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현재 UX 기획, 리서처로 성장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하지만 대학원 선택을 두고 갈등되는 지점이 많아 이렇게 질문을 드리게 됐습니다.
일단 SKY 대학의 전문, 일반 대학원 중에서 어떤 곳을 가야 할지 선택에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그중에서도 리서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데이터 분석, 구현 역량을 기르고, 전반적인 실무 능력을 쌓을 수 있는 전문 대학원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하지만 일반 대학원도 인적 네트워크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련을 버리기 쉽지 않습니다. 일반 대학원 중에서는 Y대의 인지과학협동과정이 가장 끌립니다. 하지만 Y대는 학비가 너무 비싸 선뜻 진학을 결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학원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우선순위로 둬야 할까요?
이와 함께 대학원 진학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이 드는데요. 취직을 먼저 해서 장기적으로 전문 분야를 키우는 길, 국내 석사로 커리어를 먼저 시작한 뒤 더 좋은 자리를 노리는 길 중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인가요? 사실 선후관계의 문제일 뿐, 둘 다 괜찮다고 느껴져서 고민입니다.
하지만 취업을 통해 경력을 쌓은 뒤 석사를 졸업하려면 최소 삼십 대 중반은 되어야 할 텐데, 너무 늦다는 생각이 들어 이 문제 역시 여러 걱정과 고민이 듭니다. 멘토님은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길이 더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대학원 자소서를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일단 붙어야 이 모든 고민이 꽃을 피울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멘토님의 조언을 꼭 듣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의 진심 어린 글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열심히 하시는 만큼 저도 최대한 좋은 답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금전적으로 어렵다면, 국립대를 추천합니다
멘티님께서는 대학원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떤 기준을 우선순위로 생각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시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금전적 어려움이 있다면 S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낮으니까요.
돈 문제를 제외하고 내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구실을 고르려면, 저는 정보 수집의 우선순위로 프로젝트 수주 여부, 수혜 확률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말 변수가 많아서 사전에 맞게 계산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이런 조건들을 미리 따져보면, 적어도 입학하고 나서 ‘속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반 vs 전문, 명확하게 원하는 것을 정리하세요
이와 함께 일반 대학원과 전문 대학원 중에서 어떤 곳을 골라야 할지 많이 고민되시죠? 제 주변을 보면 일반 대학원 출신의 훌륭한 인재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멘티님이 인적 네트워크를 원하신다면 분명 일반 쪽이 더 적합하겠죠.
하지만 멘티님이 실제 업계와의 연계성에 갈증을 느끼신다면, 분명 일반 대학원에 진학해도 전문 대학원에 눈길이 갈 거예요. 남의 떡이 커 보이듯이, 다른 쪽이 더 좋아 보이는 것처럼 느끼는 거죠. 또한, 일반 대학원의 장점인 인적 네트워크도 전문 대학원이 현업 종사자들과 직접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상쇄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각각의 장점이 확실한 상황에서 본인 마음의 정리를 확실히 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정리해야 면접에서 혼란스러운 인상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도 지원자가 아직도 자기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면 뽑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나이가 걱정? 대학원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그럼 이제 대학원과 취직, 어떤 길을 먼저 가야 할지 이야기를 해볼까요? 취업과 커리어에 있어서 항상 옳은 진리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멘티님이 하시는 고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스럽게 본인에게 맞는 길을 걸으면 됩니다. ‘선후관계의 문제일 뿐, 둘 다 괜찮다’는 멘티님의 생각에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언급하신 ‘나이’의 문제를 고려하면 분명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나이를 기준으로 계획을 설계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제 주위를 봤을 때, 회사에 다니면서 동시에 석, 박사에 도전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또한, 결혼하고 나서 운 좋게 기회를 얻어 대학원에 가기도 합니다. 심지어 회사 선배가 대학원에서는 제 후배가 되는 일도 있었어요. 그리고 서른 후반, 마흔 이후에도 대학원에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따라서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해서 대학원 진학이 힘들겠다는 식으로 고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본인이 원하고,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지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석사 진학에 뜻을 두고 있다면, 현재 집중해야 할 것은 진학을 위한 준비입니다.
자주 변하는 업계 현황, 인문학이 필수
최근 업계에서는 정성조사 리서치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량조사, 빠른 실패와 적용, 프로토타이핑, MVP, 애자일 등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화두입니다.
저처럼 디자인 베이스인 사람은 위의 흐름과 맞닿아 커리어를 전개하기 확실히 편합니다. 물론 디자인 베이스 인력이 워낙 많아서 ‘착시 효과’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인간을 닮은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지는 시대에 인문학은 그 정체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2000년대와 2010년대 각각 트렌드가 달랐던 것처럼 2020년대에는 UX 업계 역시 지금과 다른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점 분명히 명심하시면 좋겠습니다.
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시 궁금한 것이 생기면 무조건 질문해주세요. 몸 관리 잘하시고, 멘티님의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