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만 봐도 정말 열정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 멘티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일단 L사에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질문 순서대로 차근차근 답변해볼게요.

ⒸStokkete

L사 마케팅 본부의 부서별 역할
L사 마케팅 본부는 크게 마케팅 CM¹⁾ 부문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문으로 구분됩니다. 마케팅 CM은 다시 마케팅 CM, 마케팅기획, 스페이스마케팅, 아이스마케팅 등으로 세분화되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IMC, 홍보, 고객지원센터로 나뉩니다. 그럼 이해를 돕기 위해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정리해드릴게요.

1. 마케팅 CM

● 마케팅 CM
마케팅 CM은 크게 껌, 캔디, 비스킷, 파이, 초콜릿, 빼빼로(BM), 스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빼빼로는 매출이 커서 특이하게도 CM이 아닌 BM²⁾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각 부분의 CM들은 상품개발, 상품운영,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합니다. 또한, 분기별로 대책회의를 진행하며, 연간 운영계획 등을 수립하는 역할도 담당하죠.

멘티님께서는 부서가 브랜드별로 나뉘는지 물어보셨는데, 브랜드 이전에 라인별로 구분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껌이라는 라인 영역 안에 자일리톨,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 등의 브랜드가 있는데요. 담당자가 일단 껌 라인에 배정되고, 그후에 브랜드별로 할당되는 구조입니다.

● 마케팅 기획
마케팅 기획팀은 마케팅 기획과 컨버젼스로 나뉩니다. 먼저 마케팅 기획은 매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인사이트 제공, 소비자 조사 진행을 통한 라인별 전략수립 지원, 임원회의 자료 작성, 연간 사업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합니다.

다음으로 컨버젼스는 라인과 라인이 합쳐지는 브랜드를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수박바 젤리는 아이스와 캔디 라인이 결합된 제품인데, 이걸 맡는 게 컨버젼스 부서인거죠. 물론 콜라보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컨버젼스가 맡는 것은 아니니 유의해주세요.

추가로 스페이스 마케팅은 카페 점포 영업, 마케팅 업무 총괄 업무를 맡고, 아이스 마케팅은 마케팅 CM 업무를 수행하면서 L사의 아이스 제품들을 담당하죠.

Ⓒ9dream studio

2.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IMC
IMC에서는 BTL과 ATL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BTL은 Below To Line의 약자로, 공공매체 이외의 광고 활동을 합니다. SNS나 소비자 이벤트 등을 활용해 제품을 홍보하는 거죠.

반면 ATL은 Above To Line의 약자로, TV CF 등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L사는 제조업체라서 직접 CF를 제작하지는 않아요. 광고대행사에 외주를 맡기고, 광고가 잘 만들어지게 지속해서 피드백하는 업무를 합니다.

● 홍보
홍보팀은 보도자료 관리, 회사 PR, 사보 발간 등의 업무를 합니다. 언론사와 소통하는 만큼 관계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사내 사보를 발간해 회사 소식을 최대한 빨리 취합해서 뿌리는 역할을 하죠.

● 고객지원센터
고객지원센터는 소비자 클레임을 응대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비자들이 L사 제품에 대해 느낀 불만을 고객지원센터에 제기합니다. 그럼 고객지원센터는 전화나 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통해 발생한 클레임을 응대하고 처리하는 일을 합니다.

ⒸFabrikaSimf

상품개발 업무의 꿈, 오래 걸리지 않아요
L사에 입사하시면 실습과정이 끝나고, 바로 상품개발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신입사원은 입사 후 브랜드를 할당받고, 브랜드의 EXT 제품이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임무를 담당하게 돼요.

또한, L사의 마케팅 조직에서 상품개발 부서의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상품개발을 담당하는 마케팅 CM 부서에 배치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멘티님이 하고 싶은 상품개발 업무를 할 때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예요.

3년 주기의 직무순환, 부문 안에서만 이뤄집니다
멘티님이 말씀하신 대로 L사에서 일하면, 3년 주기로 직무순환 대상에 해당되는 게 맞아요. 하지만 L사 조직은 크게 경영지원(인사, 재무, 마케팅, 구매, 법무, 기획 등), 영업, 생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로 영역을 넘나드는 직무순환은 많이 일어나지 않는 편입니다. 대부분 해당 부문 내에서 직무순환이 이뤄지죠.

그래서 멘티님이 마케팅 부서에 입사하신다면 경영지원에 포함되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글로벌 사업 부문으로 직무순환이 가능하겠죠?

추가로 해외 사업의 경우 L사에는 글로벌 사업부문이 따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해외 마케팅은 여기서 대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tadamichi

리서치 경험을 어필하면 도움이 될까요?
회사에서 리서치 실무를 해보셨다니 열심히 노력하신 것에 박수를 드리고 싶네요. 먼저 L사에서 리서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말씀드릴게요. L사는 외주업체를 통해 소비자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크게 정량조사와 정성조사로 나눌 수 있는데요. 소비자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먼저 라인 담당자들이 소비자 조사 의뢰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마케팅 기획팀에서 소비자 조사 설문지와 가이드라인을 작성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외주업체가 조사를 완료하면 데이터를 수렴하고, 마케팅 기획팀이 보고서를 작성해 해당 라인에 공유합니다. 주로 에이콘이라는 회사와 조사를 하고 있고, 닐슨으로부터 POS 데이터를 수령받아 활용하고 있어요.

그럼 멘티님의 리서치 경험이 과연 직무에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알아볼까요? 멘티님의 경험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신제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 리서치를 통해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하게 되는데, 이는 제품 도입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멘티님이 리서치와 연관 지어 자료 활용 능력을 어필하면 채용 과정에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거예요.

예를 들어 소비자 조사 결과가 안 좋게 나왔을 때 해당 제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리서치 결과로 도출된 요소를 어떻게 직무에 적용할 건지 자소서와 면접에 담아보세요.

ⒸSaklakova

수치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통계’를 겁내지 말기
마케터로 일하면서 어느 정도의 통계 능력이 필요한지 물어보셨는데요. 사실 업무를 하다 보면 기본적인 통계 능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회사 업무 대부분이 엑셀을 통해 수행되는데, 상품개발을 하는 마케팅 CM의 경우 VLOOKUP이나 SUMIF 등 엑셀에서 자주 사용하는 함수만 알아도 업무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반면 마케팅 기획팀은 방대한 자료를 한 번에 가공하기 위해서 다양한 함수를 사용해 통계 수치를 추출하고 있어요. 그래서 소속된 부서에 따라 요구되는 통계 능력이 다를 수 있는 거죠.

또한, 멘티님이 확인하신 것처럼 마케터 역량에 통계적 능력이 강조된 것은 자유자재로 수치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영업이익률을 계산하거나 판관비, 광고비 등을 뽑아내는 업무를 자주 하게 됩니다. 이렇게 숫자를 자주 다루다 보니 이걸 통계적 능력이라 부르면서 핵심 역량에 포함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통계’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너무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Minerva Studio

야근을 방지하는 PC 강제 종료 시스템
회사에서는 paper work라는 말을 잘 안 쓰기 때문에 인사팀 직원분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로 사용하셨는지 알기는 힘들지만, 제가 어느 정도 유추해서 말씀해드릴게요.

L사는 모든 보고서를 출력한 후 직접 결재받는 시스템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자결제 시스템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상품도입이나 개발서 등은 출력 후 보고 체계를 여전히 바꾸지 않고 있죠. 아마 이런 부분에서 업무가 비효율적으로 누적되는 지점을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paper work에서 유추할 수 있는 또 다른 의미는 바로 보고서 작성 체계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팀을 기준으로 보면, 한 달에 약 8건 이상의 소비자 정량조사를 실시하며 3~4건의 정성조사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조사마다 별도의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야 해요. 추가로 매출 통계나 임원회의 자료 등 다양한 paper work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paper work와 관련해 느끼는 스트레스에 대해 궁금하신 것 같은데요. 본부별로 다를 수 있지만, 야근은 요즘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평일에는 7시 20분이면 컴퓨터가 강제로 종료됩니다. 심지어 수/금요일에는 6시에 꺼지기도 해요. 그래서 어느 정도 퇴근 시간이 보장되고, 근무 환경도 나아지고 있는 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Ink Drop

멘토가 힘든 회사생활을 견디는 원동력?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L사 직원이어도 느끼는 자부심이 다를 것 같습니다. 일단 L사가 업계 1위라서 마트에 가면 L사 제품이 정말 많죠. 친구들을 만나도 L사 과자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자부심을 느끼는 편입니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선 1등을 유지하고 있어도 긴장감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요. 계속 변동하는 매출 순위에 따라 대응 전략을 만들어야 하고, 매출에 집착하는 모습이 생길 때도 있죠. 그래서 내부에서 일하다 보면 ‘1등 회사’라는 자부심은 의외로 느끼기 힘들어요.

이런 자부심과 별개로 저는 업무 안에서 스스로 원동력을 찾고 있습니다. 영업본부로 옮긴 뒤 저는 식품업계 영업 현장에 대해 학습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회사 생활은 힘들지만, 영업 노하우와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사업 역량을 길러 나중에는 제 사업을 운영하고 싶다는 목표를 바라보며 달리는 중입니다. 이런 목표가 있어서 회사생활을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L사 마케팅 부서의 남녀비율을 물어보셨는데요. 대략 남자 반, 여자 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여자가 더 많아 보이기도 합니다.

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멘티님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질문을 던져주셔서 재밌게 답변할 수 있었어요. 질문을 읽어 보니 금방 취업하실 것 같습니다.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잇다에 다시 글 남겨주세요.



1. CM : 온라인 쇼핑몰에서 담당 상품군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하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관리한다.

2. BM :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브랜드의 기획, 이벤트, 홍보, 광고, 마케팅 등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