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처음 멘토링 글로 뵙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멘토님은 어떻게 근무하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저는 입사 5개월 차 현직자이며(아직 수습 기간), 취준 때와는 또 다른 고민이 있어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스타트업이기에, 한 명 당 다양한 업무를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해외 영업, 이커머스 업무, 배송, 마케팅, CS, SNS채널 관리, 이 6가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요.
수습 기간이 끝난 후 시행된 인사평가 때, 상사께 PM 업무를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라고도 어필해봤지만, ‘너가 원하는 업무만 하게끔 할 수 없다’, ‘너는 손이 아직 느리니, 다른 업무를 남들보다 빨리하고, 남은 시간에 너가 하고 싶은 PM 업무를 하면 될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또 수습 기간을 3개월 연장하여, 그때의 인사평가를 바탕으로 정규직 시켜주겠다는 통보를 전달 받았고요.
물론 앞으로 3개월 동안 이 악물고 데드라인에 맞춰 저의 업무를 모두 끝내도록 노력도 하겠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일례로 입사 10개월 차 되어, 모든 업무가 손에 익은 제 동기도, 해외영업, 이커머스 업무, 배송, 마케팅, CS, SNS 채널 관리 업무를 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보입니다. 정규직 전환이 된다고 하더라도, 제가 해보고 싶은 PM업무를 깊게 배우거나 할 기회가 적다는 뜻이겠지요.
모두 업무로 바쁘다 보니, 해외영업 내 수출서류 관련 인수인계/교육 같은 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요. 다른 부문의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업무를 빠르고, 실수 없이, 누락 없이, 제대로, 하나하나 혼자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데 무척 힘듭니다.
©️Georgie Cobbs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개월 동안, 다양한 업무를 진행해 본 결과, 저는 PM(Performance Marketing) 직무가 가장 재미있고,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 화장품 업계/패션 업계만 고집해서 지원서를 냈던 선택이 옳았음을 알게 되었고요. 또한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사람이기보다는, 한 분야의 일을 깊게 처리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향후 3개월동안의 수습기간 내에, 화장품/패션업계, 해외콘텐츠 제작/PM 직무로 이직 준비에 관해, 멘토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직 준비를 지금부터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멘토님의 구체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일단 수고 많으셨습니다.
©️Carl Heyerdahl
답변부터 드리면, 지금 하시고 있는 업무가 많다고 느끼시면 PM업무 역시 힘들게 느끼실 것 같습니다. PM은 더욱 더 많은 업무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고 심지어 타부서 직원의 업무까지도 파악하고 컨트롤을 해야 하는 직무입니다.
스타트업이라 직접 다양하게 일을 한다고 하시지만, 마케터들은 기본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한번에 동시에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정신이 없고 바쁘죠. 마케터는 기본적으로 멀티가 가능하고 손이 빨라야 하며 일머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마케터는 자기 주관이 있되 고집을 부리면 안되는데, 멘티님은 인사평가를 왜 부정적으로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당연히 입사 3개월이면 초년생이라 업무 파악이 늦을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다양하게 많은 일을 하다보니 놓치는 부분도 많고 실수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본인은 많이 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실무자들 상사들이 보기에는 부족해 보일 수도 있고요. 신입 때 평가는 사실 업무보다 마인드평가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신 것이면 주변 환경의 영향도 있겠지만 멘티님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마케터의 기본 역량이 커뮤니케이션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것인데, 상사의 마음을 사지 못하신 것이니.. 이 부분을 좀 보완하셔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PM의 업무라는 것이 따로 없습니다. 지금 하시는 것에 숙달되시고 나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신 후 PM 역량에 맞게 업무하시는 것이 맞다고 판단되는데요. 신입들 중 대부분이 오류를 범하는 것이 마케팅 부서 입사하여 바로 마케팅 업무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내부 직원들과 부딪치는 것입니다. 이상과 현실이 참 다르죠.
업무 데드라인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엽적인 말씀만 들었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솔직히 타회사에 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업무적인 부분이나 업무외적인 부분이나. 단, 정규직 전환의 불안함은... 스타트업이라서일 가능성이 높아보이네요.
©️Damian Zaleski
좀 더 체계를 갖춘 곳에서 다시 시작하세요. 첫 단추가 중요합니다. 저도 스타트업을 다녀본 사람으로서 첫 단추를 끼기에 스타트업은 좀 무리가 있습니다. 체계를 갖춘 중견기업 이상의 회사에 입사하여 회사 규범을 배우시고 비즈니스 매너와 체계를 배우세요. 그리고 업무하는 법을 배우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업무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부서별 알앤알이 좀 구분되어 있다는 점? 직접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생긴다는 점이 있겠죠. 단 이것들에 대한 파악은 하고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 부서는 전체를 컨트롤하는 부서니까요.
가급적이면 스스로 낮추시고 배우세요. 그렇게 역량이 쌓이면 나중에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시면서 역량을 펼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초년생 때는 경험을 해보자 해서 힘든 일도 그냥 다 맡아서 했습니다. 그러게 쌓아온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지금 저는 어디를 가도 다 업무 능력 인정받으면서 일하고 있으며 스카웃을 통해 이직하고 있습니다. 멘티님도 흐트러진 단추 다시 여며봤으면 좋겠습니다.
추가적으로 질문 있으시면 다시 질문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멘토님, 따끔하지만, 현실적인 충고 감사합니다. 멘토님 말씀대로 체계가 잡힌 곳에서 첫 단추 끼울 수 있도록 재도전 해보겠습니다. 추가적으로 여쭤볼 것 있으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