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현재 대학교 4학년 미디어분야 전공 학생입니다.
저는 무작정 디자인이 하고싶어 교육과정 중 디자인이 포함된 미디어 학과로 전과 했습니다. 그러나 디자인 관련 수업은 턱없이 적었고, 취업이 어렵다는 말에 전혀 흥미 없는 프로그래밍 분야를 공부하게 되면서 정말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다니는 기분이었습니다.
난 왜 하고 싶은게 없을까..? 라고 항상 생각했는데, 그동안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도 스스로 생각의 싹을 잘랐던 것 같습니다. 취업이 안된다는 남의 말에 휩쓸리고,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게으름 때문에 시도도 안했던 것들이 많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고민을 끝내지 않으면 더 우울해지고 평생 후회할 것 같아 하고싶었던 것들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1. 멘토님께서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오셨나요?
저는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디자인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구성해야하고, 단순히 심미적인 것 뿐 아니라 첫인상부터 경험이 끝나는 순간까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생각은 있지만 실제 디자인을 할 때는 잘 떠오르지 않고,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타고나는 걸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타고난 능력만 가지고 성공한 디자이너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2. 멘토님께서 현재 하고 계신 실무적인 일들이 궁금합니다.
'디자인 경영, 브랜드 디자인, 브랜드 기획' 모두 관심있는 키워드지만, 사실 단어의 정의만 알고 있습니다.
실제 현업에서는 어떤 과정으로 브랜드 디자인/기획을 하는지, 모든 과정을 디자이너들이 함께 하는지 아니면 각자 역할을 맡아서 하는지, 브랜드 디자인/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 외에 어떤 분들이 참여 하는지 궁금합니다.
바쁘신데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멘티님,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멘티님의 어릴적 꿈이 무엇이었나요? 저는 유치원 때 부터 줄곧 한 가지 장래희망을 갖고 있었어요. 바로 ‘디자이너’ 였어요.
미술분야에 종사하고 계시는 친척분들이 많아 저도 당연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성장해 왔던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운 좋게도 타고난 것과 노력해온 모든 것들이 함께 용하였기에 지금 꿈을 이루고 또 이루어 나가고 있지 않나라고 조심스럽게 생각 해 봅니다.
아시다시피 디자인에도 시각, 산업, 가구 등 다양하게 세분화 되어있어요. 제가 하고 있는 ‘브랜드디자인’ 영역은 순수 디자인과는 조금 달라요. 디자인과 사회과학이 결합된 특수한 분야이기 때문에 공부 할 것들이 많이 있어요.
시각디자인 전공생이었던 학부시절을 돌이켜 보면 저는 일차적인 디자이너보다는 그것을 기획하고 전략을 세워 실행하는 디자인기획자가 되고 싶었어요.
당시만해도 브랜드디자인, 디자인경영이라는 것에 대해 생소했고 교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기에 늘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교수님들을 찾아가고 또 이 분야에 있는 디자이너분들한테 메일을 보냈어요. 또 책을 읽고 연사들의 강연, 세미나, 전시 등의 많은 매체들을 접하면서 브랜드디자이너, 기획자의 길을 준비 해 왔던 것 같아요.
디자인 현업의 프로세스
현업의 프로세스를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먼저, S사(전자)에서 '이번에 새로운 핸드폰 모델이 출시 될 예정인데 이에 대한 브랜드를 만들어주세요’ 라는 오더가 들어오게 되요.
그렇게 되면 전략기획팀에서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방향을 잡습니다. 그 다음 버벌, 네이밍팀에서는 브랜드네임을 만들게 되죠. 그리고 디자인팀에선 이를 어떻게 차별화된 표현으로 시각화 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거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 네임이 만들어지게 되요. 결국 경영, 마케팅, 국문학, 사회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또 고민하여 탄생하는 것이 브랜드랍니다.
디자인, 좋아한다면 노력하고 도전하세요
하나의 일례로 디자인을 너무나 사랑하고 좋아하는 회계사 친구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이 분도 브랜드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분인데 늘 자신의 안정적인 직업과 좋아하는 것의 사이에서 괴로워했던 친구예요. 그리고 디자이너로서는 치명적인 색약이라는 결함을 갖고 있기에 더욱 더 조심스러웠구요.
하지만 얼마전 이 친구는 6년간의 회계사 생활을 마치고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디자인 관련 직무인 브랜드 UX분야로 전향했습니다. 이 친구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왔는지 알기 때문에 너무나 마음이 찡했답니다.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칼라매뉴얼을 만드는 등 그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봐왔기 때문이죠.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것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만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 이면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늘 전제조건으로 따라가야 하구요.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답니다.
설령 당장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훗날 어느순간엔 꼭 빛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리고 타인과 자신을 절대 비교하진 마시구요. 멘티님은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귀한 존재입니다.
타인과는 다른 멘티님만의 삶이 분명있습니다. 4학년이라 많은 고민과 혼돈이 있을줄 압니다. 저도 그 과정을 거쳐왔구요. 많은 생각과 경험 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속에서 진정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꼭 발견하셨으면 합니다. 또 궁금한 내용 있으시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응원합니다.