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해외 영업, B2B 영업 쪽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멘티입니다.
제 스펙을 간단히 정리하면 서울 소재 대학 불어/경영 복수전공 학점 3.71, 토익 965, 오픽 IH, 런던 민박집 운영 경험, 통역사 아르바이트, HAFS 영어 캠프 영어 멘토,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통계프로그램 R 기본적으로 다룰 줄 알고 있습니다. 특이사항으로는 :해외에서 일할 당시 주 80~100시간 스케줄도 겪어본 적 있으며, 다양한 직업군에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습니다.
©️Marten Bjork
저는 대기업 특히 sk나 현대 같은 기업은 학벌을 많이 보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지원하는 데 걱정이 많이 됩니다. 대기업의 해외 영업 분야 취업을 위해서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하면 좋을까요? 그리고 저는 막 학기인데 졸업 유예를 해야 할까요? 코로나로 고용시장이 너무 얼어붙어 있는데 졸업한 지 오래된 사람은 안 좋아한다고 해서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혹시 런던에서 민박집을 운영해본 건 특색있는 이력으로 쳐줄까요?
질문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토님! 상세한 자기소개가 참 인상적입니다.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서 취업 기회나 전망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니 코로나 이전인 20.1월에는 취업전망지수가 88이었는데, 20.7월 통계로는 65밖에 되질 않았습니다(기준이 100).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멘티님께 제 답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제가 드릴 답변은 현실적이고, 솔직한 방향이라 멘티님께서 조금 기분이 나쁘시더라도 꼭 이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현직자 입장에서 회사 생활을 겪어보고 드리는 답변이고, 인사 담당자는 아니니 취업 관련하여 '하나의 의견'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Floriane Vita
네 웬만한 대기업들은 공개 채용 시에 이른바 '블라인드' 취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학벌을 많이 봅니다. 당장 제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글로벌 사업 본부만 봐도, 실제로 서울에 위치한 주요 대학, 해외대 혹은 지방 주요 거점 대학교 출신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희보다 더 연봉을 많이 주는 좋은 회사들의 사정은 훨씬 심하리라 생각합니다.
또 해외 영업 직무는 특히 학벌이나 영어에 있어서 고스펙을 선호하는 현상이 더 강합니다. 학벌은 물론이고, 영어나 외국어 능력이 정말 뛰어난 직원들이 많습니다. 영어는 오픽 AL / 토스 레벨 8 정도이고, 토플 110 정도의 실력자들이 많고, 그 외에 제2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현지인만큼 잘합니다.
대기업 취업을 원하시는 멘티님께 그래서 다음과 같은 활동을 추천해 드립니다.
1. 영어 실력 키우기
당장 공인영어성적도 중요하지만, 정말 영어를 잘해야 합니다. 최근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영어 실력은 정말 놀랄 정도입니다. 그래서 영어 성적을 잘 받고, 또 영어를 실제로 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셨으면 좋겠습니다.
2. 무역 자격증 취득하기
사실 자격증이 있다고 하여 취업 때 우대받거나, 서류에 유리한 점은 없습니다. 그래도 '학벌의 불리함’을 메우기 위해서는 뭐라도 하나라도 더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무역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하시니,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3. 해외 영업 이외 직무 탐색해보기
동기 중에 가천대 출신 직원이 있습니다. 국내 영업을 희망했는데, 2015년 당시에 토익이 935점이었습니다. 본인도 스스로 '가천대 출신인데, 토익으로 뽑혔다'고 생각 하는 친구였습니다. 멘티님도 직무 설정을 폭넓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런던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근무한 경험을 근거로 유통업체(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영업 관리 직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또 글로비스나 CJ대한통운 같은 물류 업계 쪽도 괜찮을 것 같고요. 이런 업계들의 특성이 좀 '빡센' 면이 있는데, 일주일 동안 80 ~ 100시간도 근무해 보신 적이 있다고 하셔서 제가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이런 업계는 '빡센' 경험을 한 사람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물론 연봉도 많이 줍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해외 영업은 정말 힘든 직무가 되었습니다. 뉴스에서도 많이 나오는데, 대한민국의 수출 자체가 많이 줄었습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19년 대비 정말 안 좋은 수치가 나올 것 같습니다. 전망이 너무 어둡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많은 회사가 해외 영업 직무의 신입사원 선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도 '구조조정만 안 당하면 다행...'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멘티님은 어느 하나 부족한 점이 없지만, 현실에 입각해 차라리 다른 직무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시는 건 어떨지 여쭤봅니다.
©️Bench Accounting
저는 졸업 유예를 권합니다. 다만 졸업 유예 후에, 명확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멘티님의 나이는 취업 시장에서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닙니다. 그래서 졸업 유예 후에 본인의 '실력'을 키우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준비를 꼭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에 저는 ‘영어 공부를 좀 더 깊게 할걸’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토플' 공부를 정말 강력하게 권하셨는데, 저는 '나중에 하면 되겠지' 하고 미뤘거든요. 물론 토익이나 오픽 성적은 좋지만, 나중에 대학원 진학 등을 생각해 봤을 때 정말 마이너스입니다. 대학원에서는 토플만 보거든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려고 하는데, 정말 힘듭니다. 늘 있는 야근이 끝나면 공부를 아예 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 시기에 힘들고, 어려우시지만 본인의 실력을 키우고, 나중에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공부를 꼭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턴십에 지원해보는 것도 좋고요, 저와 같은 현직자들에게 질문을 마구 하면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같은 학교 출신 현직자 선배를 만나시는 게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확신으로 바꾸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사 담당자가 아니라 확답은 못 드리겠지만, 해외 민박집 운영 자체는 특색있는 이력이 되기 어렵습니다. 아마 면접장에서 "그래서 뭐 했는데요?"라는 질문을 받을 겁니다. 중요한 거는 민박집 운영을 하면서, 본인이 어떤 '비즈니스적 인사이트' 를 얻었느냐입니다.일을 80 ~ 100시간 한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회사원들도 그 정도 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일을 하면서, ‘본인이 어떤 일을 했고, 그 일을 통한 성과는 뭐가 있었다’ 이런 내용이 중요합니다.
가령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트립어드바이저 평점이 3점에서 4.5점으로 올랐고, 매출이 얼마가 늘었다. 내가 그렇게 성과를 내는 것에는, 예약관리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변경하고, 고객 응대 방식을 개선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와 같은 성과들이 필요합니다.
자소서에 써야 할 내용은 단순 이력이 아닌 성과입니다. 내가 뭘 하건, 얼마나 힘들었건 자소서에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그 일을 통한 성과가 핵심입니다. 또 그 성과가 내가 지원하려고 하는 회사와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러한 성과가 여행/숙박업에 지원할 때는 어필 할 수 있지만, 멘티님이 마케팅 직무에 지원했다고 하면 전혀 의미가 없는 성과가 됩니다.
본인의 장점과 단점, 스펙을 생각해보시고, 무엇보다 채용사이트에 열심히 들어가서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잇다' 에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좋은 멘토님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남겨 놓은 콘텐츠도 읽어보시고, 또 질문도 많이 하셔서 필요한 정보도 얻고 취업에 대한 방향 설정도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