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국내 리크르투 근무 3년 차이며, 인하우스 채용담당자로 이직하려고 합니다. 나름대로 준비해 여러 곳을 지원 중이지만, 서류전형도 그다지 합격률이 높지 않고, 면접을 가더라도 면접에서 통과하는 경우가 한 번이 없네요.
©Ben Sweet
제 나름 이유를 분석해 봤는데요. 총 세 가지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A. 경력이 너무 짧아 타 지원자와 비교했을 때 이렇다 할 Appeal / Selling point가 없다.
B. (서류전형 통과한 경우) 서류 상으로는 어느 정도 괜찮았는데, 면접에서 채용 메리트가 없었다. 본인이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아 면접에서 탈락시켰다.
C. 경력 자체는 좋을지 모르겠으나, 지원한 해당 회사와 fit이 전혀 맞지 않다.
해당 결론에 대한 해결점을 찾기 위해 질문드려요.
1) 채용 / 인사 직무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학습했지만 ‘왜’를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없네요. 리크루터 등을 사용하면서까지 인재를 뽑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인사 담당자 / 채용 담당자들은 그 ‘이유’를 위해서 실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3) 인사 / 채용담당자가 하는 그런 ‘일’을 잘 하려면 어떤 역량과 스킬이 필요하며, 어떤 성향이 선호될까요?
현직자의 팩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멘토님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먼저 이렇게 질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국내 서치펌에서 3년이나 근무하셨으니, 채용의 중요성과 어려움은 그 어떤 지원자들보다 더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무 경력을 활용하여 아마도 TA(Talent Acqusition) 직무에 지원을 원하실 것으로 보이네요. 서류전형 통과율이 저조하고, 면접에서는 단 한 번도 통과한 적이 없다면, 세 가지 정도를 검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멘티님께서 작성하신 이력서, 경력기술서, 및 자소서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충분해 보여도, 삼자를 통해 객관적인 의견을 받고 이를 통해 수정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 또한 인사 경력 8년 차이지만, 외국계, 대기업 인사 담당자분들께 제 이력서를 보여드리고 고쳐야 할 점은 없는지 피드백을 받았으며,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Priscilla Du Preez
멘티님께서 생각하셨을 때, 스스로 면접 자리에서 주도적으로 이끄는 스타일이셨나요, 아니면 면접관이 이끄는 대로 질문하고 답하는 수준에 그쳤을까요?
저는 면접 또한 '기세'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면접관과 피면접자는 갑을 관계가 아닌, 각자의 선택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서류상으로는 매력적이었으나, 면접에서 승률이 좋지 않다면, 면접 자리에서의 멘티님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진 않으신지, 지나치게 긴장하시어 조리 있게 말씀을 못하신 건 아니신지, 불필요한 제스처가 많으실지 등을 한번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Sean Pollock
직무적합성이 가장 큰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근무에 있어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인재를 추천해 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의 Business Partner로서, 주도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고객사의 성공을 위해 더욱 고민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저 또한 현업에서 서치펌을 이용하면서, 단순히 JD에 맞는 인재를 물어다 주는 업체가 있는 반면, 업계의 동향과 회사 내부 사정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여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업체가 있었습니다. 결국 그분께서는 현업의 채용 담당자로 영입되어 가셨고요. 2년이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길죠. 중요한 것은 그 기간 동안 어떤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남다른 고객 서비스를 제공했는 자기가, 앞으로 채용담당자로서의 어필 포인트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1) 인사 직무 역시 이윤 추구를 위한 직무입니다
채용은 하나의 포지션 메우는 작업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직원의 경험과 인생이 통째로 오는 순간이기 때문에, 직원을 채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지요.
누구를 채용하느냐에 따라 부서, 혹은 조직 전체의 문화와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능력 있는 인재가 성과를 일으키고, 친화력이 있는 인재가 부서의 화목을 이끌고, 묵직하고 진중한 인재가 부서의 든든함을 가져오듯, 채용은 조직의 성과와 문화를 이끌어가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치펌을 활용하여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인사, 협의를 이끌어 내는 일을 합니다
인사담당자들은 Gap을 줄이는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지원자-HR-현업부서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협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담당자의 역할이자 책무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채용 건을 한 사람이 다 처리할 수 없기에 서치펌이라는 전문가를 활용하여 시간을 아끼기도 하지요. 또한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해당 포지션의 R&R을 명확히 하는 Job description을 재정의하기도 하고, 현업 Hiring Manager 들을 위해 면접관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채용은 한 사람을 뽑는 작업 그 이상이므로 EVP(Employee Value Proposiotion)의 측면에서 후보자 경험, 직원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3)인사, 이런 인재를 선호합니다
가장 중요한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을 채용하는데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어서,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수많은 소통의 과정이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컨트롤할 수 있는 분이라면 잘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채용 업무를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시야를 확장하여, 현재 어떤 직무역량을 가진 인재가 필요할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채용담당자는 지원자가 만나는 첫 담당자이자, 회사의 얼굴이라고 생각해요. 첫 이미지가 생각보다 오래가듯, 지원자와 유관 부서 관계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으로 기억될 거라 생각합니다.
멘토님. 상세한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스스로 고민하면서도 해답을 찾아가고 있지만, 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지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 주셨던 답변을 바탕으로 스스로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을 통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멘토의 응원>
네에 다 잘 될 거예요! 힘내시고 자신감 가지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