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현재 4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인 멘티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멘토님께 첫 멘토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두서없이 많은 질문을 던졌는데, 멘토님께서 솔직하고 친절히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이후 저 자신을 탐색하고 진정 원하는 목표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정말 큰 변화죠. 덕분에 3학년을 마치고 겨울 방학에 한 편의점 브랜드 마케팅팀 부서에서 인턴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희망 회사와 직무를 설정하던 중, 멘토님께서 재직 중이신 S 식품회사에 관심이 생겨 다시 멘토님을 찾게 됐습니다. 질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1. S 식품은 인성을 중시하는 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입사지원서에 인성을 어떤 식으로 어필하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2학년 때, 교내 인성 교육캠프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이런 경험을 자소서에 녹이는 건가요? 멘토님께서는 어떻게 인성을 어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2. 마케팅부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다른 지원자와의 차별점을 어떻게 만드는 게 좋을까요? S 식품회사의 모든 제품을 블로그에 리뷰하거나, S 회사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 외에 ‘해보면 좋겠다’는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또한 제가 다른 지원자들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우려됩니다. S 식품사 마케팅팀의 신입으로 입사하려면 어떤 스펙을 갖춰야 할까요?
3. 셋째, 멘토님께서 과거 영업 관리 부서에서 일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 말이 기억납니다. 지금 인턴 지원을 준비 중인데 두 번째 인턴은 마케팅부서 말고 세일즈나 고객 서비스팀 등 다른 부서에서 해야 할까요?
그렇게 했다가 추후 마케팅팀에 지원할 때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적어 보일까 걱정입니다. 과연 다른 부서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큰 도움이 될까요?
이상입니다. 멘토님을 항상 응원하는 제가 있으니 힘내세요! 즐거운 한 주 보내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성은 공부로 습득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것
안녕하세요. 잊지 않고 저를 또 찾아줘서 고맙습니다. 제 말을 잘 참고해서 인턴까지 했다니 축하드려요. 머리로만 알고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아예 실천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인데 추진력이 대단해요. 멘티님은 잘될 가능성이 큰 인재 같아요.
인성은 교육을 통해 생기는 게 아닙니다. 사실 인성이라는 자질을 평가하는 잣대도 애매하지만, 인성교육 캠프에 참여한 게 큰 메리트로 작용하진 않을 것 같아요. 특히 S사의 경우는요. 인성을 강조하고 싶다면 핵심에 맞게 본인의 스토리를 풀어나가면 됩니다.
‘경쟁 사회지만 업무적으로는 경쟁하되, 개인적으로는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가정합시다. 함께 경쟁하는 친구가 보고서를 출력할 때 한 장을 빼먹고 출력을 했다고 치죠. 이 경우 그냥 모르는 척하냐 아니면 그 사실을 알려주느냐 고민하게 되겠죠. 기본적인 인성을 갖춘 사람은 아마 후자를 택할 겁니다. 동등한 상태에서 경쟁하는 것. 여기서 기본인성을 알 수 있는 거예요.
다른 예시를 들어볼까요. 내가 이미 아는 이야기를 선배, 친구, 어른들이 한다고 해요. 그런 상황에서 ‘나 저거 아는데. 저거 아닌데. 내가 맞는데’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나도 틀릴 수 있어. 내가 아는 게 다 옳은 게 아니야’라는 마음으로 새겨듣는 거죠. 나와 다른 점을 비교해서 정리해보고요. 여기서 핵심은 ‘내가 다 옳은 게 아니야. 나도 틀릴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 나와 다를 수 있어’를 인정하는 거예요. 겸손의 미덕이죠.
이처럼 본인이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인성적 측면에서 기술하면 좋을 거예요. 굳이 인성교육이나 책 같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려 하지 말고요.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어서 ‘나만의 스펙’을 쌓자
블로그보다는 본인만의 노트를 활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블로그처럼 열린 공간에 글을 올리다 보면 누군가를 의식해서 쓰기 마련이에요. 그러지 말고 개인 엑셀 파일, PPT 파일 아니면 노트에다가 생각을 형식 없이 쭉 적어보세요. 채널별 판매제품 분석(채널 별로 판매되는 제품 종류, 단량 등이 다릅니다), 프로모션, 소구 포인트 등을 분석해서 좋은 점, 개선해야 할 점 등을 정리하면 멘티님만의 자양분이 될 겁니다.
또한 스스로 마케터가 됐다고 생각하고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어보세요. 요즘 트렌드가 이러하니 나라면 이런 제품을 출시하겠다, 시중에 나온 제품은 이런 점이 부족하니 이걸 보완하겠다 등을 멘티님만의 언어로 풀어보세요. 이게 쌓이면 큰 힘이 됩니다.
회사와 제품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으면 이렇게 못해요. 현역 마케터 중에서도 이걸 하지 않는 분들이 많답니다. 아울러 입사 희망 기업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면 좋지요. 관심이 있다는 방증이니. 이런 것들을 자소서에 녹여보세요. 나만의 노트를 만드는 건 필수고요.
이런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실 기본 스펙보다 이런 노력들이 중요한데 말이죠. 저라면 토익 기준 점수부터 만들어놓고 나만의 무기를 연마하겠어요. 회사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스펙만 갖추고 그 후엔 내 차별점을 만드는 데 집중하세요. 토익은 기준점만 넘기면 큰 차이가 없어요.
사실 저는 경력직으로 입사해서 스펙에 관한 부분은 정확히 모릅니다. 신입의 경우, 스펙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 기본 스펙을 갖추고 진정성을 담아 지원한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S 식품회사의 경우 자소서를 다 읽어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격증, 토익, 학벌 등의 스펙은 사실 다들 높아요. 차별화된 스펙 즉, 기업과 제품에 관한 관심을 갖추고 이것을 자소서나 본인만의 포트폴리오에 녹여서 보여주세요. 그럼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영업 경험으로 쌓은 소통 능력, 마케터의 자양분
영업 경험은 정말 도움 됩니다. 영업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란 단순히 수다 떨고 얘기를 들어주는 게 아닙니다. 대화하면서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적절히 제공하되 내가 원하는 것도 얻어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멘티님이 고객서비스보다는 세일즈 쪽 경험을 쌓길 바랍니다. 마케팅의 기본인 좋은 제품을 기획,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제품을 구매할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거든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각자의 특성을 파악해두면 좋아요.
짧은 기간이나마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면서 그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해보고 어떻게 하면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세요. S 식품회사도 마케팅부서로 입사해도 1년 정도는 영업부서에서 일해야 합니다. 예외인 경우도 있지만요.
제 답변이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이제 시작이니 자료 준비도 좀 더 해보고 공부도 좀 더 해보세요. 스펙보다는 회사나 직무, 제품에 대한 호기심, 관심 등을 갖추면 S 식품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좋은 결과 거둘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