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MD 직무를 희망하는 졸업생 멘티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패션, 유통, 뷰티 분야를 생각 중이에요.
사실 저번 공채 시즌에 서류조차 붙기 힘들었는데요. 회사와 직무에 대한 분석이 부족해서 자소서가 엉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보완하고자 MD 직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멘토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궁금한 점이 많은데,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
1. 요즘 홈쇼핑 업계에서 신경 쓰는 이슈나 고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 MD의 구체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현직자로 일하면서 어떤 작업을 하시는지, 어떨 때 보람을 느끼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3. 자소서에 무엇을 중점적으로 어필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MD 업무를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한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선배들은 어떤 후배를 좋게 평가하는지도 알고 싶어요.
4. 멘토님이 근무하고 계신 O사 (홈쇼핑 회사)에는 여러 채널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O사에 MD로 지원할 때, 특정 채널을 언급하며 어필하는 전략이 유효할까요? 마찬가지로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회사에 지원할 때, 패션이나 뷰티 같은 특정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강조해도 괜찮을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경쟁업체에 대한 견제와 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하시나요?
6. 자소서와 면접에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멘토님의 추천 전략이 있으신가요?
요즘 생각과 고민이 많다 보니 질문이 너무 길어진 것 같네요. 바쁘시겠지만 저를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글만 읽어도 멘티님의 열정이 느껴지네요. 그 마음을 살려 계속 노력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일하고 있는 홈쇼핑 업계는 크게 세 가지 채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공중파 주변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송출하는 라이브 홈쇼핑, 녹화방송을 송출하는 데이터 방송, 그리고 온라인 몰. 이렇게 채널들이 존재합니다.
회사 안에는 이 세 가지 채널을 담당하는 각각의 MD 조직이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중에서 제가 근무하는 뉴채널사업부는 녹화방송이나 모바일방송과 같이 새로운 채널의 매출을 담당하고 있어요. 기본적인 정보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이제 질문 순서대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홈쇼핑 업계의 고민, 고객층 연령대를 낮춰라!
홈쇼핑 업계에서 요즘 떠오르는 이슈를 물어보셨는데요. 회사마다 목표, 방향에 따라 관심있는 주제가 천차만별입니다. 일반화하기는 힘드니, 일단 제가 속한 O사 (홈쇼핑 회사)를 중심으로 설명할게요.
O사는 상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만 할 수 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서비스를 찾아내고자 MD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죠.
물론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합병을 했기 때문에 오락적인 요소도 가미한 새로운 방송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요. 이건 다른 홈쇼핑 회사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라이브 방송, 티커머스 방송 채널만 이십 개에 달할 정도로 다들 새로운 시도를 많이들하고 있어요.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결국 MD가 가져온 상품이 매출을 결정짓게 됩니다.
또한, 홈쇼핑의 주 고객은 40~60대인데, 홈쇼핑이 나이를 먹어가는 만큼 고객들도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이것 역시 홈쇼핑 업계 전반의 고민입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 연령대를 낮추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계속 판단하는 거죠.
협력사 미팅부터 사후관리까지, 늘 바쁜 MD 직무
이제 MD의 하루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채널, 분야에 따라 같은 MD여도 업무가 많이 달라질 수 있어요. 이것 역시 제 경험을 기준으로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일단 MD는 상품을 제안하는 협력사와 미팅하는 업무가 가장 많습니다. MD는 미팅을 통해 어떤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지 고민하고, 좋은 상품을 선정하죠. 그다음에는 해당 상품을 방송에 송출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합니다. 영상, 상품기술서, 세트장 등 여러 업무를 유관부서, 협력사와 함께 처리해요.
이런 작업을 거쳐 방송에 내보내고 나면, 사후관리 역시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매출을 철저하게 분석해 그 상품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건지 숙고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개선하는 거죠.
굵직한 업무 위주로 말씀드렸지만, 사실 MD는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업무를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챙길 정도로 높은 책임감을 느껴야 해요.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방송의 매출이 잘 나오게 되면, 굉장히 보람 있고 성취감이 높은 직업이기도 하죠. 그래서 MD는 힘든 만큼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MD의 필수 역량, 꼼꼼함과 트렌드 분석력
아무래도 자소서를 쓰기 위해선 필수 역량을 먼저 체크하는 게 중요하겠죠? 저는 MD가 ‘꼼꼼함’을 가장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업무를 하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힘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꼼꼼한 업무 처리가 필수예요. 상황을 체크하면서 세심하게 기록하고, 놓치는 부분이 없어야 합니다.
또한, MD는 트렌드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고객의 수요를 항상 공부해야 합니다. 현재 분위기와 흐름에 맞지 않는 상품을 소개해봤자 시청자는 외면할 거예요. 그래서 MD는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시각을 길러야 해요. 이런 역량들을 자소서에 잘 언급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선배들이 어떤 후배를 좋아하는지 물어보셨는데요. 사실 선배들도 완벽한 후배를 원하지 않습니다. 신입이니까 모르는 게 많고, 잘 못 하는 것이 당연하죠.
그래서 먼저 물어보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후배가 가장 보기 좋습니다. 잘 모르는데도 우물쭈물하며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혼나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먼저 물어보고,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후배가 당연히 이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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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채널, 카테고리 언급은 독이 될 수 있다
자소서, 면접을 작성할 때 어필 전략에 대해 물어보셨는데요. 먼저 선호하는 채널을 딱 골라서 어필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신입 사원이 어떤 채널, 부서로 갈지는 인사팀의 평가와 선택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자소서부터 특정 채널을 언급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해요.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O사에는 세 가지 채널이 존재하므로 모든 채널의 특성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답변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홈쇼핑 산업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야지, 벌써 ‘여기에 집중하고 싶습니다!’라고 어필하면 약간 건방지게 비칠 위험성도 있으니까요.
이와 같은 맥락에서 특정 상품, 카테고리에 대해 관심을 어필하는 전략 역시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언급하시려면 해당 카테고리에 정말 미쳐있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는 돼야 합니다. 어중간하게 어필하다가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안 좋게 보일 수도 있어요.
면접에 들어오는 평가자들은 대부분 팀장 정도의 직급입니다. 즉, 이 업계에서 오래 일했고, 전문가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본인은 아무리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해도,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하면 역효과만 생겨요.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것은 MD라는 ‘직무’에 초점을 맞추시라는 겁니다. 저 역시 그렇게 했었거든요. 꼭 채널이나 카테고리를 좁혀서 말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MD 직무의 전반적인 특성에 집중하세요.
MD의 숙명, 경쟁업체 조사하기
방송 MD는 경쟁업체를 조사할 때 주로 ‘홈쇼핑모아’라는 사이트를 애용합니다. 여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타사 상품을 관찰하죠.
다른 회사는 제품을 얼마에, 어떤 방식으로 팔고 있는지 구성과 가격을 비교하는 건데요. 자사 전략과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어서 정말 유용한 사이트에요.
이미 아시겠지만, 홈쇼핑 업계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항상 경쟁업체의 활동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그래서 MD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일상적으로 관찰하는 게 필요해요.
뻔한 스펙보다 차별화된 스토리로 어필하세요
저는 자소서, 면접에서 가장 유효한 전략이 ‘나만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지원자들은 워낙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 있어서, 유통경험은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눈에 띄려면 나만의 차별적인 이야기가 있어야 해요.
제 경험을 예시로 들자면, 입사 지원 당시 저는 변변한 영어 성적조차 없었어요. 스펙이 부족한 편이었던 거죠. 그래도 저는 나만의 스토리를 최대한 어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스토리가 면접관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스펙은 더이상 강력한 무기가 되기 힘듭니다. 인사 담당자는 남과 다른 친구, 뭔가 특별함이 느껴지는 친구를 뽑고 싶지 스펙이 대단해도 남과 똑같은 친구를 뽑고 싶지는 않거든요. 멘티님도 곁가지는 쳐내시고, 본인만의 스토리를 효율적으로 어필하시면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질문이 많다 보니 답변도 길어졌네요. 나름대로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는데, 부디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네요. 멘티님의 취업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