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작업이 의뢰인을 만날 확률을 높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직도 고민이 많은 멘토입니다.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미대를 졸업하지 않고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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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까지 졸업한 실력이라면 그림 그리는 실력에 부족함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포트폴리오는 저도 여러 형식으로 만들어서 돌려봤는데요, 현재 만들어놓은 포맷이 가장 효과적으로 일 수급이 돼서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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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지만 똑같이 모작하지 않는 선이라면 응용해서 작업하면 좋겠습니다. 의뢰인이라, 저도 지금 6년 차로 접어들었는데 제게도 아직 어려운 숙제입니다. 고정적인 일을 주는 업체와 2, 3년간 일해본 적도 있고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아본 적도 있습니다. 

일단 작은 일 한가지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다음 일로 연결됩니다. 저는 직접 의뢰인을 찾아다니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본인만의 페이스북 페이지 혹은 블로그에 꾸준히 작업물을 올리다 보면 연락이 오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꾸준한 작업이 의뢰인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니 계속 작업하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hamille White

일과 공부의 병행, 어정쩡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 성향에 따라 일과 공부의 병행이 가능한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돈을 벌면서 공부하는 게 잘 안됐습니다. 디자인 회사에서 에너지를 소모해서 퇴근 후 혹은 주말에 또 다른 에너지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는 특히 그랬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디자인 회사에서 인턴을 할 때 실제로 그 많은 야근 속에서도 대학원에 진학하는 디자이너 선배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엄청난 체력과 열정이 아니라면 둘 다 제대로 못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공부에 매진하되 간단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용돈 벌이 정도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경력을 쌓기 위해 일하는데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업무 결과도 인정받지 못하므로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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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가 되기 전에 회사생활을 해봐야 하는 이유

저야말로 겁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프리랜서 생활부터 하는 것보다는 적어도 1년 정도는 회사생활을 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회사 시스템을 모르는 프리랜서들은 나중에 업체와 일을 진행할 때 많은 마찰을 겪게 됩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요.

저는 회사생활을 해봤습니다. 경력이라고 할만한 타이틀은 없지만, 대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까지,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의 디자인 분야에서 두루두루 일했습니다. 이렇게 일을 해봤는데도 가끔 발생하는 업체와의 갈등이 무척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회사 경험이 없다면 이런 난관들을 헤쳐나가기 더욱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림만 잘 그린다고 프리랜서 생활을 잘할 수는 없습니다. 기획서 작성, 결재 서류, 견적서 작성, 컨셉 미팅 회의 등 다양한 일을 감당해야 하기에 사회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Selenophile

프리랜서 생활, 불안정의 반복이지만 행복합니다

편집 디자인 분야보다는 창작에 가까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 부분은 응원하고 싶습니다. 저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다양한 패션 분야 대기업 인턴부터 작은 원단 업체 아르바이트까지 두루 경험했습니다. 패기로 무장한 시절이었죠. 저는 그 아르바이트를 할 때까지만 해도 의류 계통에서 종사하는 게 제 운명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혼자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진로를 고민 중이라면 취업하기 전에 여행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면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아져서 내 감정과 내가 원하는 것 등을 깨닫게 됩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저는 의류회사 대기업 공채에 제 이력서를 선뜻 지원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건 그림 그리는 일이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백수 기간에 그림을 그려 페이스북에 올렸던 게 프리랜서 일로 연결돼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많이 고생했어서 사실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는 없지만, 행복하냐는 질문에는 행복하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Oyls

어떤 회사부터 다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회사든 다녀봐야 본인이 어떤 분야와 맞는지 알 수 있겠죠. 만약 맞지 않는다면 그것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다른 노력을 하겠지요. 보수가 적지만 창의적인 발상에 가치를 둔 회사에 들어간다고 적성에 맞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저는 보수가 너무 적으면 일할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어떤 노동이든 적당한 급여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싫어하는 일을 해도 실패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해도 실패할 수 있다면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게 후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할 때 처음 3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요행을 바라지 않고 외로움도 즐기는 방법들을 알아가며 6년을 프리랜서로 보냈죠.

참고로 어떤 달에는 일이 들어오지 않아서 수입이 전혀 없습니다. 어떤 달은 수입이 많기도 합니다. 고정적인 수입을 얻어야지 행복감을 느끼는 타입이라면 프리랜서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수입구조가 아직 적응이 안 되지만 또 일이 들어오겠죠? 요즘에는 강의 제의가 몇 건 들어와서 강의하면서 또 다른 일거리를 알아봐야겠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런 인생 고민을 털어 놓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의 메시지를 캘리그라피로 적어주고 싶네요. 혹시 포트폴리오 첨삭이 필요하다면 해주고 싶습니다. 제 도움이 멘티님 선택에 도움이 됐길 바라며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