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전공자, 빅데이터 관련 분야 취업을 위해 대학원을 꼭 가야할까요?
기업에서 실무를 진행하며, 많은 업계 사람들과 만나고, 관련 동향을 지켜보다보면
개인적으로는 대학원만이 답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있습니다.
저는 통계학사 출신인데요.
기업에서는 빅데이터 관련 분야의 신입을 채용할 때 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요구할까 생각해보면, 다음의 이유들이 있을 것 같네요.
1. 가르칠 사람이 많지 않다
2. 하지만 실무에 바로 투입되어 즉시 전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3.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가 학습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대학원을 나온 경우, 일단 어느 정도의 지식 수준이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고(1), 또한 프로젝트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실무에 빠른 투입이 가능하기도 하고(2), 만일 아직 실력이 부족하거나, 풀어야하는 문제가 어려울 경우 국내외 최신 논문을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학사 출신 보다 상대적으로 또 경험적으로 더 나을 수도 있겠다(3) 싶은 듯 합니다.
빅데이터 관련 업종 (사실 굉장히 광범위한 표현이긴 합니다😅)으로 취업을 희망하신다면, 크게 데이터 엔지니어링 영역과 데이터 사이언스 영역으로 나뉘어질 텐데, 점점 더 데이터 엔지니어링 영역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판단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처리해야할/분석해야할 데이터는 점점 더 많아지고 복잡해지는데에 비해, 문제를 푸는 방법의 연구 국내외 유수의 산학에서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해결 방법들이 오픈 소스들로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알고리즘에 대한 부분은 실무적 관점에서는 점점 더 자동화되고 편해지고 있습니다. 내가 새로운 알고리즘을 연구하여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고 적용하여 문제를 푸는 일이라면 기존에 비해 점점 더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엑셀처럼요)
따라서, 대학원을 가시고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좀 더 키우시면서 실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시고자 하신다면 사실 통계 보다는 컴퓨터사이언스, 인공지능, 비젼 쪽의 전공 연구실을 알아보시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도 통계 전공자이지만, 만일 저에게 지금 대학원을 가라고 하면 그런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 본인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겠지만, 대학원을 진학할 경우 다음의 큰 문제가 존재하게 됩니다.
잘 아시겠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입니다.
2년 이라는 시간과 수백만원이라는 돈은 결코 작은 투자가 아닙니다.
더욱이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국내 연구실 실정과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와 현장 환경을 따라가기에는 아무래도 속도가 더 딘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보통 대학원에서 연구하면서도 또 다른 프로젝트를 하거나 새로운 기술 학습을 계속 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하더라구요. 하지만 대학원을 다니며 병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학원이 아닌 방법의 길도 선택에 포함하여 고려해시는 건 어떻까요?
현재 우리나라의 취업 환경을 보면, 신입은 들어가기고 굉장히 힘들지만, 경력은 상대적으로 포지션이 많습니다. 따라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나름의 안정적 투자를 받고 있는)의 빅데이터, 머신러닝 엔지니어 신입 포지션으로 입사하여 여러 프로젝트 경험을 쌓으며 온오프 오픈소스 교육과정(경우에 따라 유료, 요즘엔 양질의 국내외 아카데미 과정들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을 통해 부족한 부분의 지식을 축적하신 후 좀 더 도전해볼 수 있는 회사로 이직을 하는 방식의 길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대학원에서의 2년이라는 시간과 현장에서의 2년이라는 시간을 비교해면,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후자가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음, 이번엔 좀 더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요.
만일 대기업 신입 공채를 진원한다면, 마케팅 분야로도 지원해서 경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마케팅 분야는 점점 더 데이터와 기술이 중요 시 되고 있으며, 마케팅 테크놀로지라는 하나의 기술 영역으로 불리우기도 합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인 것이죠.
예를 들어, 마케팅 타겟을 선정한다든지, 수요를 예측한다든지, 고객 그룹별 니즈를 파악한다든지, 어떤 컨텐츠가 더 잘 먹히는 지 실험을 한다든지, 마케팅 실행 프로세스 자체를 자동화한다던지, 단순하게는 내가 실행한 광고, 마케팅의 성과를 데이터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까지 마케팅 영역에서도 데이터 분석 역량은 매우 중요시 되는 역량입니다. (제 주요 분야이기도 하고요 😅)
이러한 역량은 상대적으로 숫자를 많이 다뤄본 통계 전공자가 경영만 전공한 자보다 더 나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마케팅은 잘 몰라도, 고객은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해당 부분을 잘 어필할 수 있다면 마케팅 분야의 직무로 시작해 점차 그 안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접목한 마케팅을 지향하는 쪽으로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점점 더 직무와 직무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 가속화될 것입니다. 누구나 개발을 할 수 있고 디자인을 할 수 있고 마케팅을 할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아니 해도 되는 세상으로의 변화 속에서, 어느 영역이든 데이터 분석 없이는 안되는 상황에서 그것이 마케팅이든, 인사이든, 회계이든, 상품기획이든, 하다못해 총무관리이든 모든 영역에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이 접목될 수 있습니다. (담당자의 역량과 의지의 문제이겠지요)
하나의 곧은 길만 있지 않고, 길은 굉장히 복잡하게 엮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길로 가든 그 안에서 또 선택을 잘 해나간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길이 좀 돌아간다고 생각이 들면, 남들보다 좀 더 뛰어가면 되니깐요 😅)
하나의 답을 드리진 못하고 여러 이야기를 적어두었지만, 지금 하시는 고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통계와 경영을 전공하고, 빅데이터 관련 교육과정을 수료하며 고객 관계 관리(CRM) 관련 업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프로필 페이지 : http://bit.ly/2MOTMnw
> 데이터 기반 마케팅 팀에 필요한 7인의 영웅들 : https://brunch.co.kr/@jayden-factory/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