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와 MD, 어느 쪽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할까요?
멘티 질문
멘토님, 안녕하세요. 외식경영학과 졸업을 앞두고 상품 개발 및 마케팅 PM 직무를 희망하고 있는 예비 지원자입니다. 그동안 외식 산업 내에서 상품 기획, 마케팅 전략 수립, 행사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최근 멘토님의 가이드라인을 접한 후 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실무적인 조언을 얻고자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질문에 앞서 저의 경험과 역량을 파악하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함께 첨부해 드립니다.

첫째, 제조사와 유통사 중 저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저는 상품의 본질만큼이나 '셀링 포인트'를 발굴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두 영역 모두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조와 유통 각각의 생태계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멘토님께서 보시는 두 영역의 결정적인 차이점과 저의 이력이 어디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둘째, 저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달되는 저만의 '컨셉'이 명확히 느껴지시나요?
제삼자의 시선, 특히 전문가의 관점에서 제 포트폴리오를 읽었을 때 어떤 키워드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의도한 컨셉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혹은 멘토님께서 보시기에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저만의 차별화된 컨셉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셋째, 마케터와 MD 직무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어떻게 두어야 할까요?
외식 상품 업계에서는 마케팅과 MD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아 종종 혼란을 겪곤 합니다. 두 직무를 선택하거나 준비할 때 결정적으로 고려해야 할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제가 가진 경험들을 바탕으로 어느 쪽의 전문성을 더 부각하는 것이 전략적인 선택이 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설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조급한 마음에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따뜻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라며, 멘토님의 소중한 인사이트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멘토 답변
남들이 쉬는 연휴에도 본인의 미래를 위해 정성스러운 질문과 포트폴리오를 보내준 그 열정을 먼저 칭찬해 드리고 싶네요. 보내주신 내용은 꼼꼼히 잘 읽어봤습니다. 다양한 경험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무엇을 알고 싶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명확하게 정리해 질문하는 태도가 참 인상적이에요. 이런 태도라면 어디서든 환영받는 인재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질문하신 세 가지 포인트에 대해 제가 제조사와 유통사를 모두 거치며 느낀 점들을 바탕으로 답변해 드릴게요.
제조사와 유통사의 결정적 차이
두 곳 모두 셀링 포인트를 찾는 목적은 같지만 누구를 설득하느냐와 얼마나 깊게 파고드느냐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제조사 마케터는 하나의 브랜드를 아주 깊게 파고들며 시장 분석을 통해 제품만의 확실한 강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든 제품도 유통사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고객을 만날 수 없기에 최종 소비자뿐만 아니라 유통사 MD까지 설득해야 하는 난도가 있습니다. 반면 유통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 수많은 제품 중 좋은 것을 가려내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제조사보다 훨씬 넓은 시각으로 시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품의 생산 공정이나 디테일한 부분까지 깊이 있게 파고들기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따릅니다.
포트폴리오를 통해 읽히는 멘티 님의 컨셉
포트폴리오 곳곳에서 외식 산업과 음식 문화에 대한 멘티 님의 진심 어린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뛰어난 실행력과 운영 능력인데 제가 보기에 멘티 님의 컨셉은 기획한 것을 현실로 구현해내는 발로 뛰는 기획자로 다가오네요.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단순히 활동을 나열하기보다 본인의 역량을 위주로 한 줄 요약을 더해보세요. 경험 그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어떤 소통 능력을 키웠는지 혹은 현장의 변수에 대처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어떻게 길렀는지 보여준다면 훨씬 매력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것입니다.
마케터와 MD 중 나에게 더 맞는 길
두 직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본인의 성향이 어디에 더 맞느냐는 점입니다. MD는 상품이라는 확실한 전문 영역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라면 MD가 된다면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끈질긴 전문가가 될 수 있죠. 하나의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것을 좋아한다면 MD가 잘 맞을 겁니다.
반면 마케터는 상품을 넘어 시장과 소비자를 넓게 봅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고 우리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판을 짜는 일에 가깝습니다. 여러 분야를 두루 연결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면 마케터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기획자로서 가져야 할 가장 큰 무기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가장 중요한 능력은 결국 일이 되게 만드는 힘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네요. 학생 때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제일 중요해 보이지만 실무에서는 예산 부족이나 촉박한 시간 등 수많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진짜 실력 있는 기획자는 불평하기보다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타협점을 찾아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구현해내는 사람입니다.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끈기와 해결 능력이 멘티 님이 앞으로 키워야 할 가장 큰 무기가 될 거예요. 멘티 님은 하나를 깊게 팔 때와 넓은 세상을 연결할 때 중 언제 더 가슴이 뛰었나요? 그 답을 고민해보시면 좋겠네요.
남은 연휴 잘 보내시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편하게 질문 남겨주세요.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