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우선 귀한 시간 내서 저희 같은 학생들을 도와주시는 멘토님의 헌신에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국제무역과 정치외교를 전공한 4학년 1학기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생각은 많지만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라 첫 질문은 간결하게 드리겠습니다.
ⒸDaan Stevens
전공무관이라고 표시되어 있긴 하지만 비전공자가 L 전자회사 디자인팀에 입사하는 게 가능할까요? 만약 가능하다면 비전공자가 전자회사 디자인 팀에 입사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어떤 조건이나 자질을 갖춰야 할까요?
멘토님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변민수 멘토의 답변
조직 체계를 이해하고 직무를 정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L 전자회사 디자인팀에 비전공자가 입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조건이나 자질이 궁금하군요.
질문에는 안 나타나 있지만 '기획 디자인 분야 취업'을 원하는 것 같네요. 잠시 제 얘길 하자면, 저 또한 학창시절부터 늘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답니다. 전 시각디자인 전공자임에도 단순 그래픽 작업보다는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이유를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선행 과정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Syda Productions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에 부담감도 없고 오히려 즐거운 일이었기에 항상 '기획'의 측면을 더 많이 원했던 것 같아요. 절충안으로 전시기획자를 타깃으로 지원해봤는데 녹록지 않더라고요. 다 설명하기엔 너무 길지만, 결과적으로 시간이 한참 흘러서야 UX(사용자 경험) 분야에 들어오게 되었고, '기획'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이성적 개입이 많은 디자인 행위란 점에서 나름 만족하며 일하고 있답니다.
멘티님께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요. 제가 범했던 첫 번째 과오인데, 우선 대기업은 직무가 쪼개져 있어서 기획과 디자인을 함께 하는 직무가 존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기획팀이 따로 있고 디자인팀이 따로 있죠.
그렇다보니 내 입맛에 맞는 역할이나 팀에 지원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요. 사실 그런 일이 아예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통의 공채 과정을 통해 이를 이룩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목표였다는 생각이 이젠 들어요.
포기하란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대기업의 특수성, 조직문화, 조직체계 이런 것들을 조금은 알고 접근하면 원하는 직무를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L 전자의 사례로 구체화 해볼게요. L 기업 내부만 해도 디자인팀이 엄청나게 많을 거예요. 이 기업에 ‘디자인 경영센터’라는 조직이 따로 있는데, 여기에 *GUI 디자이너들이 모여 있어요. 반면 UX 디자이너들
은 각 사업부에 따로 흩어져 있죠. 그러나 최근 '디자인경영센터' 하위 'UX 연구소'라는 조직으로 GUI, UX 모두 통합되었답니다. 다 합쳐서 500명 정도의 인원이 소속되어 있어요.
ⒸSyda Productions
이 안에 기획적 요소가 가미된 신산업 관련 디자인 업무 부서가 있을 수 있지만, 신입사원을 거기에 배치하진 않을 거예요. 보통은 내부에서 먼저 지원자를 선발해서 조직이동을 통해 자가 수혈을 하거나 경력직을 뽑거든요. 신입사원이 원하는 포지션에 바로 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만약 기획 쪽에 좀 더 무게를 둔다면 '상품기획'이라는 이름의 조직이나 팀이 더 적합할 것 같아요. 그쪽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초기 상품기획을 하고 아이디어를 짜고 비용 관련 업무 또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대개 그런 조직에서 방향을 잡아 저희에게 의뢰가 들어오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된다고 보면 될 겁니다.
UX디자이너는 전공이 다양한 편
배경설명을 하다 보니 얘기가 길어졌는데, 원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마무리할게요. 디자인팀 안에 비전공자들도 물론 있습니다. 단, UX 디자이너일 확률이 높습니다.
UX 디자인은 분야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분야라 심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등 다양한 전공 출신들이 모여 있습니다. 시각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분야는 실무 투입이 가능한 수준의 툴 스킬 등은 있어야 할 거에요.
저는 심지어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지금 GUI 업무를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요. 현재 사내에서 사용 중인 툴과 협업 방식은 입사 후 교육을 받게 되지만 기본적인 툴은 저도 안 써본 지가 오래되어서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 같아요.
바꿔 말하면, 전공보다는 실무 투입 시 바로 활용 가능한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어필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자질을 키워야 합니다.
두서없이 적은 것 같은데, 답변이 부족했거나 아직 갈증을 느낀다면 질문을 자세히 남겨주세요. 너무 꼬치꼬치 캐묻는 게 좀 그래서 질문을 막연히 한 것 같은데 이런 걸 물어봐도 되나 싶을 만큼 자세히 질문해서 멘티님이 원하는 것들을 꼭 얻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언제든지 열려있으니까 궁금한 거 또 물어보세요. 파이팅!
*GUI: Graphical User Interface. 사용자가 컴퓨터와 정보를 교환할 때, 그래픽을 통해 작업할 수 있는 환경
★★★ 📗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식 GPT 오픈! (24.09.08 업데이트) ★★★
➠ https://chatgpt.com/g/g-E5PPBhBpA
★★★ LG전자 디자인 전형에 관한 질의응답은 공정성 이슈로 당분간 진행하지 않고자 합니다. ‘부지런히 현업 담당자들로부터 정보를 모으라' 했던 조언이 무색해지게 되었지만, 원칙에 우선한 자체적인 결정이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23.03.30 업데이트) ★★★
★★★ 질문 이외의 문의사항은 아래 링크 내 이메일 주소를 통해 공식적으로 보내주시면 검토 후 답변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내용이 멘티분들과의 내밀한 질의응답 피드백 이외의 내용들로 오염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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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략한 소개 】
◎ 전공 ➠ 시각디자인 학부 / UX Lab. 석사
◎ 경력 ➠ 12년차 UXer 프로페셔널 @LGE
◎ 멘토 ➠ '잇다' 유일 UX 전문 명예멘토 (2016.10~)
◎ 저자 ➠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집필
◎ FAQ ➠ uxqna.com
◎ 기타 ➠ litt.ly/u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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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 활용법 | 질문 잘하는 요령 】
① 멘티님 고민, 상황, 배경 설명은 구체적으로
ㅤ ➠ 답변 퀄리티 업그레이드!
② 지원희망 회사, 부서, 직무(UI, 기획 등) 명시
ㅤ ➠ 개인 맞춤답변으로 보답!
ㅤㅤㅤ❅ 단, LG 내부 민감성 질문에는 답변 불가!
③ 포트폴리오 피드백 요청 시
ㅤ ➠ 웹, 노션, 구글 드라이브 등 전체공개로 링크 공유
ㅤㅤㅤ❅ 포트폴리오 보안은 각별히 주의하겠으나
ㅤㅤㅤㅤ 대외비 등 보안 프로젝트는 이슈 확인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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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링 철칙 】
◎ 프로젝트 보안 및 개인 비밀유지는 철저히 준수 ✔
◎ 부정청탁 금지 ✘ ➠ 정답을 스스로 찾도록 격려 ✔
◎ 국소적 피드백 ✘ ➠ 당락에 영향을 주는 큰그림 ✔
◎ 아름다운 답변 ✘ ➠ 현업 관점에서 현실적 조언 ✔
◎ 멋부리는 답변 ✘ ➠ 공감을 토대로 정성껏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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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티님들께 바라는 것 】
적어도 저의 멘토링은 절대 재능기부가 아닙니다.
저의 답변으로 도움을 받으셨다면, 다음 두 가지 대가를 요구합니다.
① Don't pay back!
ㅤ _ 사례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대신 좋은 소식과 근황은 꼭 알려주세요. 멘토링 활동 지속에 큰 힘이 됩니다. 물론 추가질문도 얼마든지 좋습니다!
② Pay it forward!
ㅤ _ 훗날 멘토가 되어 조언이 절실한 멘티님들을 저처럼 도와주세요. 선순환을 통한 업계 발전에 이바지해주시면 저는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