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서 "취업을 못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많이 드실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 많이 이해합니다. 저도 88년생인데, 입사를 2016년에 했으니, 만 28세에 입사하게 된 셈이죠. 대학교 4학년을 다니면서 참 많이 두렵고, 마음이 급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멘티님 마음도 많이 이해합니다. 저도 딱히 내세울 만한 스펙이 없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취업 준비하면서, 또 멘토링 하면서 느꼈던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Aron Yigin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살펴보자

두려움의 크기만큼 큰 것이 '깨지기 싫은 마음'입니다. 저는 대학생 때 학교 취업 정보 센터 상담 선생님과 싸운 적이 있어요. 4학년 1학기 때 자소서 체크 받으러 갔었는데 저를 엄청 꾸짖으시더라고요. 여태까지 한 것도 없고, 이래서 취업하겠냐고 하셔서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났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내가 알아서 할 겁니다!"라고 화를 내고 나왔고요. 

두려움이 워낙 커서 누구한테도 나쁜 소리 듣기도 참 싫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나쁜 소리가 사실은 현실이었죠. 멘티님. 급한 마음 이해하지만, 주변에 누군가에게 오프라인 혹은 온라인으로 가장 최근 지원했던 이력서와 자소서를 평가받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현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해 보아야 앞으로 어떻게 할지 방향성도 정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 다음에는 나를 들여다 보세요

'담당자들이 싫어할 만한 대학생 같은 지원자의 전형'이라고 하셨죠? 본인이 이렇게 알고 있다면 그래도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 많은 것 같아요. 

멘토링을 하면서 늘 먼저 강조하는 부분이 "스스로 무얼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기"입니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는데, 뭐 존재론적/인식론적으로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깨달으라는 거죠.

마찬가지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내가 어떤 직무에 적합할지 생각해 보는 게 좋습니다. 영어를 잘한다고 하여, 해외 영업 직무를 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옳은 건 아니거든요. 특히 업으로 몇 십년을 해야할 것이라면 ‘쓰임'보다는 내 ‘성향’이 어떤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Aron Yigin

다양한 회사, 직무의 세계 알아보기

나에 대한 판단이 섰다면 나의 특기를 활요해 할 수 있는 다른 직무도 알아봤으면 좋겠어요. 해외영업뿐만 아니라 해외 관련된 직무나 영어 실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직무는 생각보다 많아요. 당장 전시기획, 운송 물류, 국제 개발협력 같은 것들도 영어 활용이 많은 직무죠. 

특히 전시기획이나 운송 물류 쪽은 취업 기회가 많으니 꼭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멘티님의 영어 실력이 이 직무에서는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운송 물류 쪽 직무에서는 영어가 필요한데, 능숙한 사람은 많지 않은 편이니 물류 회사, 포워딩 회사 등등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고민을 길게 하지 말고, 당장 실행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회사 찾는 것도 그렇고, 외부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그렇습니다. 유튜브나 책을 통해서 도움받는 것도 꼭 잊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자격증은 당장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기대만큼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우선 실행하다보면 결과의 변화도 금방 나타날 거라 생각해요. 응원할게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듯한 답변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말씀하신 방향으로도 고민 많이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