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경영학 전공 4학년 멘티입니다.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디자인 쪽에 더 관심을 두고 있어요. UI/UX 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정했는데요. 비주얼 측면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진 쪽에 흥미가 있고, 현재 학원을 다니며 관련 분야를 따로 공부하고 있어요.
디자인을 정말 좋아하지만, 비전공자이다보니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가야 할지 막막해 멘토님께 질문 드리게 되었어요.
디자인을 기초부터 좀 더 탄탄히 공부해보고 싶기도 하고, 해외취업의 꿈에도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아 석사 유학을 생각 중인데요. 아직 국가와 학교는 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한편으론 졸업 후 경력을 쌓기 가장 알맞은 나이에 대학원에 가는 게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pexels
해외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으며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별로 좋지 않은 방법이니 그냥 지금 다니는 학원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이 더 좋을까요? 멘토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덧붙여,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력이라고 하더라고요. UI/UX 분야에서 학생 신분으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함께 알려주시길 부탁드려요.
처음에는 석사 유학으로 새로운 문화도 접해보고 원하는 분야로도 배워볼 수 있다고 막연히 희망만 갖고 있었는데요. 막상 4학년이 되고 취업 준비 시기가 다가오니 너무 철없는 계획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멘토님의 솔직한 조언이 절실한 때입니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꼭 답변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질문 주셔서 감사해요. 제 답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솔직한 제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졸업반을 앞두고 계시기에 왠지 모르게 더 초조하실 것 같아요.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도 해보고 있겠지만, 아는 게 많아질수록 더 혼란스럽고 막막할 거예요. UX 관련 분야의 특성상 어찌 보면 당연한 부분이랍니다. 저 역시도 과거 답답했던 경험이 있어 이렇게 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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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디자인 분야를 원하는지 명확히 정하세요!
우선 멘티님 질문에서 가장 눈에 띈 표현이 있어 이 부분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할까 해요. 멘티님은 ‘특히 비주얼 측면에 포커싱이 맞춰진 쪽’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비주얼을 다룬다는 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가 정말 중요해요.
비트맵 기반의 사진과 이미지를 다루는 포토샵 작업인지, 벡터 기반의 그래픽 요소들을 다루는 일러스트레이터 작업인지 등을 명확히 설정해야 해요. 혹은 다른 어떤 것이 될 수도 있겠죠? 멘티님이 원하는 작업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보다 정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어떤 비주얼을 다루는 일이냐에 따라서 그것이 UI/UX가 아닌 다른 디자인 분야일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멘티님께서 갖고 계신 혼란의 근원이 바로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목도 그렇고 UI/UX 분야에 대한 흥미를 분명히 언급하셨습니다. 때문에 너무 광범위하게 해석하지 않고 이를 좁혀서 생각해 볼게요. 결국은 눈에 보이는 어떤 스마트폰 앱이나 웹사이트 화면의 디자인을 하고 싶으시다는 의미로 이해했는데요. 멘티님께서는 GUI 디자이너가 되고 싶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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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 GUI, UX 디자인…차이점은 무엇인가요?
GUI 디자인은 시각디자인 전공자들의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물론 시각디자인 전공자가 아닌 분들도 현업에 계시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디자인 교육을 수료했거나, 관련 도구를 다룰 수 있어야 해요.
디자인 전공 베이스가 없이 GUI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면, 어떤 경로로든 그래픽 디자인 현업 경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커리어 전환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핵심은, GUI 디자이너가 되고자 한다면 시각디자인 출신 졸업생들과 직접 경쟁을 해야 한다는 거죠. 이들에게 버금가는 디자인 경쟁력을 반드시 갖춰야 해요.
혹시 멘티님이 언급하신 비주얼 측면의 관심이 UI 디자인의 일부라고 이해하고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회사 규모나 조직에 따라서는 한 사람이 UI와 GUI를 동시에 담당할 수도 있거든요. 이를 GUI 디자이너라고 부를 수도, UI 디자이너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회사마다 상황이 다 다르기에 일반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니 참고해주세요.
©️Syda Productions
UI 디자인은 Wireframe 기반의 화면 설계 작업을 하는 것이고, GUI 디자인은 이를 토대로 실제 사용자가 보고 만지게 될 최종 그래픽 리소스를 디자인하는 것이에요. Wireframe 작업은 파워포인트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수준의 업무입니다. 하지만 GUI는 그렇지 않겠죠.
핵심은 UI 디자인 상황에서는 실제 화면 사이즈, 색, 정확한 형태 등은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전체 구조, 화면 레이아웃, 화면 간 인터랙션, 흐름에는 문제가 없는지 같은 비주얼 이외의 요소가 디자인의 대상이거든요. 다시 말해 순수한 의미의 UI 디자인은 멘티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아요.
그렇다면 UX 디자인 어떨까요? UX 디자인은 UI 디자인보다 훨씬 포괄적인 분야입니다. GUI와 교차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UX 분야가 GUI 분야를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오히려 UX 디자인 영역은 UX 리서치, UX 기획, UX 컨설팅, UX Writing 등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디자인 행위를 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때문에 멘티님께서 원하시는 비주얼 측면의 작업이 사실상 현저히 낮은 역할이죠.
업무 내용이 조금 정리가 되셨을까요? 정리해보면, 비주얼을 다루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게 가장 핵심이라면, UI나 UX 디자이너가 아닌 GUI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 GUI, UI, UX 중 어떤 분야인지에 따라서 포트폴리오 준비 방법 또한 달라져요.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이 어떤 교육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최종 목표에 적합한 방향성을 지닌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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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디자인 대학원 진학, 너무 무리한 결정일까요?
현 시점에서 디자인 석사 유학과 해외취업 등의 방향성에 대해 멘토로서 조언하기도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멘티님이 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분야와 멘티님의 성향을 좀 더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에요. 멘티님에게 딱 알맞은 조언을 해드리기보다는,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려 볼게요. 대학원 진학 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론과 실무 사이에 선후 관계는 없어요. 중요한 건 이 둘 사이의 밸런스죠. 저 같은 경우는 목표하던 대학원이 있었는데요. 같은 연구실을 무려 두 번 연속으로 낙방했어요. 오히려 계획에도 없었던 시기에 대학원에 합격했죠. 대학원 진학에 정해진 시기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해외취업, 대학원 석사는 내가 계획한 일정대로 순조롭게 이뤄지기만 하는 이벤트가 아니거든요. 때문에 선후관계를 벗어나 그때그때 상황에 큰 무리 없는 선에서 지원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길이 열리는 대로 한걸음씩 조금씩 발을 내딛어도 충분합니다.
현재로선 제 이야기가 그렇게 공감되지 않으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특히 UI/UX 분야에서의 커리어 설계는 중장기적으로 길게 보고 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쉽게 풀리는 지름길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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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전 경험 쌓기, 왜 중요한 걸까요?
경력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건, 회사와 그곳에서의 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죠. 내게 적합한 분야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거든요.
학부 디자인 전공자들 중에서도 졸업 전에 자기에게 딱 맞는 분야를 찾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이것저것 해보면서 찾아가는 시간이 아무래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섣불리 정한 목표가 막상 실제로 해봤을 때 기대와 다르거나 적성에 맞지 않아 당황스러울 수도 있거든요. 실무 현장에서 최대한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 역시 이와 일맥상통해요. 진로탐색을 많이 해 볼수록 내게 맞는 분야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UX 디자인과 관련된 인턴십 프로그램이 극히 드물다는 점이죠. 때문에 막연히 기회를 기다리기 보단, 작은 회사일지라도 방학이나 휴학을 이용해 단기 취업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경험을 쌓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Stock Rocket
멘티님, 스스로 '철없는 계획'이라고 말씀하신 게 마음에 걸려 저의 경험을 끝으로 답변을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저 또한 졸업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던 적이 있었어요. 만약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온다면 무슨 조언을 해줄지 고민해봤죠. 미래에서 온 나는 외국생활을 못해본 게 후회된다고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해 졸업 후 바로 취업이 아닌, 외국으로 떠났던 경험이 있죠.
멘티님께서도 한 번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할지 상상해보세요. 어떤 답이 나올까 궁금하네요. 물론 지금의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적어도 32살이 된 저는 그때의 선택에 대한 후회가 전혀 없어요. 그래서인지 대학원에 가서도 온전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철없는 계획은 없어요. 무엇을 하든 멘티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길 응원할게요.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잇다를 통해 질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멘토님의 답변을 읽어보니 아직 이쪽 분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한없이 초조한 마음에 아득히 먼 미래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멘토님의 말씀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보겠습니다. 멘토님의 경험담과 솔직한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꼭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원하는 바를 이루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