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구멍 인사 HR 취업, 제 조건에서 어떻게 도전해야 할까요?
멘티 질문
오랜 해외 경험 덕분에 글로벌 역량이 저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은 경제학이고, HR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해당 직무에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Austin Distel
다만 요즘 HR 분야의 채용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취업이 쉽지 않아서, HR 외에도 다른 직무나 인턴, 파견직, 해외 취업까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공유해 드리면 작년에 외국계 기업의 HR팀에서 약 5개월 정도 파견직으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 면접 전형까지 진행했었는데, 아쉽게도 최종 단계에서 탈락했습니다. 매번 면접까지는 올라가는데, 2차 면접 이후에는 잘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어서 고민입니다. 이 일을 겪고 나니 이제는 대기업보다는 국내 외국계 기업, 스타트업, 또는 아예 해외 취업까지도 염두에 두고 올해까지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회사를 계속 지원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오히려 지원 스펙트럼을 조금 좁혀서 보다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건지 방향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멘토 답변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 고민 중이신 상황,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그래도 파견직 경험도 있으시고, 면접까지 여러 차례 진행해본 걸 보면 역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생각됩니다. 다만 지금은 여러 상황적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취업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HR 분야 자체가 현재 TO가 워낙 적은 편이라, 멘티님처럼 서류전형은 통과가 잘 되는 분들도 면접이라는 좁은 문을 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면접 단계에서 조금 더 집중적으로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면접은 서류와 달리 ‘결정적으로 맞는 사람’을 찾는 과정입니다>
탈락의 이유도 다양합니다. 태도,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조직 문화와의 적합성, 이력서에 적어낸 경험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 등입니다. 반드시 ‘뭔가 부족해서 떨어졌다’라기보다는, 그냥 회사가 찾는 색깔과 잘 맞지 않았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현업에서 여러 이력서를 보고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지원자 개인의 스펙이나 역량 외에도 회사와의 핏(Fit) 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충분히 뛰어난 지원자라도 회사가 현재 중요하게 보는 역량과 얼마나 맞는지, 기존 팀과 시너지가 잘 날지, 팀원들과 협업 스타일이 맞을지, 또 회사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오래 근무할 수 있을지도 모두 고려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위축되실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신규 사업이나 해외 법인 설립 등 변수가 생기면, 글로벌 경험이 많고 진취적이며 적극적인 지원자가 유리해지기도 합니다. 다만, 어떤 회사가 나와 핏이 맞을지는 지원자의 입장에서 세세히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가능하다면 희망 기업의 재직자 분들에게 컨택해서 조직 분위기나 업무 스타일 등에 대해 미리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해외 경험이 많은 지원자라면 때로는 수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국내 기업 문화가 적응 이슈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HR 직무는 조직의 분위기를 가장 가까이서 체감하는 부서라서, 기업 문화와의 적응력 역시 면접에서 간접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기업이 무조건 수직적이고 스타트업이 무조건 자유로운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산업과 기업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Ben Sweet
<빠른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지원 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대기업, 외국계, 스타트업 가리지 말고 가능성 있는 곳에는 일단 적극적으로 지원해보세요. 정규직 전환형 인턴이나 계약직, 파견직도 경력 쌓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실전 면접을 최대한 많이 경험하면서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지원했던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서:
-어디까지 전형을 통과했는지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받았고 어떻게 답했는지
-면접 현장에서 느꼈던 조직 분위기 등을 복기해보세요.
<셀프 모의 면접을 연습하고 영상 촬영을 통해 피드백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멘티님이 보유한 글로벌 경험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라면, 해외 인력 채용, GHR(Global HR) 도 좋은 방향이 될 수 있습니다. HR 내에서도 업무별로 요구 역량이 조금씩 다르니까요. 예를 들어 채용은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 역량, Payroll은 세밀함과 규정 이해 능력이 더 중요하듯이, 본인의 강점을 어떤 세부 직무에 어필할지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구직 과정이 때로는 지치고 답답할 수 있지만, 막상 현업에서 일을 시작하면 시야가 훨씬 넓어지고 더 많은 기회가 보이실 거예요. 멘티님의 취뽀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