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모바일 게임회사에서 유저의 플레이 패턴을 분석하는 게임 기획자입니다. 이렇게 기획 업무를 하고 있지만, UX 직무로 옮기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UX 관련 정보를 물어볼 사람이 없어 곤란했는데요. 잇다에서 멘토님의 글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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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가 맡고 있는 레벨 디자인은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고 리서치하는 업무입니다. 이게 UX 실무와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2. 현재 경력만으로 UX 직무로 옮길 수 있을지 불확실해 예전부터 UX 대학원에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이 UX 업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무엇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요.
3. 올해 나이가 31살입니다. 많은 나이라서 걱정이 되는데요. 당장 대학원에 가도 졸업하면 33살인데 취업에 불이익이 있을까요?
이렇게 세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부디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저도 예전에 멘티님과 같은 고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답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만 UX 직무에도 여러 업무가 있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았다면 더 자세한 답변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혹시 다음에 다시 질문을 주신다면 이 점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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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다양한 영역의 UX 직무
새로운 회사에 들어갈 때 멘티님의 경력은 그 회사의 특성과 지원 부서와의 직무 연관성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즉, 한 가지 대답으로 잘라 말하기 어렵다는 거죠.
UX 관련 직무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회사마다, 부서마다 천차만별이에요. 사용자 조사, 데이터 분석 등을 다루는 순수 리서치는 물론 UI 디자인이 90% 이상인 UX 업무도 있습니다.
또한, 상품 기획이나 마케팅 측면에 무게를 두는 기획자로서의 UX 업무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서비스 기획이나 CX(Customer eXperience)라고 부르기도 하죠. 더욱 포괄적인 브랜드 디자인 역할을 일컬어 BX(Brand eXperience)라는 표현도 있어요. 이렇게 UX 직무는 여러 업무를 포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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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업무 - 현재 업무, 그 간극을 최대한 좁히는 게 제일 중요!
하지만 들어갈 회사, 직무를 지금 당장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똑같이 UX 팀이라고 부르더라도 실제 어떤 일을 하는지 외부자로서는 알기 힘들죠. 그래서 멘티님이 1번 질문에 적어주신 ‘UX 실무’가 어떤 업무가 될지, 멘티님이 원하는 업무는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개념과 실무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멘티님이 원하는, 혹은 지원하고 싶은 회사나 부서의 상황에 대해 아는 것입니다. 혹시 업계 현황을 알고 싶다면 제가 썼던 다른 멘토링 글을 참고해보세요.
멘티님 질문에 딱 떨어지는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달리 말하면 멘티님이 이직이나 UX 직무로의 전환을 꿈꾸실 경우 ‘실제 UX 업무와의 괴리감’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달렸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패는 지금 하고 있는 업무와 무조건 비슷한 UX 일을 지망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유사도가 높다면 당연히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직접 어필하면 되겠죠.
반면 멘티님이 볼 때 현재 업무와 추후 UX 업무 사이에 관련성이 적다면, 어떻게 괴리감을 줄일지 고민하는 게 준비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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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연계된 전문 대학원 진학, 좋은 선택지입니다
저도 멘티님처럼 앱 게임회사에 서비스 기획 포지션으로 입사한 경험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회사라서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는 멘티님이 하고 계신 레벨디자인과 유사한 업무도 잠시 했었어요.
앱 사용 시 발생하는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 게임 레벨의 병목 지점을 발견하거나, 스토어로 유입이 잘 되는 유저 패스를 살펴보거나, 스토어 아이템 배치에 따른 수익성 변화를 파악해 기획자에게 조언하는 업무였는데요. 사실 이것도 정해진 직무가 아니라, 하다 보니 발견하게 된 인사이트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UX 업무는 90% 이상 UI 디자인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게다가 첫 회사와 전혀 다른 제조업계에 종사하고 있어요. 전 직장과 현재 업무 사이에 관련성이 높지 않은 거죠. 그럼 어떻게 UX 직무로 전환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답을 대학원 진학에서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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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가 결과적인 면만 강조해 대학원 진학의 장점만을 강조할까 봐 우려되는 지점이 있기는 합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제 경험에 한정된 조언이라는 점, 이해해주세요.
일단 실무 진출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대학원 진학을 고민한다면, 결국 판단 기준을 ‘회사’에 두어야 합니다. 전문 대학원은 설립할 때부터 기업에 필요한 특정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학원의 커리큘럼에는 당연히 기업의 니즈가 많이 반영되죠. 그래서 실무 연관성을 고려하면 일반 대학원보다 전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만족도가 높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다른 답변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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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해당 대학원과 연구실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저는 첫 회사에 다니기 전, 대학원 진학을 꿈꿨으나 두 차례나 낙방했습니다. 심지어 사전조사도 하고 지도교수님 면담도 했었는데도 말이죠.
제가 이렇게 흑역사를 공개하는 이유는, 멘티님이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지원하는 대학원, 연구실, 지도교수님이 원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합격하기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학원 준비의 핵심은 내가 아니라 지도교수님과 연구실에 두고 전략을 세우는 겁니다. 실제 연구실 상황을 들여다보면 멘티님 기대보다 떨어질 수도 있어요. 현재 상황과 함께 졸업할 때 어떨지도 충분히 염두에 둬서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제가 썼던 답변이 있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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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이 걱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제 경력을 통해 답변하면 될 것 같은데요. 저는 30살에 첫 회사에 입사했고, 입사 후 31살에 석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33살에 석사를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제 경험에 따르면, 나이 때문에 불이익받을 일은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제 생각에 업계에서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연차’입니다. 멘티님께서는 UX 경력이 있다고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 경험을 UX 경력으로 잘 녹여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이를 발휘해 지원 회사와 부서에서 공감할만한 설득력 있는 자소서와 포트폴리오를 갖추시면 됩니다. 이에 대해서도 제가 예전에 썼던 답변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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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계획 + 외부 기회에 노출, 쌍방향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덧붙이려고 합니다. 멘티님이 하는 업무도 UX 업무의 일종이라 볼만한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준비 전략을 철저히 짜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UX 업무, 업계, 회사에 관심이 있는지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직과 취업은 훌륭한 계획만으로 완성되는 이벤트는 아닙니다. 저 같은 경우 당연히 제 노력도 있었지만, 외부에서 좋은 기회가 생겼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일이 많았어요.
즉, 무슨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과 함께 멘티님을 자꾸 여러 기회에 노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대학원 진학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기회와 만남을 촉진하는 매개체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드린 답변은 제 경험에 기반했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다시 잇다를 통해 질문해주세요. 긴 답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