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답변 너무 감사했습니다. 멘토님의 성의 있는 답변이 너무 도움되어서 또 질문 드립니다. 이번엔 면접에 관해 몇 가지 묻고 싶습니다.
ⒸGaudiLab
저는 1분 자기소개에서 제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인턴경험, 해외경험, 품질경영기사 취득을 어필하려고 합니다.
인턴 경험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H 자동차 부품회사의 1차 벤더 생산관리팀에서 일하며 고객사 출고관리, 물류관리, 자재관리, 납기관리 등을 했습니다. 채용 전환형 인턴이었지만 회사 사정상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10명 중 3명만 전환됐습니다.
그 후 면접관분들이 인턴경험을 많이 궁금해하시고 질문하십니다. 전환되지 못한 사실을 대놓고 물어보시는 분도 있었지만 제 자질을 의심하는 것 같은 눈치도 몇 번 받았습니다. 대놓고 물어보지 않는 이상 제가 이런 부분을 굳이 변명하기가 곤란한 것 같습니다.
인턴경험이 취업에 무조건 도움될 거라 생각했지만, 양날의 검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이력서에 안 쓰기에는 공백기도 걸리고 중요한 업무 경험을 어필하지 못하기에 고민됩니다.
ⒸNastyaSensei Sens
두 번 째는 해외경험입니다. 여행을 좋아해 15개국을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어필하면 놀러 다니는 것 좋아한다며 '끈기 있게 일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그동안 1차 면접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신기할 정도로 1분 자기소개부터 막막하기만 하네요. 멘토님이라면 어떻게 헤쳐나가실지 궁금합니다. 자기소개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위와 같은 상황에 어떻게 답변할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렵네요.
‘면접은 자신감이다’라는 말처럼 그냥 자신감 있게 제 생각을 말하려 노력은 하지만 면접관에게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아 이렇게 질문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안정민 멘토의 답변
쓰라린 탈락 경험, 성장계기로 탈바꿈하자
안녕하세요. 제 답변이 도움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멘티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멘티님이 공유한 고충을 같이 고민해볼까요?
H 자동차 부품회사의 1차 벤더에서 4개월간 인턴 생활을 했으나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했다고 하셨죠? 전환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그래도 훌륭한 경험인 만큼 잘 운용할 수 있을 겁니다.
ⒸSong_about_summer
먼저 주요 내용을 정리해보면, 인턴 4개월/고객사 Release 관리, 물류관리, 자재관리, 납기관리/10명 중 3명이 정직원 채용되었으나 본인은 탈락했군요.
인턴경험은 어느 정도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으며, 특히 H 자동차 부품회사 관련 업체 경험은 자동차 업계에서 가산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해서 오히려 능력이나 인성에 대한 의문부호를 갖게 될 수도 있죠.
저라면 두 가지 접근을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정규직 전환이 전제되지 않았고 채용된 인원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쩌면 당혹스러운 질문을 피할 수 있다는 면에서 괜찮은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방법을 추천 드리지는 않습니다.
멘티님이 인턴 한 회사에서 채용이 전제되지 않은 인턴을 주요 업무에 투입하고자 채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있다 하더라도 단순 업무에만 투입됐다고 생각해서 면접관들로부터 인턴경험의 레벨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추천해 드리는 방법은 두 번째입니다. 인턴생활에서 아쉬웠던 점을 고민해보고 그것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채용되지 못했지만, 인턴이 끝난 후 부족한 부분을 고민하고 채우려 노력해서 지금은 더 성장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겁니다.
인턴 때 부족했다고 꼽을 만한 것으로 업무적응도/수동적인 자세/느린 직무습득 속도 세 가지 정도가 있을 듯합니다. 사실 이것들은 사회생활을 처음 접할 때 누구나 겪을만한 것들입니다. 낯선 환경과 업무에 놓였는데 처음부터 다 잘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요?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기도 하고요.
Ⓒfreepick
자기소개서 ‘장단점’ 항목의 존재 이유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부족한 부분을 언급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맞닥뜨렸고 어떻게 긍정적으로 이겨내서 현재 더 성장했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도 자신을 어필하는 한 방법입니다.
제가 생각해본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해볼게요. ‘짧은 인턴 기간 동안 긴장감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등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턴 기간 종료 후 맡았던 직무를 깊이 생각하고 공부해본 것은 물론 회사원으로서의 생각, 가치관, 행동 등 다양한 요소를 고민하고 부족한 부분을 인지했다. 지금은 긴장감이 아닌 자신감을 가지고 능력을 발휘 할 것이다’ 이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앞에는 실제로 회사에서 했던 일이나 과정이 언급돼야 하고, 그 뒤에 스토리를 덧붙여서 스스로 자각한 과정과 내용이 자세히 서술돼야 설득력이 있겠지요?
멘티님의 글을 보니 이미 면접관들이 어떤 점을 공격하고 의심하는지 인지하고 있네요.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민해보세요. 어떻게 하면 면접관을 설득할 수 있을지.
부족한 부분을 보여주는 일에 주저하지 마세요. 누구나 완벽하지 않잖아요. 다만 부족한 부분을 언급했다면 그것을 지금 현재는 다 채웠고 그보다 성장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조언할게요. 면접관도 사람입니다. 얌전한 분도 있지만 계속 의심하는 듯 말하거나 심기를 건드리는 분도 있죠. 그러니 주눅들지 말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세요. 당당한 본인의 모습과 말투, 자세에서부터 설득력이 생깁니다.
면접관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공격적으로 찌르더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며 본인이 성장했다는 점을 어필한다면 그 사람들도 자신감 있고 당당한 모습에 좀 더 점수를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Annie Spratt
여행 경험으로 얻은 교훈을 강조하자
해외여행 경험을 내세웠다가 면접관들로부터 놀러 다니기를 좋아하고 끈기 있게 일을 못할 것 같다는 지적을 받을 것을 고민하는군요.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 경험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긍정적인 부분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여행을 통해 삶을 폭넓게 경험하고, 스트레스를 발산하면서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고 이런 전환을 통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다’는 식으로 어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과 더불어 본인의 여행 경험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세계 여행 경험으로 멘티님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 나름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폭넓은 경험: 구체적인 일화나 구체적인 행동이 덧붙여져야 합니다.
2. 새로움에 두려움 없이 마주할 수 있는 용기, 자신감: 낯선 것에 도전하는 태도를 심도 있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3. 직접 멀리 떠날 수 있는 실행력: 여행을 떠나면서 스스로 해내고 추진했던 것들을 상세히 설명하면 좋겠죠.
4.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생각의 폭과 넓은 시야: 본인의 성장 폭과 시야의 변화를 언급해야겠지요.
5. 여행의 목적이나 컨셉이 있었다면 그것을 계획한 과정과 얻은 것: 이것 역시 구체적인 내용이 부연 돼야 합니다.
이 외에도 여행은 많은 긍정적인 점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추상적인 것이 아닌 실질적인 것들을 예로 들어야 합니다.
ⒸJoyce McCown
면접자의 여행경험을 들으면 면접관들의 질문은 대부분 다음의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본인들의 호기심을 언급하여 여행에 관한 이야기 시작
가 본 여행지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
행을 통해 느낀 점
여행 일화 중 하나
이런 질문이 들어올 때, 긍정적인 측면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플러스 요소가 됩니다. 멘티님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다면 예시를 들기 쉬웠을 텐데 없으니 제 경험을 토대로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외국계 회사 입사 전까지 해외에 나가본 경험도 없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독일계 회사에 입사하고 본사 사람과 함께 일할 기회가 생기면서 다른 부분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 삶에 대한 태도를 비롯한 다양한 부분의 차이를 느꼈고, 타국의 생활과 문화 이야기를 들을 때 관심이 갔습니다. 이런 궁금증이 쌓이면서 해외에 나가면 더 성장할 수 있겠다 느꼈고 더 늦기 전에 떠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떠났죠.
많은 사람이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곤 했지만 전 그런 것들은 관심이 없었습니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 현지에 사는 사람들과 환경을 보고 혼자 생각하는 게 즐거웠습니다.
여행 경험은 독일 회사의 시스템이 왜 그렇게 형성되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현지를 알고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저는 에어비앤비 같은 현지인의 집에서 머무르며 좀 더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보려 노력했습니다.
더 나아가 아이슬란드의 대자연을 보며 제가 어떤 여행을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었고, 레알 마드리드 축구경기장을 직접 방문에 직관하면서 내가 꿈꾸던 것을 이뤘을 때의 기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통해 세계를 보는 시야와 나 자신을 더 깊게 보는 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사이사이에 더 구체적인 스토리와 내용이 있지만, 간단히 분위기를 알려주고자 요약해서 썼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생각을 토대로 면접관의 질문을 받아쳤어요.
예시를 보면 제가 여행을 떠난 목적, 떠나서 했던 것들, 경험을 통해 느낀 점, 관심사가 담겨있죠. 단순 여행 경험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발견한 내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Capturing the human heart
멘티님도 단순히 15개국을 여행해서 이런 것들을 했다고 나열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관심사, 평소의 로망을 실현한 경험과 그것으로 얻은 것, 여행이 내게 준 것, 이것들이 내 어떤 부분을 성장시켰고 지금의 나는 여행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등을 담아 스토리 라인을 짜보길 권합니다.
생각이 정리되면 면접 때 여행 질문이 들어와도 더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대처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감과 더불어 스스로를 깊이 알아보고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쨌든 면접은 나를 보여주는 자리니까 나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겠지요? 영업맨이 자신이 파는 물건을 잘 알아야 하듯이요.
이정도면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었을까요? 멘티님은 무엇이 걸림돌이 될지 잘 인지하고 있으니 극복도 잘할 겁니다. 늘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