 어떻게 정리나 해볼 수 있겠어요?
비정형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정리 해주는 GPT 서비스도 등장. 자소서나 경력 요약도 좀 더 잘 써줄라나요? @ㅁ@a
저는 후배들과 커리어 계발에 관한 담소를 나눌 적에 함께 결국 회식을 즐겨하던 횟집 풍경을 비유해주곤 했습니다.
횟집의 횟감 물고기도, 수십년 경력의 셰프도 결국 누군가의 Order가 있어야 싱싱한 선도를 보여주고 제대로 실력을 발휘 할 수 있습니다. Order가 다양하고 많을 수록 그에 대응 하며 피드백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죠. 모든 Order에 감사 해야 겠습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가져볼 수 있는 초격차 역량
자… 이쯤 되면 되레 조직의 상황과 문화에 맞게, 요구사항을 충족 하게끔 보고/공유 하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 반영해가는 등의 활동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개인 역량에 한해서 만큼은 초격차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이젠 얼추 눈에 어른거리지 않나요?^^ 1만시간 쯤 이렇게 하다 보면 분명 남다른 역량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기준과 방법으로 사회생활을 한 결과가 지금 저의 모습 입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부족함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런 모습으로 지내 오다보니 좀 더 주체적이고 때로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저의 직무를 스스로 입증 해오며 지금의 직무와 업무 기회를 만들어서 이 자리 까지 왔습니다.
이게 저라서 특별한 것 같진 않고, 그저 ‘자기 객관화와 효과적 역량 개선’을 십수년간 해오며 함께 하는 이들을 조금이라도 먼저 생각하고, 때론 치열하게 치고 박아 대며 일궈온 결과가 아닐까…
그리고 이것이 가져다 주는 ‘격차’ 라는 것은 분명 일반적인 수준은 아닌 듯 합니다. 참 감사한 일이고, 이 글을 접하고 계신 여러분의 모습도 충분히 이렇거나 이러실 수 있을 것으로 짐작 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챌린지와 변화를 겪게 되겠지만, 제가 믿는 초격차 역량(에 다다르기 위한 노력!)이 또 다른 새롭고도 좋은 경험들을 만들어 줄 것 같아 한층 신나 있는 요즈음 입니다😊
JH.
좋은 분들과 열정적으로 즐겁게 일해온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서 현업으로 이직에 성공 했습니다.
더 넓은 마음으로 소통하고, 또 다른 가치를 찾아가는 여정을 맞이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