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과 졸업생 멘티님이 물류 업계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감사하네요. 저도 부전공으로 중국학부를 공부해서 더욱 반갑네요. 문의하신 내용에 멘토링을 해볼게요.

전공 및 자격증은 물류 업계의 지식과 관심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빙이긴 합니다. 특히 비전공자가 물류 업계에서 어필하기 위해서 자격증이 필요하긴 해요.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물류관리사는 시기상 타이밍이 맞지 않을 것 같고, CPIM은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해서 꺼려지실 것 같네요.

©️Dimitry Anikin

경험으로 적합성을 강조하세요

제가 멘티님이라면, CPIM 중 초반 모듈인 BSCM, MPR 정도 취득을 하고, 물류와 연관된 경험을 쌓을 것 같습니다. CPIM에서 일부분의 모듈만 취득하더라도 물류 업계의 관심은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자격증보다 더 강력한 효과가 있는 "관련 경험"을 쌓아보는 게 어떨까요?

관련 경험 이라 하면 그럴싸한 물류회사 인턴 등도 있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편의점알바", "택배회사 상하차 작업"들도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설령 물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경험일지라도, 물류와 연관되어 내가 얻을 수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본다면 물류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예컨대 저도 취준할 때, "골목길에서 BB탄 총 놀이 하던 어렸을 때 기억"을 물류와 연관 지어 자소서에 적었었는데요, 총 놀이를 할 때 "유리한 지점을 남들보다 먼저 선점하기 위해 지름길을 고민하던 기억"을 "최적의 방법으로 저렴하고 빠르고 안전하게 화물을 이동시키는 물류의 특성"과 연관 지어 풀어나갔었습니다.  이처럼 자격증은 자소서에 한 줄을 차지하겠지만, 멘티님이 쌓아온 또는 쌓을 경험들을 어떻게 물류의 특성과 연관 짓느냐에 따라 자소서의 에피소드로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혹여 남은 기간 동안 물류와 연관된 경험을 쌓을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전지 한 장을 펴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멘티님의 인생 일대기를 적어나가 보세요. 아주 세세한 기억들이어도 좋아요. 예를 들어 "7살 때 골목길을 누비며 BB탄 총을 가지고 놀았다." 등과 같은거죠. 그리고 적어놓은 경험에서 느꼈던 점을 적어나가 보세요. 예를 들면 "BB탄 총을 가지고 놀 때 남들보다 먼저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기 위해 제일 빠른 길을 찾으면서 재미를 느꼈다."와 같은  거죠. 그러면 멘티님의 인생도 물류와 어느 정도는 연관된 경험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걸 자소서의 주제에 맞게 잘 녹이는 거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작업이기 때문에 저는 전지 한 장에 제 인생의 기억을 채우는데 3주 정도가 걸렸어요. 하지만 시간을 투자한 만큼 유의미한 작업일 거라 생각해요. 내년 상반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인 만큼 새로운 걸 찾는 것과 병행하여 지금껏 지나온 날들을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모쪼록, 코로나 장마 등으로 사회가 뒤숭숭한데, 올 한해 알찬 경험들로 꽉 채워 내년 상반기에 원하는 회사에 입사할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