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찾다가 S 기업 통신 계열사의 마케팅 직무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하지만 비전공자이자 비경력자로서 제가 세운 목표가 너무 막연하고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주변에 현직자를 만날 기회도 없어서 막막했는데, 이렇게 ‘잇다’를 통해 멘토님을 만나게 돼서 다행입니다. 최근 혼자서 고민했던 부분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해봤어요.
1. 멘토님은 평소에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그리고 통신 마케팅과 통신 영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2. 마케팅 기획에 어떤 역량이 필요한 지 궁금합니다.
3.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단기간에 어떤 준비를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까요? 지금은 온라인으로 통신 관련 리서치를 하거나, 무작정 대리점을 돌아보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 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 최경훈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글만 읽어봐도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신다는 것이 느껴져요.
일단 본인이 비전공자라는 것을 가장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 마케팅에 전공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회사의 마케팅 부서는 전공을 많이 보지 않아요.
실제로 제가 다니는 회사에는 디자인, 음악 등을 전공한 분도 마케팅 부서에 계십니다. 저도 전공이 경영이 아니에요. 따라서 회사 생활하시면서 전공으로 인한 불이익은 아마 없을 거예요.
또한, 경력이 없다는 것 역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경력자가 아닐 수 있고, 입사 전에 가지고 있는 경력 대부분은 실무에 큰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그러므로 전공, 경력에 부담감을 가지기보다,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시면서 자신감을 찾는게 좋을 것 같아요.마케팅은 자신의 논리로 남을 설득할 수 있는 자신감이 중요하니까요.
마케터의 주 업무는 엑셀 작업
저는 이제 7년 차 마케터입니다. 우리 회사가 다른 곳보다 직군 내 이동이 잦은 편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제가 여러 이유로 이동을 자주 하다 보니 현재 근무하는 팀이 입사 후 다섯 번째 팀이에요. 그동안에는 마케팅, 기획, IMC 등 여러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팀을 옮기면서 동일한 업무를 확장해서 하는 경우도 있었고, 새로운 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주요 업무는 회사 Resource 관리 및 데이터 분석, 시장운영입니다. 거창하고 딱딱해 보이지만, 쉽게 말하자면 스탭 업무를 하는 거예요.
또한, 마케팅 부서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업무는 엑셀 작업입니다. 마케팅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숫자 싸움일 때가 많아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통계를 만드는 일이 일상이예요. 부서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부서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통신 마케팅과 영업의 경계
통신 마케팅을 크게 봤을 때는 시장 관리(휴대폰 할인금액, 요금제 등), 대리점 등 유통망 관리, IMC 활동(광고, 프로모션 등)으로 나눌 수 있어요. 저는 주로 시장과 유통망 관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멘티님께서는 이러한 통신 마케팅과 통신 영업의 차이를 물어보셨는데, 사실 크게 다른 직무가 아닙니다. 실제로 대부분 회사들이 영업과 마케팅의 경계를 두고 있지 않아요. 저희 회사도 마찬가지인데, 영업 부서가 별도로 없고 마케팅 부서에서 영업을 함께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제가 있는 B2C 분야는 간접영업 형태로 대리점을 통해 판매를 해서 더더욱 마케팅과 영업의 경계가 없습니다. 업무에서는 마케팅과 영업의 차이보다, 지역과 스탭 조직의 업무 차이가 더 두드러지는 편입니다. 다만 B2B는 기술 영업을 해야 하므로, B2C와 다르게 마케팅과 영업이 구분되기도 합니다.
분야에 따라 다르더라도 멘티님이 지망하시는 분야에서는 마케팅과 영업의 구분이 희미하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설득을 위한 데이터 분석 능력, 입사 후 갖추셔도 무방합니다
마케터는 자신의 논리를 바탕으로 남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뒷받침 돼야 합니다.
하지만 입사하기도 전에 데이터 관련 역량이 없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고, 입사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므로 입사 자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아요. 오히려 회사에 와서 배우는 거죠.
저도 주로 엑셀 작업을 많이 하게 되는데, 사실 입사하기 전에는 공모전을 많이 하면서 PPT에 익숙했어요. 들어와서 엑셀을 처음 다뤄봤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일을 하다 보니 엑셀이 더 편해졌습니다.
통신 시장에서 다루는 데이터는 대부분 분석 방법이 비슷합니다. 먼저 인사이트(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인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빠르게 찾아서, 이에 맞는 해결책을 만들고, 이를 설득력있게 만들기 위해 데이터를 붙이는 작업을 합니다.
데이터 분석 부분은 완벽하게 하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심지어 저도 아직 다 할 수 없는 부분이고,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려고 회사는 팀으로 움직이는 거니까요.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먼저 키우고, 다른 부분은 도움을 받다가 스스로 넓혀가시면 됩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대부분의 신입 사원은 관련 업종 경력이 없습니다. 어찌보면 신입이니까 당연한 거죠.
물론 통신 관련 다른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오시는 분, 인턴 경력이 있는 분도 가끔 있지만, 소수입니다. 저도 비인턴 출신이에요.
오히려 회사는 늘 현장을 강조합니다. 멘티님께서 무작정 대리점 돌아보기를 생각하셨다니 경력자들보다 오히려 더 올바른 준비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매우 필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실제 인턴들도 현장을 활발하게 다니지는 않거든요.
사실 통신 업종은 특수성이 있어서 사전에 업종 관련 준비를 완벽하게 하기에는 어려울 거예요. 따라서 인사이트를 키우기 위해서는 현재 이해하고 있는 수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위주로 해보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될겁니다.
예를 들어 통신 기사를 읽어보면서 업계를 알아가는 식으로요. 기술직이 아니니까 통신 기사 정도만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다면 입사하시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거예요.
저도 8학기에 취업이 안 되고, 9학기를 다녀본 경험이 있어서 멘티님의 힘든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더구나 요즘은 취업난이 더 심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이 시기에는 자신감이 어쩔 수 없이 떨어지지만, 자존감만큼은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자존감이 살아있다면, 떨어진 자신감은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업종 문의나 취업 조언 등이 필요하시다면, 부담 갖지 마시고 편하게 질문해주세요.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SK텔레콤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경훈 입니다.
하고 싶은게 많았었는지 다양한 직군/ 진로를 고민하다 취업을 선택했고, 회사 에서도 업무를 자주 바꿨던 것 같아요. 고민도 많았지만, 그 안에서 중심을 잃지 않아 좋은 선택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내 논리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게 제 경험을 들려드리고, 멘티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마케터 직무가 궁금하거나, 취업을 어떻게 준비할 지 막막한 분들, 어떤 내용으로 자소서를 채워야 할지 걱정인 분, 스스로의 강점을 찾고 싶은 분들 함께 이야기 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