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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마다 천차만별인 UX 디자이너, 현직자의 생생한 경험담!
LG전자 · UX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현재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인 멘티입니다. 

 

현재 영상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어요. 그러나 영상 제작과 편집보다 웹 디자인, 코딩, UX/UI디자인 수업을 들었을 때 큰 매력을 느껴 진로를 웹 디자이너로 정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주변 아는 웹디자이너분들에게 매일같이 웹 디자인에 대한 고충(?)을 듣다보니 이게 정말 내가 가야할 길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됐고 진로 탐색을 다시 하던 중에 작년 전공 수업 때 재밌게 들었던 UX/UI 디자인이 생각이 났습니다! 구글 등 곳곳에서 찾아보던 중에 UX디자이너가 하는 일들을 보니 저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Cressida studio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지금부터 어떤 것들을 하면 도움이 될지 입니다. 찾아보니 요즘엔 포토샵보다는 스케치와 프로토파이를 쓰는 추세인 것 같던데 미리 이런 툴들을 강의를 듣고 배워둬야 할지 고민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너무 웹디에 실망을 해버린 상태에서 진로를 찾다 보니, 인터넷에서의 단편적이고 좋은 모습의 UX 디자이너의 모습만을 본게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들어요. 주변에는 UX디자이너가 없어서 현실을 알지 못하는데 혹시나 실례가 안 된다면 이 부분에 관해서도 얘기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변민수 멘토의 답변


멘티님, 안녕하세요.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해 드릴게요.

 

제목만 봐선 대학생이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궁금해 하신 것 같으나, 내용에서는 그들의 어떤 고달픈(?) 현실을 더 알고 싶으신 것 같네요! 


ⒸRED PIXEL


저는 교과서적인 얘기보다는 제 경험에 입각한 현업의 모습을 멘티분들께 전해드리려 노력하는 편이긴 해요. 근데 막상 이런 질문을 받게 되니 혹여 저의 답변으로 인해 나쁜 편견을 갖게 되실까봐 다소 염려되는 부분도 솔직히 있네요. 

 

그것이 실례였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고 다만 답변을 하자니 제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는 의미랍니다. 그래도 제 의무라 생각하고 저는 있는 그대로 답변 드리려 해요.

 

한 가지 제가 궁금한 점은 웹디자인의 어떤 고충이 진로를 틀게했고, UX 디자인의 어떤 부분이 잘 맞을 것 같았는지입니다. 이 부분을 말씀해 주셨으면 좀 더 좋은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comzeal images

 

UX 분야 : 회사 특성마다, 회사를 이끄는 사람들마다 업무가 달라질 수 있어

사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UX 분야는 회사마다 상황이 다 달라 일반화해서 말씀을 드리기가 참 곤란한 게 가장 큰 현실이랍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다르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다르고, 그 회사의 비즈니스 위치 (소위 말하는 갑이냐 을이냐)에 따라서도 참 다릅니다. 또 프로세스상 선행(비즈니스의 앞단)이냐 양산(비즈니스의 뒷단)이냐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이런 회사의 외형적 차이가 UX 업무에 영향을 주면서 프로세스나 아웃풋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회사를 이끄는 상부조직(대기업 임원 혹은 C 레벨 등 여러 조직 리더 등)이 UX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책이나 인터넷 등에서 접한 어떤 이야기는 사실 단편적 사례일 뿐, 일반화된 업계 현실일 수 없습니다. 제가 스타트업과 대기업, 학계와 업계, 갑과 을의 여러 비즈니스 위치에 직접 서보며 겪어봤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회사 경력이 어느 정도 되더라도 다양한 조직 경험이 없이는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얘기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위의 이야기를 다시 풀어가면서 어떤 고충이 있을 수 있는지와 그래서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를 차근차근 말씀 드려 볼게요.


Ⓒshutter_o

 

위의 상황으로 인해 벌어진 현업의 모습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름은 분명 ‘ㅇㅇUI팀’ 인데 실제론 UX 업무를 겸하는 조직도 있을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없다 보니 (특히, 구인 공모 시 Job description 항목에) UI/UX라고 꼬박꼬박 나란히 언급하는 경우도 있고 UX라고는 했지만 막상 GUI를 뜻한 경우도, UX를 다분히 힙한, 즉 굉장히 엄청난 기획안을 내놓는 사람들로 기대하는 높으신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또 어떤 조직에서는 당연히 데이터를 다룰 줄 알고 이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이성적인 디자이너 집단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팀 이름이 전혀 UX가 아닌데도 그 안에 UX 업무를 하는 분들이 계시는 경우도 있답니다. 예를 들어 실제 제가 다니는 회사 팀의 이름이 인터랙션 팀입니다. 부연 설명 없이는 이 팀에 UX 인원이 속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겠죠?


Ⓒsergign

 

지원할 조직이 실제 어떤 일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 정보 싸움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는 대외적으로 오픈된 정보를 통해 이 조직이 뭘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애석하게도 말이지요. 대기업은 특히나 수시로 조직이 통폐합되는 등 바뀌기 때문에 진짜 외부에서는 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즉, 지원하는 순간 나를 원하지 않는 조직에 지원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단 뜻이지요. 

 

여러 차례 낙방을 경험한 대졸자 취준생 멘티분들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제 포트폴리오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대체로 이런 현실을 전혀 모르고 모든 잘못이 자신 혹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만 있다고 믿고 그걸 파헤쳐달라고 해서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내가 가고 싶은 혹은 지원을 한 조직이 진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에요. 뽑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알면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그 정보에 따라서 나의 향후 준비의 전략 방향이 결정하는 것이 준비의 순서라고 저는 생각해요.


ⒸNishihama


이걸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그 방법은, 이렇게 잇다를 통하거나 현업 디자이너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 입니다. 외부 강연, 컨퍼런스 등에서 어디어디 UX 팀장님을 뵙게 되면 명함을 꼭 받아오셔서 메일도 보내시고 물어보세요. 대학교 3학년이라고 하면 잠재적 인재이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기특해하실 겁니다. 그렇게 내가 가고 싶은 회사, 업계 등의 정보를 미리미리 모으시라고 저는 추천해 드립니다. 

 

일일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알게 모르게 업계의 정보를 모으거나 언니, 오빠 등을 통해 이런 실질적 정보를 쉽게 접하는 친구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고, 저 역시 대학생 때는 이런 생각을 아예 하지도 못했던터라 중요한 팁이자 조언이라고 생각해서 말씀 드려요.

 

직무에 관한 정보는 늘 중요합니다. 외부 강연, 컨퍼런스 어디든 가서 직접 묻고 메일도 보내며 미리 정보를 모으세요. 여기에 잇다는 더할 나위 없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unsplash


같은 기업 안에서도 부서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니 반드시 체크하세요

고충에 대한 부분을 좀 더 말씀 드려볼게요. 저는 제조업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이런 굴지의 대기업들이 잘 알려진 제조업체들입니다. 이들과 서비스업계 회사(네이버, 다음카카오, 토스 등)는 정말 다릅니다. 

 

우선 제조업계는 전통적으로 공장에서 물건을 양산해내는 비즈니스를 해왔기에 모든 업무 프로세스가 공장 중심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소프트웨어는 비교적 수시로 업데이트를 할 수 있지만 공장 프로세스는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제약이 많고 프로세스가 깐깐하게 돌아갑니다. 

 

뭔가 소프트웨어 답지 않게 답답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UX가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UX 디자인의 중요성으로 인해 그 이상의 역할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가 있죠. 

 

이런 제조회사에서도 공장과 연계된 양산 UX 말고도 별도로 선행 UX를 합니다. 향후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이 중심이고, 그 가운데 필요한 UI/UX 업무를 하지요. 이런 조직은 다소 서비스 업계와 유사한 프로세스로 일을 하기도 합니다. 

 

즉, 대기업 내에서도 어느 부서냐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이고 이를 알고 지원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저 말고도 많은 멘토분들께 많이 많이 물어보셔서 정보를 많이 얻으시길 꼭 추천드려요!

 

ⒸGyorgy Barna


추세를 알고, 필요에 따라 툴을 공부할 것! 실제 업무 경험이 큰 도움

마지막으로 사용 툴과 관련해 끝으로 답변 드리면, 대기업들이 오히려 스케치 같은 툴을 더 안 씁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당황스러워 하시죠. 

 

전자 회사들을 예로 들면 S 사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L 사와 H 사만해도 대부분의 양산 UX 디자이너들은 PPT로 UI 문서 작성합니다. 실제로 스타트업 같은 경우에는 정말로 스케치가 업무의 중축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대기업 같은 경우는 개인용 컴퓨터와 시스템이 대개 윈도우 기반인데다가 내부 보안 프로그램 등과의 충돌 이슈 때문에 쉽게 이런 툴을 도입하지 못합니다. 

 

모집요강에 스케치, 제플린 능숙자를 원한다고 했지만 실제 그 조직이 얼마나 그 툴을 유연하게 쓰는지는 알 수 없죠. 질문하셨던 툴 공부 부분은 가고 싶고, 지원하고 싶으신 회사에서 이러한 툴을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져요.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 추세상 알아야 한다고 말씀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툴을 배우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실제 업무 상황에서 활용하면서 업무능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Billion Photos


졸업까지 시간이 아직 있으시니까 방학 등을 이용해서 어떤 회사라도 좋으니 실제 업무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2~3개월만 직접 일을 해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많을 것이고, 졸업 시점에 짧지만 그 경험이 인터뷰 등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거든요. 실무자들이 신입 UX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걸 기대하지 않습니다. 현업 UX 프로세스에 당황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 따라서 일도 좀 해봐서 덜 당황하겠구나 싶은 인상을 주시는 게 좋습니다. 

 

취업은 엄연히 내가 선택 당하고 뽑히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뽑는 사람의 관점과 니즈에 나를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충분한 진로 탐색을 통해 이 분야다 싶다면 그땐 철저히 시장성 있는 사람이 되어야해요. 그렇게 접근하면 오히려 잘 풀릴 수 있는 게 취업이기도 하지요.

 

실제 업무 경험을 통해 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면접 시에도 업무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상을 주세요. 

 

Ⓒfeeling lucky


남은 시간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활용하세요

뭐야 UX 못해먹겠네...하며 혀를 내두르실지도 모르겠네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웹디든 뭐든 이런 고충은 다 있을 것 같아요. 다만 UX라는 분야가 딱 잘라 말하기 애매한 구석이 더 많다보니 이런 문제가 더 많을 뿐 같아요. 

 

그래도 제가 맡은 어떤 기능이 제품의 Key UX가 되어 글로벌 언팩 행사에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모습을 라이브로 봤을 때의 그 희열도 엄청난 일이었어요. 일이 얼마나 힘든가 위주로 저울질 해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취업 전에 인턴 등 기회를 통해 미리 그 일을 해보는 것만큼 그 일의 빛과 어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왕도도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적극적인 행동을 너무 못해서 취업도 늦어지고 우여곡절 끝에 겨우 이렇게 UX 업계로 오게 된 케이스라 부디 멘티님께서는 남은 대학생 시절을 적극적으로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잘 이해가 안 가거나 더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 물어봐 주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로 잘 찾으시고 원하는 곳에서 즐겁게 일하실 수 있길 기원할게요!


변민수 멘토
LG전자 · UX
서비스 기획/UI, 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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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식 GPT 오픈! (24.09.08 업데이트) ★★★
➠ https://chatgpt.com/g/g-E5PPBhBpA
★★★ LG전자 디자인 전형에 관한 질의응답은 공정성 이슈로 당분간 진행하지 않고자 합니다. ‘부지런히 현업 담당자들로부터 정보를 모으라' 했던 조언이 무색해지게 되었지만, 원칙에 우선한 자체적인 결정이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23.03.30 업데이트) ★★★
★★★ 질문 이외의 문의사항은 아래 링크 내 이메일 주소를 통해 공식적으로 보내주시면 검토 후 답변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내용이 멘티분들과의 내밀한 질의응답 피드백 이외의 내용들로 오염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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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략한 소개 】
◎ 전공 ➠ 시각디자인 학부 / UX Lab. 석사
◎ 경력 ➠ 12년차 UXer 프로페셔널 @LGE
◎ 멘토 ➠ '잇다' 유일 UX 전문 명예멘토 (2016.10~)
◎ 저자 ➠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집필
◎ FAQ ➠ uxqna.com
◎ 기타 ➠ litt.ly/u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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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 활용법 | 질문 잘하는 요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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ㅤㅤㅤ❅ 단, LG 내부 민감성 질문에는 답변 불가!
③ 포트폴리오 피드백 요청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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ㅤㅤㅤ❅ 포트폴리오 보안은 각별히 주의하겠으나
ㅤㅤㅤㅤ 대외비 등 보안 프로젝트는 이슈 확인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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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링 철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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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청탁 금지 ✘ ➠ 정답을 스스로 찾도록 격려 ✔
◎ 국소적 피드백 ✘ ➠ 당락에 영향을 주는 큰그림 ✔
◎ 아름다운 답변 ✘ ➠ 현업 관점에서 현실적 조언 ✔
◎ 멋부리는 답변 ✘ ➠ 공감을 토대로 정성껏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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