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홈쇼핑 MD를 꿈꾸는 취준생입니다. 자소서를 쓰고 있는데, 막히는 부분이 있어 멘토님께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 잇다에 글을 남겨요.
©️Parker Burchfield
멘토님. 홈쇼핑 MD를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더불어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이 과정에서 어떤 역량이 중요시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저는 홈쇼핑 MD 관련 경험이 없는데 괜찮을까요? 패션 MD 쪽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공모전 관련 경험밖에 없어서 홈쇼핑으로 어떻게 녹여내야 할지 걱정이네요. 멘토님의 조언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홈쇼핑 MD 직무를 원하시는군요. 제가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들 토대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패션 MD 쪽으로 지원을 원한다고 하시니까 주변 패션 MD분들에게 조언을 얻은 것들과 제가 업무를 진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사실 범위가 큰 질문입니다. 워낙 많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것만 말씀드릴게요. 일단 홈쇼핑은 TV와 연결되어 있는 플랫폼입니다. 그 이야기는 Live로 진행되고(요즘은 T 커머스라고 해서 녹화방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방송을 송출해야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정해진 시간에 방송을 송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지요.
다만 결과의 실패는 방송 송출 실패이지만, 과정의 실패는 그 결과의 실패보다 변수가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많은 MD들, 특히 패션 MD의 식은땀을 흘리게 하는 상황은 재고 부족 상황이죠.
재고 부족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예컨대 협력사(재고를 공급하는 판매자)가 당사와만 계약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사와 약속된 물량을 다른 유통사에 판매해 버린 경우가 제일 빈번합니다. 카테고리별로 특성이 다르긴 하지만, 특히 식품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 그리고 패션처럼 트렌드나 계절이 정해져 있는 상품들은 어느 시점이 넘어가면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이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Keagan Henman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도적으로 이런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일 겁니다. 홈쇼핑 유통에서는 물류 입고 방법을 많이 활용합니다. 기본적으로 물류에는 총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협력사에서 자체 배송을 진행하는 방법, 홈쇼핑에서 지정해 주는 택배사를 사용해서 진행하는 방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홈쇼핑 지정 물류센터에 사전 입고를 하는 방법입니다.
홈쇼핑의 편성은 기본적으로 매우 일찍 편성이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 방송 전까지 실시간으로 재고 파악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협력사 자체 배송, 지정 택배사를 사용하는 물류 방법은 실시간으로 재고 체크가 불가능하지요. 그러다 보니 방송 전에 물량이 미리 입고가 되지 않으면 방송을 진행하지 않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이런 제도적인 방법으로 많이 risk hedge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럼 모든 MD가 저런 방식을 이용하면 되지 않냐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이런 물류 방법에 따라 상품의 마진이 달라질 수도 있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상품 특성상 협력사 자체배송만 가능한 상품들도 있기 때문에 위에 3가지 물류 방법이 존재하게 됩니다.
다른 방법은 단독 상품에 대한 상품 구성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재고 부족이 발생하는 문제는 기존 재고가 다른 유통에도 같이 판매가 되다 보니 예측 부족으로 발생한 문제인데, 이럴 때는 상품 사전 기획 단계에서부터 단독상품으로 묶어서 상품 기획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품 기획부터 담당 MD가 협력사와 같이 참여해서 진행하면서 이 상품은 당사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단독상품으로 사전 협의하는 방법이죠. 장점은 위에서 언급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단점으로는 당사에서만 판매를 진행하다 보니, 방송 실적이 안 좋을 경우 차후 방송이 빠지게 되어서 판매를 예상만큼 못 하게 되면 남는 재고에 대한 부담을 크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 됐든 모든 MD의 경험과 판단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위에 두 가지 예를 말씀드렸는데, 제일 중요한 역량은 역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단 하나의 현상이 끝이 아니라, 모든 것이 연결된 상황이기 때문에 담당 MD는 협력사와 협상 및 관리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단독 상품 계약은 협력사 측에서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꺼려진다면 이런 것들을 설득해서 끌고 갈 수 있어야 하고, 물류 입고에 대한 부분 외에 자체 배송만을 고집하는 협력사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설득도 필요합니다.
덧붙여 담당 MD는 리스크 판단도 직접 해야 합니다. 리스크 테이킹의 근거는 MD의 카테고리 전문성에서 나옵니다. 담당 MD가 상품에 대한 지식과, 카테고리 트렌드, 배경지식, 전문성 등이 없다면 위에서 말씀드린 협력사 측과 협상에서 주도적으로 밀고 나갈 수 없을뿐더러, 논리적인 협상도 불가능합니다.
©️Waldemar Brandt
신입 공채 중에 홈쇼핑 MD 관련 경험이 없는 지원자도 많습니다. 이번에 합격하신 신입 공채도 그런 분들이 많았고요. 경력직을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입니다.
취준생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 지원 가능 여부인데요. 홈쇼핑 MD 경험이 없고, 관련 전공이 아니더라도 그 카테고리에 관련된 관심과 열정, 그걸 위해 본인이 한 행동 등을 어필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지원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멘티님(패션전공)께서는 사실 비전공자들 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홈쇼핑 관련 경험이 없다면, 지원하고자 하는 카테고리인 패션 관련된 경험을 많이 어필해 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생각한 패션 트렌드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미리 준비하다든지, 만든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 시즌 트렌드에 대한 부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든지, 현재 홈쇼핑 패션을 시청자 및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부분들이 더 개선되거나 하면 좋을 것 같다는 것들을 미리 정리하시면 하나의 소스가 되어서 자소서나 면접 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자소서는 각 지원자분들이 어떤 소스를 가지고 그 회사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 지를 보여주는 서류입니다. 이런 것들은 사실 시간을 많이 투자한 분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본인이 가고 싶은 홈쇼핑 한곳을 메인으로 선택한 다음에 그 홈쇼핑에 대한 방송, 특히 메인 시간대(주말, 평일 저녁) 패션 방송들을 많이 시청해 보시고 거기서 하나씩 정보 등을 기록하거나 정리해서 자소서의 소스들로 활용하시는 것도 고려해 보셨으면 합니다. 추가로 시간이 더 된다면 왜 A 홈쇼핑과 B 홈쇼핑은 패션 상품이 다른지 각 회사마다 특징이 무엇인지도, 그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들도 조사하신다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면, 코로나 여파로 채용이 많이 줄었습니다. 준비하실 때 패션 제조사까지 같이 준비하시는 게 훨씬 더 전략적인 판단일 수 있습니다. 홈쇼핑은 경력직 채용도 활발하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유통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답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더 궁금한 게 있으신 경우 언제든지 편하게 질문 주세요. 꼭 원하시는 기업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멘토님 상세한 조언 감사합니다. 취준할 때 현직자 인터뷰를 많이 하라고 하는데 이런 부분 때문에 많이 해야 되는군요. 이걸 모르고 취업에 뛰어들면 정말 막막했을 것 같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이걸 바탕으로 자소서든 면접이든 전문성을 어필해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