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출판 편집자를 꿈꾸는 취준생 멘티입니다.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출판사 입사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편집자 취업과 관련해 아는 것이 별로 없어 막막합니다.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어 고민하다가 이렇게 멘토님께 글을 남깁니다.
©️pexels
1. 교육기관 서울북 인스티튜트(sbin.or.kr)에서 진행하는 신규인력양성과정 교육 프로그램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여기서 교육을 수강하는 게 출판사 입사에 도움이 될까요?
2. 자격증이나 인턴 경험 등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3.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자로서 출판 편집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일하느라 바쁘시겠지만, 도움이 필요한 취준생을 위해 답변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출판계에 뜻을 품고 있는 멘티님을 만나 정말 반갑습니다. 제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 자세하게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Photographee
서울북 인스티튜트의 교육과정을 추천합니다
서울북 인스티튜트의 신규인력양성과정에 대해 물어보셨는데요. 저는 이 과정을 수강하면 혼자 준비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출판계에서 경험을 쌓은 분들이 자소서를 봐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직 출신 사람들에게 직접 도움을 받을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보통 이런 교육기관의 성과는 교육 이수자의 출판사 입사 여부로 평가되기 때문에 기관 차원에서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중견 출판사들은 이 교육과정에서 신입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출판사 입사에 도움이 되는 거죠.
또한, 한 기수에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를 통틀어 60명 정도 동기가 생길 텐데, 앞으로 업계에서 도움을 주고받을 동료를 만들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겠네요.
©️Branislav Nenin
출판사는 열정 넘치는 지원자를 좋아합니다
정서법(말을 올바르게 적는 방법)은 편집자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입니다. 글을 잘 쓸 수 있어야 잘 고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소서, 이력서부터 맞춤법이나 단어 사용에 유의하지 않으면 서류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자소서와 면접에서 의지를 확실하게 어필해야 합니다. ‘다 할 수 있으니까 뽑아달라’는 막연한 말은 금물입니다. 출판계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 책을 만들고 싶은 이유를 본인의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출판사 일은 강도가 센 편인데, 경제적 대가도 적습니다. 의지가 있어야 초반 2~3년을 버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출판사는 채용 시 능력 있는 사람보다, 끝까지 버티는 끈기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추가로 어학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최근 지원자의 어학 실력이 전체적으로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토익 점수 정도는 만들어 놓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출판사 인턴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다만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을 경우 어떤 이유로 전환에 실패한 것인지 면접에서 물어볼 겁니다. 인턴은 취업에 득이지만, 상황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잘 판단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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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하기 힘든 출판 편집자, ‘지원 동기’를 잘 생각하세요
출판계 근무환경은 많이 열악합니다. 업계 선배로서 이렇게 말하는 게 부끄럽기도 한데요.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나아진 것은 없고, 오히려 악화된 상황입니다.
편집자는 밥벌이에 적합한 직업이 아닙니다. 근무 시간에 비해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취업이 목적이라면 편집자가 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멘티님께서 진정으로 멋진 책을 펴내고 싶다는 꿈이 있다면, 악조건 속에서도 독자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자신이 있다면 훌륭한 편집자가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그만큼 출판에 뜻이 있는지 먼저 돌아보신 뒤 입사를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해서 죄송하지만, 멘티님께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 싶어 현실적인 조언으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혹시 추가로 궁금한 것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답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